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헤드

모치즈키 미네타로

 

살아남은 자의 공포!

<드래곤 헤드>는 <아키라>와 함께 세기말 공포와 재앙을 그린 대작이다. 국내에 아직 정식판이 나오기 전 한 허름한 만화방에서 해적판 <드래곤 헤드>를 처음 접했을 때 암담한 악몽속을 걷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 충격적인 작품.

수학여행 길에 터널안에서 열차가 전복되며 전원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세 명의 생존자들은 끝없이 다가오는 악몽같은 두려움의 무게에 짓눌리며 서서히 이성을 상실해 간다. 그 어둠의 공포는 마침내 터널을 나와서 지옥으로 변해버린 일본 시내와 맞닥뜨리게 되면서 한층 가중된다. 터널만 빠져나오면 희망이 보일 것이라는 그들의 기대는 처참히 무너지고 오히려 터널 속이 더 안전했을 지도 모를 엄청난 공포와 맞닥뜨리게 된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스토리를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스티븐 킹의 '미래의 묵시록'><28일후>등을 연상케하는 이 악몽적인 스토리라인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다!

드래곤 헤드에서 놀라운 점은 작가의 뛰어난 상상력과 엽기적인 에피소드들 뿐만 아니라 이야기속에 내재된 날카롭고 심오한 철학이다. 그것은 공포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인 탐구였고 과연 공포란 무엇인가에 대한 농밀하고 무시무시한 해답이었다.
후반부로 가면서 서서히 밝혀지는 드래곤 헤드의 비밀은 가히 충격적이었고 그것은 곧 공포의 실체를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아이러니의 공포였다.
우리가 그저 막연히 생각해보는 공포라는 감정에 대한 의문들을 작가는 냉정하고도 심도깊게 파고들어서 우리들 눈앞에 생생하게 보여준다. 라스트에 모든 비극의 근원적인 베일이 벗겨지면서 독자들은 공포란 바로 이것이다, 라는 작가의 해석에 공감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 부분이 바로 작가의 천제적인 재능이 가장 빛을 발한 부분이 아닌가 싶다.
긴말 필요없이 직접 보게 된다면 공포의 정체성을 비틀듯이 파고드는 작가의 냉소적인 세계관에 전율하게 될 것이다. (멀리 던져버렸다고 생각하는 순간 부머랭처럼 되돌아오는 공포란, 소름 그 자체다) 시종일관 긴박감 넘치는 구성으로 단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치 않게 만드는 작가의 탁월한 공포감각과 놀라운 심리 묘사, 섬세한 표정 처리는 압권이다!!   (전10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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