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현관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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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를 받고 북향 저택을 지은 건축가. 그러나 의뢰한 가족은 그 집에서 살지 않는다. 건축가는 이상한 마음에 저택을 찾아가 보지만, 그곳엔 사람이 산 흔적조차 없고 이층 창 앞에 의자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의뢰인 가족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 어째서 그러한 의뢰를 한 것일까? 


'64'이후 내내 손꼽아 기다렸던 요코야마 히데오의 신작 소설. 주로 형사, 기자가 주인공으로 나와 현장감 넘치는 미스터리 소설을 써 왔던 작가가 이번에는 상당히 감성적인 드라마로 돌아왔다. 미스터리의 선을 옅게 깔고는 가지만, 굉장히 사색적인 작품이기에 작가의 기출간작에 열광했던 독자라면 지루할 수 있다. 사라진 의뢰인의 흔적을 추적하며 자신의 삶과 주변인의 삶까지 돌아보며- 결국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새로 깨닫는다는 이 테마는 다소 고전적이지만 작가의 유려한 필체 덕분에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역시 이전까지 요코야마 히데오의 긴장감 넘치는 미스터리를 기대한 한 사람으로 조금은 아쉬웠던 게 사실이다. 작가의 문장력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솔직히 다 읽는데 시간이 엄청 많이 걸렸다. 그만큼 속도가 나가지 않았다는 게 아이러니다. 이 작가만큼 속도감 넘치는 작품을 쓰는 작가도 드물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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