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이야기 6 김명호 중국인 이야기 6
김명호 지음 / 한길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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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4 ‘중국인 이야기 6 by 김명호’읽다. 일독 추천지수⭐️⭐️⭐️⭐️⭐️ 이번에 쟁쟁한 혁명가, 고승, 과학자들의 이야기 중에서 개국 5인 중 하나 런비스에 마음이 오래 마문다. 중국 인민의 낙타, 오랜 기간 무거운 짐을 등에 지고 고생만 하다 신중국 성립 얼마 되지 않아 젊은 나이에 세상을 등진 지독한 원칙주의자. 런비스, 마오쩌둥, 둥비우, 개국5로 쉬터리, 중국 로켓의 이버지 췐세썬 모두 독서의 중요성을 빼놓지 않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은 무기로만 싸우지 않고 글로써도 싸운 셈이다. 중국 현대사를 빛낸 인재들에게 빠지지 않는 수식어, ‘어려서부터 중국 고전을 섭렵했다’는 설명이 자못 의미가 묵직하다.

"새로운 역사는 성실과 교양을 겸비한 황당한 사람들의열정에 의해탄생한다."

예젠잉이 울면서 추도사를 읽었다. "런비스 동지는 우리 당의타였다. 동시에 전 중국인의 낙타였다. 평생 무거운 짐을 진 채 이려운 길만 걸었다. 하루도 편하게 쉰 날이 없었고, 누리지도 못했다. 그저 애통할 뿐이다." 세월이 흘러도 런비스에 대한 평가는 변하지 않았다. 생김새가흉하고 사나워 보이다 보니 다들 무서워했다. 만나보면 딴판이었다. 부드럽고 세심하기가 봄바람 같았다. 공금 낭비하고, 패거리 지는 사람에게는 엄격했다. 나라 망칠 놈들이라며 국물도 없었다.

양복에 가죽구두 신은 남편과 거리에 나오면 주눅이 들었다. 자신의 모습이 어찌나 초라한지, 남들이 웃을까봐 고개도 들지 못했다. 그럴 때마다 런비스는 어깨를 두드렸다. 고개를 들어라. 숙일 이유가 없다. 내가 새로운 세상을 만들면 그때는 고개를 숙여라."

혁명과 전쟁은 난관의 연속이다. 이탈자가 속출하기 마련이다.
불필요한 희생을 피하려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현실을 존중하는 판단과 결정이 따라야 한다. 그러다 보면 단결과 투쟁을 거론할 자격이 저절로 생긴다."
많은 사람이 비슷한 말을 남겼다.
"런비스에겐 묘한 매력이 있었다. 황당한 사람도 그와 마주하면 진실한 사람으로 변했다. 연약한 사람은 강해졌다."

런비스는 흥분하지 않았다. 참석자들에게 호소했다. "진리는 별게 아닙니다.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진리입니다. 최후의 승리자는 진리입니다."
2개월 후, 천두슈는 당에서 축출당했다. 당의 책임자로 부상한취추바이는 런비스에게 손을 내밀었다. 천두슈를 비난하며 청년단의 각오와 담력을 치하했다. 런비스는 취추바이에게도 실망했다. ‘과장이 심하다. 천두슈는 나의 정치적 성장에 스승과 같은 분이. 존경에는 변함이 없다. 나는 스승을 사랑한다. 애석하게도 진리를 더 사랑할 뿐이다."

마오쩌둥에게 간했다. "반혁명세력이 우리의 혁명대오를 추월했다니 믿을 수 없다. 엄밀한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 실사구시(實事求是)를 견지하자. 우리는 외부에 강한 적이 있다. 내 부에도 매사에 소극적인 사람이 많다. 이들은 좌를 기준으로 정리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돕고 끌어안아야 할 동지들이다. 병을 치료하고, 사람을 구하는 자세를 취함이 마땅하다."

런비스는 원칙을 준수하는 사람이었다. 원칙에 어긋나면 상대가 누구라도 양보하지 않았다. 간부들에게 엄격했고, 자신에게는더했다. 옛말을 자주 인용했다. "윗사람의 몸가짐이 바르면 시키지않아도 아랫사람이 행한다. 바르지 못하면 시켜도 복종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많은 일화를 남겼다.

당 중앙위원회를 베이징으로 옮긴 후 런비스는 남들처럼 중난하이(中南海)에 입주하지 않았다. 이유가 분명했다. "황제가 살던 곳에 살려고 혁명하지 않았다. 군중과 접촉할 기회가 없어진다. "

"장정 초기, 등비우는 건강이 안 좋았다. 그래도 험한 길을 마다하지 않았다. 30여 명의 여전사들에게 틈만 나면 중국 고전과 서구의 아름다운 서정시를 읽어주곤 했다. 그렇게 소탈할 수가 없었다.
말이 떨어질 때마다 우리는 입을 헤벌렸다. 좋은 책 많이 읽으면 그렇게 되느냐고 물었더니 책 많이 읽은 사람 중에 나쁜 사람도 많다며 고개를 저었다. 실천이 제일 중요하다며 웃었다."

