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 노트 Death Note 1
오바 츠구미 지음, 오바타 다케시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0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요 근래 본 최고의 작품.

'고스트 바둑왕' 작가의 신작으로 전작의 명성을 이어가기에 모자람이 없는 작품이다. '따분함'에서 시작된 사신의 장난이 인간계의 놀라운 파장을 일으키게 된다. 사신은 인간계에 '데스 노트'를 떨어뜨리게 되고 천재소년 '라이토'는 우연히 그것을 줍게 된다. '데스 노트'는 누군가의 이름을(반드시 본명이어야 함) 쓰고, 사망원인과 일시를 쓰게 되면 그 사람이 그대로 죽게 되는 신비의 노트이다.

다만 이 노트에는 몇 가지 규칙이 있는데 가장 중요한 규칙이란 죽일 사람의 '얼굴'과 '본명'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둘 중 하나라도 지켜지지 않으면 죽음을 집행할 수 없다. 이 외에도 중요한 규칙들이 많이 있는데 '라이토'는 이 규칙들을 놀랍고도 교묘하게 활용하며 세상에 '죽음'의 형벌을 내린다. 실로 그는 '데스 노트'를 이용해서 엄청난 살육을 하게 되고 그러한 살육의 근간에는 그만의 독특한 정당화가 있다. 그가 죽인 모든 이들은 '강력범죄자'들이었으며 그러한 쓰레기의 정화를 통해 세상을 정화하고자 하는 것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심장사가 세계 곳곳에서 연일 터지지만 단 하나의 진리는 존재했으니 바로 죄를 짓지 않으면 절대로 죽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는 이로서 그의 살인에 '신'적인 자기합리화를 부여하고 '신세계'를 만들기 위한 '정화'를 계속한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의 그러한 범죄를 간파한 이가 있었으니 바로 신분을 드러내지 않고 활동하는 천재 탐정 'L'이었다. L은 세계가 위협에 빠져있을 때마다 암암리에 활약을 해온 명탐정으로 누구도 그가 누군인지 모른다. 하지만 이제껏 그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부터 세계를 구해왔으며 단 한번의 실패도 없었다. L은 일련의 범죄자 심장사는 분명 누군가 한 사람의 단독 범행이라는 것을 추리해내기에 이르고 마침내 정체를 알 수 없는 연쇄살인마를 - 통상 '키라'라고 불리우는 - 향해 선전포고를 한다. 그는 '키라'야 말로 절대 악이라고 규정하며 메스컴의 공개방송을 통해 반드시 키라의 정체를 밝혀내어 그를 사형대에 세우겠노라고 장담한다.

격분한 라이토는 메스컴 발표를 하고 있는 그의 얼굴과 이름을 확인한 후 '데스 노트'로 처단한다. 생방송을 하던 그는 곧바로 죽음을 당하게 되지만 그는 사실 진짜 L이 아니었다. 그것은 미끼였다. 죽은 이는 L을 연기한 '사형수'였고 전세계에 생방송된 듯한 그 방송은 사실 일본의 관동 지방에만 방송되었던 것이고 이로서 '키라'는 일본의 관동지방에 사는 누군가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곧바로 L은 목소리만 방송으로 내보내며 '키라'를 향해 진짜 L을 죽여보라고 말하지만 라이토로선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그로서 L은 '키라'가 분명 사람을 죽이기 위해선 '얼굴'과 '이름'을 알아야만 가능하다는 사실도 추가로 확인하게 된다. 이때부터 두 천재의 놀라운 두뇌게임은 시작된다. 불리할 것만 같던 L은 천재적인 두뇌플레이로 도저히 종잡을 수 없는 연쇄 살인마 '키라'의 정체를 상당히 좁혀가고, 라이토 역시 얼굴도 이름도 알 수 없는 L을 처단하기 위해 천재적인 두뇌플레이를 보이며 그에게 서서히 접근해간다. 이들의 승부는 한치앞도 알 수 없을 만큼 피를 말리는 명승부이다.


치밀한 스토리와 탄탄한 구성 허를 찌르는 반전의 연속으로 무장한 이 작품은 다음 장면을 보지 않고는 도저히 견딜 수 없게 만드는 놀라운 재미와 강렬하게 빠져드는 흡입력을 제공한다. 세세히 따진다면 이런 설정이 아주 새로운 것이라고는 볼 수 없겠지만 엄청난 '스토리의 힘'이 모든 것을 잊게 만든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서스펜서는 '스토리의 힘'이 곧 신선함이요 새로운 자극임을 부정 못하게 만든다. 이러한 스토리를 생각해내는 작가의 천재성이 부러울 따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