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터 - Shutte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귀신 찍는 카메라, 라는 익숙하지만 신선한 아이디어가 우선 영화 전체를 힘있게 이끌어가고 있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에피소드와 에피소드가 촘촘한 복선으로 꽉 짜여져서 이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공포영화가 절대적으로 본받아야 할 부분이지요. 조금은 익숙한 설정이라고 할 지언정, 각본상에서 대충 '공포로 때우기'식의 전개가 나오면 영화는 아주 망쳐버리죠! 우리나라 공포영화가 가진 가장 큰 문제점이 바로 최근 유행하는 성공한 '공포영화'들의 '공포장면'을 차용해 오는 것 만으로 어깨에 힘을 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셔터가 좋았던 이유는 공포영화가 가질 수 있는 매력을 아주 충실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것에 있습니다. 몇 몇 장면은 감독의 호러에 대한 천재적인 감각을 느낄 수도 있었습니다.(진짜로 등골이 오싹해지는 그런 순간이 몇 번 있었지요) 적어도 감독은 관객이 어느 때에 지루해할지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관객이 지루하지 않을 만큼의 감각적인 연출력을 보였고 '아주 걸작'이 아닌 이상 그정도면 관객은 대게 만족하는 편입니다. 복선은 치밀하게, 반전은 단 한번의 스트레이트로, 플롯은 복잡하지 않고 타이트하게, 공포는 화끈하게, 대략 이정도면 호러 매니아들을 만족시키기엔 충분할 겁니다. 간단해보이지만 사실 이게 쉬운 게 아니죠! 복선은 산만하게, 반전은 시시한 잽으로, 플롯은 복잡하고 늘어지게, 공포는 짜증나게, 이런 식으로 만들어지기 십상이죠!

특히 마지막 반전과(물론 예상 가능한 반전이었지만, 이런 식으로 앞뒤가 딱맞아 떨어지는 반전은 그 자체로 충분한 카타르시스를 안겨다 줌) 함께 이어지는 최후의 공포는 역시 이 작품이 꽤나 수작일 수 있는 이유를 보여주었습니다. 질질 짜면서 슬픈 호러, 감동 호러를 표방하지는 않았으니까요! 각본상으로 안 되면 꼭 이런 식으로 한국인의 눈물 정서를 자극하며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공포 같지 않은 공포, 요 몇년간 국내공포영화 속에서 질리도록 봐 왔죠...!

크게 기대하고 본다면 크게 만족할 만한 영화는 아닐 것입니다. 또한 개인적인 편차에 따라 시시하네, 라는 말이 나올 수도 있겠지요. 링, 주온, 디아이도 시시하다, 라고 말하는 사람은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주관적, 객관적인 평을 종합적으로 아우러 볼때 '셔터' 정도면 상당히 깔끔하게 잘 만들어진 공포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충분히 섬뜩했고, 으스스했고, 이야기가 재미있었으며, 무엇보다 귀신이 무서웠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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