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시 - 눈을 감으면 다른 세상이 열린다
쓰네카와 고타로 지음, 이규원 옮김 / 노블마인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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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야시라는 곳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야시는 밤에 열리는 기묘한 시장이다.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사고 파는 곳이다.

소년은 야시에서 동생을 판다. 동생을 판 대가로 소년은 특별한 능력을 받게 된다. 야구를 잘 하는 능력을. 현실 세계로 나온 소년은 야구를 굉장히 잘해, 주변인들로부터 주목을 받는다. 그러나 그뿐이다. 그것 때문에 동생은 영영 사라진 것이다.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은 것으로 되어 있다.

세월이 흘러- 소년은 성인이 된다. 그는 다시 야시를 찾아간다. 이번에는 잃어버린 동생을 되찾기 위해...

제12회 일본호러문학 대상 수상작인 '야시'는 최고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걸작이다! 정말 이렇게 잘 된 공포소설을 만나기란 기시 유스케의 '검은 집' 이후 처음이다.

쓰네카와 고타로는 '야시'가 데뷔작이다. 그러나 이 데뷔작으로 그는 일본호러소설 대상을 수상하는 놀라운 쾌거를 이루었다. 뿐만 아니라 '야시'는 나오키 상 강력 후보로도 추천될 정도로 일본 내에서 평단의 극찬을 받은 작품이다. 중편에 조금 못 미치는 이 짧은 분량의 소설이 역대 일본호러문학 대상 수상작 중 최고라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그러나 '야시'는 그러한 찬사가 결코 과장되지 않은 놀라운 수작임에 틀림없다. 우선 작가의 그 기발한 상상력에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상상력의 폭이 이렇게 넓고 깊을 수도 있구나, 하는 감탄을 하게 한다. 다음으로 작가의 수준높은 문장력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다. 그의 문장은 무척 세련되다. 단문을 구사하면서도 깊이가 있다.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작가에게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는 것은- 그의 천재적인 스토리텔링 능력이다. '야시'의 이야기는 어디로 방향을 틀 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다. 오싹하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던 초반부 이야기는 중후반부로 치닫으면서 뒤통수를 때리는 급반전을 이룬다. 작가는 정말 M나이트 샤말란 감독도 울로갈 만한 반전의 고수인 것이다.

그리고 반전 뒤로 이어지는 놀라운 진실과 감동의 라스트는 이 작가가 엔터테인먼트로서도 얼마나 대단한 능력을 발휘할 줄 아는 지를 제대로 보여준다. 한 마디로 그는 탁월한 이야기꾼인 동시에 상상력의 천재인 것이다.

'야시'와 함께 수록된 '바람의 도시'는 작가가 두 번째로 발표한 작품이다. 이 작품 역시 수작이다!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야시'와 비슷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몽환, 환상, 괴기, 비애, 애수, 향수, 충격적인 반전까지!

'야시'와 마찬가지로 '보이지는 않지만 존재하고 있는 세계'에 대해 다루고 있다. 숨겨진 진실은 믿는 자만의 영역인 것이다. 그러한 믿음은 사실- 세상이라는 거대한 미로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각자의 길을 제시해주는 등불인 것이다!

아무튼 작가는 '야시'와 '바람의 도시'를 통해 숨겨진 놀라운 재능들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그래서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울러서 이제 세 편을 보게 된 '일본호러문학대상' 타이틀을 모두 다 볼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잃어버린 동생을 되찾기 위해 무시무시한 야시의 소굴로 다시 뛰어든 남자...! 그는 과연 동생을 되찾아 올 수 있을까...? 놀라운 반전과 비애감 마저 흐르는 아름다운 공포소설, '야시' 절대로 놓쳐선 안될 보기 드문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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