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성프리 - 우리를 병들게 하는 독성화학물질로부터 가정과 건강을 지키는 법
데브라 린 데드 지음, 제효영 옮김 / 윌컴퍼니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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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모는 집을 거의 무균실로 만들고 산다.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하여 갈 때마다 신기하다. 먼지가 꼭 있을 것 같은 곳에도 없다. 비결은 하나다. 잠시도 가만이 있지 않는다는 것. 끊임없이 쓸고 닦고, 심심할 틈도 한가할 틈도 없이.. 그러면서 어딜 가도 청소걱정이다. 고모가 환경에 집착하게 된 이유는 단 한가지, 몸이 많이 안 좋기 때문이다. 고모는 (병명까지 밝힐수는 없고) 간이 밴 음식을 먹지 못한다. 오랜 식이요법과 피나는 노력으로 보통사람의 체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잠시라도 환경에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것은 식구들도 마찬가지다.

 

우리 집은 넓다. 이유는 가구가 거의 없다. 우리가 그렇게 사는 이유는, 소비하지 않기 때문이다. 넘쳐나는 물건들, 집집마다 미어터지는 물건들을 보며 놀라곤 하는 이유가 사실 일상생활에 그 많은 물건들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왜 그렇게 많이 사는 걸까?  현대인들 대부분이 물건을 사는 것에 만족을 하고 산다는 것은 무척 씁쓸한 일이다.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당신이 갖고 있는 소유물이 아니라 당신 자신이 누구인가 하는 것이다. 나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 어떤 행위를 하느냐가 인생의 본질을 이루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단지 생활하고 소유하는 것은 장애물이 될 수도 있고 짐일 수도 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 우리가 어떤 일을 하느냐가 인생의 진정한 가치를 결정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중에서 -》

 

어느 날 , 두통에 시달리고 불면증에 사로잡히고, 이성을 잃은 듯 울음을 터트린다면, 당신은 독성화학물질에 노출되어 있다고 생각해봐야 한다. 그리고 놀라운 것은 우리 주변을 가득채운 물건들이 모두 독성화학물질이라는 사실이다.

 

침대에 깔린 매트에는 포름알데히드가 , 담배연기속에는 벤젠, 일산화탄소,포름알데히드, 암모니아,시안화수소등 4,000종 이상의 화합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우리가 마시는 와인에는 아황산염이 섞여 있다. 아황산염은 즉각적인 호흡곤란을 유발할 수 있으며 알레르기 반응도 일으킬 수 있다. 이 아황산염은 포도 발효과정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된다. 더욱 큰 문제는 와인 제조업체에서 산화와 부패를 억제하기 위해 일부러 아황산염을 첨가한다는 것이다. (와인을 구매할 때 아황산염이 10ppm이상 함유된 경우 "아황산염 함유"라는 문구를 법적으로 반드시 표기해야 한다.)

 

그럼 청소할 때 쓰는 청소도구들은? 청소세제는 가정에서 발견되는 것 중 가장 독성이 강한 제품들이다. 오래 전 TV에서 왁스로 욕실 청소를 하면서 문을 잠그고 청소하다가 질식사망한 주부가 있었다. 배수관 세정제는 더 위험하다. 배수관 세정제의 주요 성분은 가성소다(잿물)이라 피부에 닿게 되면 살이 녹아버릴 정도로 아주 강한 독성물질이다. 곰팡이 제거제나 좀약등은 모든 피부접촉시 유해한 성분들이다. 이 제품들은 유독하다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펌프형이나 분사할 수 있는 분무기로 되어있다는 것을 보면 우리가 얼마나 안전불감증이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세탁세제도 예외는 아니다. 세탁세제에 사용되는 인공향은 피부발진을 유발하고 염소표백제는 독성학 관련서적에 "흡입시 피부자극을 유발하는 독성물질'로 분류되어 있다. 섬유유연제에 사용되는 향은 신경 독성물질이 다수 함유되어 있다. 그리고 우리가 늘 마시는 커피에는 유독한 농약을 다량 사용하는 나라에서 재배된 것이 대부분이다.  커피에 함유된 카페인은 심장발작, 두통, 소화시 질환, 궤양, 불면증, 고민증, 우울증 등 여러 질병의 원인이 된다. 그외에도 우리가 사용하는 일상생활의 모든 것들이 독성물질 투성이이다. 백열전구,사무용 유성펜, 책상, 의자,양초,조리기구, 페인트, 다리미, 향수, 기타등등...

 

세상이 탄생한 후 역사상 처음으로, 이제는 모든 인류가 수정된 순간부터 삶을 마감할 때까지 위험한 화학물질과 접촉하고 있다. -레이털 카슨-

 

 

마크 트웨인은 문명이란 사실 불필요한 생활필수품을 끝없이 늘려가는 것라고 하였다. 책에 나열된 독성물질들이 함유된 물건들은 대부분이 새로 발명되거나, 편리를 위해 만든 물건들이다. 그러나, 그 물건들이 이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런 독성물질들을 많이 사용하면 할 수록 지구는 점점 더 오염되고 , 우리는 그 오염된 공기를 마시고 오염된 땅에서 나는 것들을 먹고 오염된 물을 마시며 산다. 그러나, 다행이도 책에는 오염에 대체하는 방법 또한 제시하고 있다. 독성물질에서 벗어나는 법을 보면 원래의 , 최초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듯 하다. 이제까지 쓸데 없이 늘려왔던 소모품들을 모두 줄이고 자연에서 나는 것으로, 자연에서 만든 것으로 대체해야 하는 것은 자명해보인다. 

 

저자 데브라 린은  처음 독성화학물질에 대해 30여년간을 지속적으로 독성화학물질에 대하여 연구하였다고 한다. 그런 연구의 결과물은  여러 권의 책으로 출간되어 독성화학물질의 위험에서 벗어나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녹색혁명가”라고 불릴 정도로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깨워주는 데 이 책은 학술적이지 않은데다가 일반대중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어 읽는 데에 전혀 어려움이 없다. 앞으로는 우리를 위해서도 그렇고 우리 다음세대를 위해서도 환경친화적인 생활을 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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