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바도르 달리 - 무의식과 상상의 세계를 표현한 초현실주의의 거장 시공아트 62
돈 애즈 지음, 엄미정 옮김 / 시공아트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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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바도르의 작품세계는 르네 마그리트만큼이나 난해하다. 기발한 발상으로 고정관념의 틀을 깨어주는 살바도르의 작품은 또한 피카소만큼이나 혁명적이다. 기상천외한 발상 그 자체인 살바도르 달리가 시공아트의 62번째 주인공이 되었다. 무의식과 상상의 세계를 표현한 초현실주의의 거장으로 불리는 살바도르 달리의 예술과 삶을 다룬 이 책은 20세기 미술의 주된 흐름이라는 맥락 속에서, 20세기 미술이 역사적, 사회적 변동과 관련하여 달리의 작품이 미친 중대한 영향을 탐구한다.

 

소묘에 열의를 보였던 유년기에는 그다지 특별하지 않은 작품의 길을 걸었지만, 달리가 초현실주의에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은 마그리드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며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을 만나면서부터이다.  프로이트의  무의식 세계는 곧 달리의 잠재적 강박의 원인이었고 그것을 발현한 상징적 형태를 동시에 갖고 있었다. 무의식적 사고인 강박은 달리 그림의 주제가 되기 시작한다.  달리의 그림이 강박증을 대동하면서도 특별함을 지닐 수 있었던 것은 강력한 신경증의 공포와 심리학 교재를 발빠르게 이용하면서도 둘 사이의 균형을 잡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달리는 마음의 풍경을 매우 세련되고 조심스럽게 구성했고 그 안에서 여러 장치를 이용해 꿈과 환상에서 경험하는 것과 유사한 형식과 성적불안이라는 개인적인 주제와 프로이트가 면밀하게 주의를 기울였던 인간의 성 깊은 곳에 숨겨진 무의식적인 충동을 구체화하는 신화와 문학의 고전적 주제가 뒤섞인 세계를 창조해내었다.  뿐만 아니라 달리가 사용한 콜라주는 그의 작품을 더욱 돋보이게 한 기법이 된다.

 

 1930년대 중반부터 달리를 대표하였던 초현실주의 세계가 틀어지기 시작하는데  달리가 예술과 지성면에서 충성과 취향의 문제에 대해 초현실주의 진영과 자신을 차별화하는 데 명백한 입장을 취하면서부터이다. 예를 들자면 초현실주의의 대표격이었던 달리와 마그리트가 서로 다른 전통을 따르며 초현실주의의 길을 걸어간 것처럼 마그리트는 진지하고 실용주의적인 양식을, 달리는 신고전주의의 말기 또는 타락한 시기의 화가들의 작품을 바탕으로 하였다. 이렇게 이 책은  달리와 초현실주의의 전통과 편집증적 비평 방법이 구체적으로 작품 제작에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초현실주의 오브제의 전개 과정을 분석한다.

 

달리의 성장기로부터 시작된 작품세계는 이후 제2차 세계대전이후의 회화로 마무리되고 있는데 팝아트와 옵아트, 극사실주의, 불할주의, 추상표현주의, 입체경 그림, 홀로그래피 이 모든 양식이 달리의 작품에 나타나며 이 작품들을 관통하는 흐름은 사실주의이다. 달리의 작품에 나타나는 사실주의는 2차 세계대전이후 일본에서 히로시마 원자폭탄이 폭발하면서 또 한번의 변화를 겪으며 회화적 사실과 과학적 사실을 추구하는 것으로 나뉜다. 이는 물질의 구조에 관련한 원자물리학의 발견과 원자의 미립자가 분열되면서 발산하는 에너지에 매달리며 핵물리학과 달리식 신비주의가 결합된 것이다.(반양자적승천)

 “나는 초현실주의 자체이니까 아무도 나를 쫓아내지 못한다.” 

 

한때 초현실주의자들에게 쫓겨나면서 달리가 한 말이다. 이 책은 달리의 삶만이 아닌 달리의 삶에 영향을 미친 미술사조들이 달리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더 중점을 둔 책이다. 달리를 초현실주의라 칭하듯이 삶자체도 초현실적이다. 뿐만아니라 전방위적이다. 과학, 종교, 예술이 모두 한편의 오브제가 되어 그의 삶에 흘러들어가 작품이 된다. 달리의 작품 흐름을 이해하기에는 정말 그만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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