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의 길에서


 슬퍼하지 말아라, 곧 밤이 오리라.

 그러면 우리들은 파리해진 산 위에서

 몰래 웃음짓는 것 같은 시원스러운 달을 보리라.

 그러면 손을 잡고 쉬자.

 슬퍼하지 말아라, 곧 때가 오리라.

 그러면 우리는 쉬리라, 우리들의 십자가가

 밝은 길가에 나란히 설 것이다.

 그리고 비가 내리고, 눈이 오고

 바람이 불 것이다.

 

 

- 헤르만 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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