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시대’ 뼈대가 되었던 단편 ‘반딧불이’와 ‘버닝’의 원작 ‘헛간을 태우다’ 둘다 좋고 나머지는 좀 아쉬움. 상실의 시대를 떠올릴만한 분위기, 문장, 소품들은 여전하지만 단편으로는 주인공들의 깊은 곡절까지 들어가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어 왜 작가가 장편으로 품을 키우게 되었는지 알게 해준다. 버닝 원작은 서로 결핍을 안고 있는 두 사내가 만나고 겉도는 작품이었으나 이를 다른 계급적 배경 속에서 결핍과 풍요를 지닌 두 사내가 충돌하는 영화로 이끌어낸 이창동 감독의 남다른 시선을 다시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