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이야기 7 김명호 중국인 이야기 7
김명호 지음 / 한길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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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 한 권 덮을 때마다 사람들의 이야기가 장강물결처럼 굽이친다. 어쩜 그렇게 기구한지. 근현대 중국의 혁명, 대장정, 항일전쟁, 국공내전, 문혁과 개혁개방까지 대륙에 역사의 수레바퀴에 짓눌리고 피어난 사람들이 이야기가 꽃과 같다. 건너 뛴 6권을 어서 읽고 싶어 조바심이 난다.

*주요 인용

‘용기와 희생의 시대였다. 주위에 부모 잃은 애들이 널려 있었다. ‘
‘마하이더는 아버지와 우리 남매의 유일한 사진을 찍었다. 아버지는 이 사진을 좋아했다. 마오 주석도 샹잉의 일생에 가장 찬란한 모습이라며 즐거워했다.샹잉은 가족사진을 여러 장 현상했다. 동지들에게 나눠줬다. 반응이 한결같았다. 샹잉도 웃을 줄 아는구나.‘
-홍군 신4군 정치국장 재임 중 암살당한 샹잉과 딸의 일화. 길고긴 혁명의 와중에 샹잉과 그의 딸은 단 14일을 옌안 홍군 해방구에서 함께 하였고 그 사이 아비와 딸의 기구한 사연은 괜시리 눈물이.

‘대중은 덩샤오핑에게 기대가 크다. 덩샤오핑 비판을 중지하면 민심이 순응한다. 그간 억울하게 당한 사람이 많았다. 억울함을 풀어주면 대중은 자기 일처럼 기뻐한다. 먹고사는 일처럼 중요한 것도 없다. 생산에 집중해라. 그러면사람들의 마음에 꽃이 핀다.
-마오쩌둥 실각 후 예젠잉의 자문요청에 대한 후야오방의 말

‘성공만 하면 혁명이 아니다. 성공할 때까지 해야 혁명가 소리 들을 자격이 있다. ‘
-류즈단이 시중쉰에게 혁명의 성패에 대한 조언. 돌이켜 보니 이 책에서 가장 오래 곱씹어본 문장이 되었다. 내 경험과 생각에 비추어 다음과 같이 풀어서 적어본다. ‘성공만 하면 개혁(변화, 혁명)이 아니다. 성공만 했다면 충분하게 개혁하지 않았거나 성공의 기준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둘 다 실패보다 오히려 나쁘다. 전자는 개혁(변화, 혁명)의 껍질만 가지고 있고 후자는 성공의 실질이 거짓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성공할 때까지 개혁(변화, 혁명)하기 위해서는 지속의 명분이 있어야 한다. 개혁(변화, 혁명)이 실질에 근거해 진정성을 가질 때 지속할 수 있다. 실패는 실질과 진정성을 찾아가기 위한 대가이다. 그런 점에서 쉼없이 흔들리며 실패하는 과정에서 개혁(변화, 혁명)의 길은 찾을 수 있다.

‘군중의 갈채에 현혹되지 마라. 독이 들어 있다. 인간의 능력은 하계가 있다. 절대 강제적인 방법은 취하지 마라. 돼먹지 않은 명령으로 강행하려다간 불신만 살 뿐 될 일도 안 된다. 소수민족이 스스로 깨우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상책이다. 민족주의라는 어설픈 병이 도지지 않도록 군중들을 토닥거려야 한다.‘
-시중쉰의 서북지역 군정에 대한 지침. 시중쉰의 아들 시진핑이 집권하는 현대 중국의 서북지역 정책을 비추어볼 때 아쉬움이 가득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이론과 실천은 함께해야 한다. 이론이 실천을 독려하고 실천을 통해 이론이 풍부해질 수 있다. 실천이 따르지 않는 이론은 아무 가치가 없다. 마르크스나 레닌의 서적을 아무리 많이 읽어도 실천과 결합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
-광둥 특구에 대한 시중쉰의 지침

‘특구가 좋겠다. 시중쉰은 특구 전문가다. 반세기 전, 시중쉰이 만든 산간닝 변구도 처음에는 홍색특구였다. 이번에는 경제특구를 만들어라. 지원할 돈은 없다. 재주껏 살길을 찾아라‘
-광둥 선전 경제특구 설치에 대한 덩샤오핑의 말

‘회의는 소규모로 하고 짧게 끝내라. 준비 안 된 회의는 하지 마라. 발언은 짧을수록 좋다. 의제에서 벗어난 발언은 듣는 사람을 피곤하게 한다. 찬성과 반대를 분명히 해라. 회의는 문제 해결이 목적이다.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는 눈치꾸러기는 기회주의자다. 퇴출시킴이 마땅하다. 결점과 약점을 인정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기점이다. 약점과 결점 극복의 기점이기도 하다. ‘
-1980년 덩샤오핑의 형식주의 비판. 지금까지 보아왔던 회의문화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여러 담론들을 읽어봤지만 30년 전 한 노 혁명가의 말 만큼 것이 없었다.

‘모두가 형식주의에 빠져 있다. TV 켜면 온통 회의에 관한 얘기뿐이다. 회의가 지나치게 많다. 지위가 높을수록 말ㅇ르 너무 오래 한다. 같은 내용이 반복되고 새로운 언어를 찾아보기 힘들다. 중복된 발언을 하려면 간결하고 핵심을 찔러야 한다. 우리는 관료주의를 부정해 왔다. 형식주의는 관료주의와 다를 게 없다. 시간은 황금이다. 일은 많이 하고 말은 적게 해야 한다. ‘
‘세상이 변하면 하는 일도 달라진다. 다른 일을 하려면 준비해야 한다. ‘
‘평생 무모한 일만 골라서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무모하지 않으면 할 일이 없고, 되는 일도 없다. ‘
-덩샤오핑 남순강화 중

‘보검의 날카로움은 연마를 통해 생겨나는 것이고 매화의 진한 향은 매서운 추위를 견뎌 나오는 것이다.’
-화뤄궝, 서점 점원으로 있던 중 중국 물리학계 태두 예치쑨과 서점에서 만나 친분을 쌓고 심상치 않은 총기를 알아챈 예치쑨의 조언으로 칭화대 수학과 직원으로 재직하며 수학청강, 학위없이 예치쑨의 천거로 칭화대 수학과 강사를 거쳐 영국에서 세계적인 수학자로 거듭남.

‘자유,평등,정의를 모든 가치 위에 두는 사람. 재물보다 인간을 존중하지만, 제물이 인류의 교양과 복지 촉진에 적극적인 작용을 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 변덕이 심하다는 이유로 권력을 불신하는 사람. 권위가 허상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 진리, 이성, 사실을 존중하는 사람. 변화를 인정할 줄 아는 사람. 타협을 치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 비판 정신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사람. 질서를 존중하는 사람. 과학구국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인재 양성을 가장 큰 명예로 여기는 사람‘
-중국 물리학계의 태두 예치순에 대한 중국 중앙연구원 주자화 원장의 인물평

‘무슨 일이건 명분이 중요하다. 인간이라는 동물은 허술한 구석이 많다. 명분과 핑계를 혼동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인류 역사도 마찬가지다. 핑계를 명분으로 둔갑시킬 줄 아는 사람에게 후한 점수를 줬다 .난세의 지도자들은 명분 만들어내는 기술이 탁월했다. 중국도 그랬다. 쑨원, 장제스, 마오쩌둥 할 것 없이 모두가 명분 제조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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