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씽 인 더 워터
캐서린 스테드먼 지음, 전행선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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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보라 섬으로 떠난 신혼여행에서 에린과 마크는 바닷가로 떠밀려온 거액의 돈가방과 다이아몬드, 그리고 총 한자루를 발견한다. 바다 속에는 추락한 비행기와 시체가 있다. 위험한 돈인줄 알면서도 그들은 돈과 다이아몬드, 총을 챙긴다. 가방에는 그것외에 휴대폰과 비밀스러운 USB가 있다. 이상적인 결혼생활을 꿈꾸는 에린에게 한 가지 문제는 마크의 실직이었다. 그로인해 발생할 경제적 문제, 그리고 남편의 신경증. 에린은 이 모든 걸 한 번에 해결하고자 한다. 문제의 돈을 스위스 계좌로 입금하고 다이아몬드는 암시장에 내다팔 계획을 세운다. 돈만 있으면 이상적 결혼생활이 유지되리라 믿었다. 순조로울 것 같던 이 계획에 균열이 생기고 파멸의 기운이 찾아든다. 주운 휴대폰에 찍힌 섬뜩한 메시지 '당신 누구야?' 돈과 다이아몬드의 주인으로 짐작되는 이의 추적이 등뒤까지 따라붙은 것만 같은 긴장과 초조 속에서 한 부부가 물에 빠진 시체로 발견된다. 그리고 에린과 마크는 직감한다. 그 부부의 죽음은 돈의 주인이 어떤 식으로든 자신들과 혼동해서 죽인 살인일거라고...


이 소설을 읽으며 내내 떠오르는 영화가 있었다. 샘 레이미 감독, 빌리밥 손튼 주연의 스릴러 영화 '심플플렌'. 스콧 스미스의 원작을 영화화한 이 작품 역시 눈덮인 설산, 추락한 비행기, 거액의 돈- 등이 등장한다. 그리고 가난한 삶을 살던 이들이 그 위험한 돈을 가로채 서로 나누어 가지려한다. 간단할 것만 같던 이 계획이 인간의 이기심에 꼬이고 꼬여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다. '썸씽 인더 워터'도 사실 비슷한 플롯이다. 이 소설은 '어바웃 타임'등의 영화에 출연한 영국 여배우가 쓴 작가 데뷔작이다. 아마도 이 여배우는 헐리웃 스릴러 영화의 광팬이 아니었을까 싶다. 또 영미권 스릴러 소설의 광팬이기도 할 테다. 그러한 그녀의 영화 및 독서 감상의 자양분이 이 데뷔작을 쓰는 에너지가 되었으리라 짐작한다. '썸씽 인 더 워터'는 영화 '심플플렌'과 할런 코벤 식 스릴러 소설이 적절히 믹싱된 '잘 읽히는 소설'이다. 여배우가 쓴 데뷔작이 이 정도의 흡입력을 보인다면 그녀는 틀림없이 작가로서 뛰어난 재능을 타고난 것이다. 말 그대로 이 소설은 무더운 여름밤에 읽기 딱 좋은 '한편의 헐리웃 스릴러 영화' 같은 소설이다. 이 점이 이 소설의 가장 큰 미덕이다.


가까스로 돈과 다이아몬드를 스위스 계좌에 입금하는데까지 성공한 에린과 마크. 그러나 이제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하는 순간, 더욱 무시무시한 파국이 그들을 향해 성큼 다가온다. USB는 어쩔 거지? 그 속에 담긴 내용은? 그 비밀에 매겨진 가격은? 후반으로 갈수록 에린의 행동과 심리에 초점을 두고 한 치 앞을 예상치 못하게 만든다. 위험천만한 거래와 등뒤까지 바싹 따라온 공포, 그리고 그녀조차 예측할 수 없었던 음모와 비밀- 이 혼돈의 물 속으로 겁없이 첨벙 뛰어든 그녀의 마지막 선택은 과연 무엇일까? 그들이 물 속에서 건진 '어떤 것'은 행운일까, 불행일까? 삶에 느닷없이 끼어든 거액의 돈이 곧 행복과 직결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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