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링 미 백
B. A. 패리스 지음, 황금진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밤의 도로변, 휴게소 근처에 차를 세우고 잠깐 화장실에 간 사이 여자친구가 없어졌다. 12년 동안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남자는 그녀의 추모식에서 만난 그녀의 언니와 가까워진다. 결혼식을 앞둔 어느날, 집앞에서 작은 목각 인형 하나를 발견한다. 누군가가 놓고 간 듯한 그것은 오래전 사라졌던 남자의 여자친구가 늘 가지고 다녔던 러시아 인형이다. 이 일을 계기로 불길한 사건이 연이어 터진다. 죽었다고 생각한 여자친구가 목격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남자의 휴대전화로도 이상한 메시지가 전송된다. 오랜만이야. 나야 나, 나 모르겠어? 


한밤중에 갑자기 사라진 여자친구, 12년 후 죽었다고 생각한 여자친구로부터 전송되는 전화 메시지, 그리고 집으로 계속 배달되는 불길한 러시아 인형. '브레이크 다운'의 작가 B.A.패리스 신작 스릴러 '브링 미 백'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설정으로 독자들을 책속으로 가빠르게 몰입시킨다. 작가의 특기라고 할 수 있는 '히치콕'식 스릴러 기법이 이번에도 여지없이 발휘된다. 주인공을 둘러싼 모든 것이 부조리하게 돌아가고 주인공은 자신을 제외한 모든 것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숨가쁘게 이어지는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 그리고 드러나는 뜻밖의 진실. 한 편의 헐리웃 스릴러 영화를 보는 것처럼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다만 전작보다 아쉬운 것은 등장인물이 별로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전작 '브레이크 다운'에서도 여주인공은 주변의 불합리와 공포에 맞서 끊임없는 의심과 심리적 싸움을 벌인다. 그런 여주인공은 무척 매력적이고, 독자 입장에서 그녀를 응원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하지만 '브링 미 백'의 남자 주인공은 썩 응원하고 싶지 않은 인물이었다. 우선 그는 분노조절장애를 가졌다. 한번 화가 나면 끝간 데 없이 주먹을 휘두른다. 게다가 결혼을 약속한 연인에게 자신의 부정한 부분을 계속 숨기려 한다. 그런 점이 매력적이지 못했다. 또 라스트의 반전도 조금은 전형적이었고, 인물의 세세한 심리도 공감할 수 없었기에 허탈한 기분이 들었다. 이 점이 아쉽지만, 복잡한 생각없이 여름밤에 시원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찾는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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