깊은 우울은 더 깊고 쓰라린 다른 우울의 힘으로 치유될 때가 있다. 그리하여 문학은 나보다 더 아프게 앓고 있는 타인의 슬픔 속으로 여행하는 일이다. 앉은자리에서 세상 모든 이의 슬픔 속을 여행하는 기적이, 문학의 세계에서는 가능하다.” -정여울, <문학이 필요한 시간> 중에서

문득 슬픔이 자라는 걸 느꼈어요. 그리고 그건 그저 그런 슬픔이 아니었어요. 늘 느끼던 슬픔이었어요. 오래되어 완전히 말라 버린 슬픔. 우리 집 벽을벽지처럼 덮고 있는 슬픔. 엄마가 만든 수프에도 있고, 아빠가 집 주위를오가며 하는 일들에도 있고, 추운 날 털모자에도 있는 그런 슬픔이었어요.<어젯밤에 누나하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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