축시에 "그간 쌓인 문장이 모두를 놀라게 했다"는 구절을 발견하자 화들짝 놀랐다. 즉석에서 답신을 보냈다. 속내를 토로했다. "과찬이다. 얼굴이 화끈거리고 두렵다. 사람은 끊임 없이 전진해야 한다. 어제와 오늘이 달라야 한다. 간밤에 읽은 것이날만 새면 쓸모없는 경우가 허다했다. 오늘 읽으며 무릎을 친 내용도 내일이면 의심을 품어야 정상이다.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순간낙오자가 된다."
이런 말도 덧붙였다. "독서인은 겸손해야 한다. 건성으로 아는사람일수록 아는 척하기 좋아한다. 독서는 공격적이어야 한다. 이해 안 되는 부분은 반복해 읽고 사색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다 보면 명확하지 않았던 것도 명확해지고, 책 내용 중에 뭐가잘못됐는지를 식별할 수 있다." 독서의 좋은 점도 지적했다. "머리는 쓰면 쓸수록 잘 돌아간다. 쓰지 않으면 둔해지게 마련이다. 특히 노인들은 머리 쓸 일이 없다.보니 쉽게 치매에 걸린다." 5로는 노인이 돼서도 노인 취급을 받지않았다. 비결은 독서였다.

쉬터리의 독서는 효과를 중요시했다.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세상 이치가 뭔지 모르는 허황된 사람들 이다. 무슨 일이건 결과가 있어야 한다." 제자들에게 방법도 제시 했다. "책은 사람과 비슷하다.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과 없어야 될사람은 극소수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사람이 대부분이다. 대화를 나누다 보면 즐거움보다 재미만 있는 사람이 많은 것처럼,책도 흥미만 유발시키는 책이 더 많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건성으로 읽는 것은 시간 낭비다. 그냥 열 권 읽느니 그 시간에 한 권 정독하는 편이 낫다."
독서를 많이 한 쉬터리는 인간사 별게 아니라는 것을 진작 깨닫고 젊은이들에게 관대했다. 혁명 시절이다 보니 평소라면 해서는 안 될 일을 부득이하게 할 때도 야비하지 않고 품위가 있었다. 독서 덕이었다.

마오쩌둥은 최고 지도자감으로 손색없었다. "간부 교육이 전쟁보다 중요하다’며 간부들에게 독서를 장려하고 몸소 시범을 보였다. 틈만나면 책을 읽고 문건을 정리했다. 틈만 나면 사방이 노출된 바위에 앉아 책을 읽었다. 주변에서 위험하다고 말려도 듣지 않았다. "밥 먹다 죽은 봤어도 책 읽다 죽은 사람은 못 봤다."

"치국(治國)은 별게 아니다. 치리(治吏), 관리를 제대로고 다스리는 것이 치국" 이라는 『자치통감』의 의 한 구절을 읽고 또 읽으라고 권했다. 이어서 "간부들이 예의와 염치를 모르면 나라가 아니다. 비적 집단과 다를 바 없다. 간부 선발에 엄격해야 한다.

. "빼어난 인재가 많은 곳이다. 경쟁하며 한걸음씩 나아가라. 작은 걸음으론 창신(創新)이 불가능하다. 긴보폭으로 빠르고 높게 뛰어야 한다. 남들이 생각 못 하는 것을 생각하고, 남들이 말한 적 없는 것을 말해라. 그것이 바로 창신이다."

카먼은 성격이 급했다. 한번은 첸쉐썬과 논쟁을 벌인 적이 있었다. 견해 차이가 심하자 물건을 집어던지며 화를 냈다. 첸쉐썬은 말한마디 없이 자리를 떴다. 이튿날, 카먼이 첸쉐썬을 방문했다. 얼굴에 미안한 기색이 가득했다. "어제는 내가 틀렸다. 네 주장이 맞다." 이날을 계기로 두 사람은 가까워졌다. 학생으로 시작해 신임하는 제자, 조수를 거쳐 공동 연구자가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스승이며 동료였던 카먼이 제일 기뻐했다. "너는 학문적으로 이미나를 추월했다. 조국으로 돌아가면 더욱 분발해라. 과학은 국경을가릴 필요가 없다." 훗날 저우언라이는 이런 말을 했다. "중·미 대사급 회담은 세계 외교사에 남을 마라톤 회담이었다. 15년간 136차례 열렸다. 실질적인 성과는 없었지만, 첸쉐썬을 돌려받은 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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