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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김용택 엮음 / 이레 / 2001년 6월
평점 :
절판
<사랑>. 빨간색 표지가 참으로 예쁜 책이다. 이 책은 김용택 시인이 사랑을 주제로 된 시들을 엮어서 만든 책. 이 책의 후반부에 보면 '시집을 엮고 나서' 라는 제목의 김용택 시인의 글이 실려 있다. 이 책의 121쪽을 보면 김용택 시인이 이 책에 실린 시와 관련해, '모아 놓고 다시 읽어보노라니, 시들이 너무 가슴 저리게 슬프고 눈이 부시게 아름다워, 세상을 다 얻은 것같이 행복해서 잠깐씩 쉬면서 먼 산을 바라보다가 땅을 내려보다가 하곤 했다.' 라고 말을 하는데, 솔직히 나는 이 시집을 읽으면서 김용택 시인만큼 이 시집을 감수성이 풍부하게 받아들이질 못했다. 내가 문학도가 아니라, 신문방송학을 전공하는 사회과학도여서 그럴까? 이 글에서 김용택 시인은 '시인 정신' 에 대해서 역설을 한다.
'시인 정신은 결코 허물어져 내려서는 안 되는 우리가 사는 세상의 근본이다. 그 정신이 죽으면 우리의 정신도 죽는다. 강이 죽고, 산이 죽고, 땅이 죽어 가는 것은 지금 무엇을 뜻하는가. 세상을 향한 시인들의 사랑을 보호하라.'<사랑>, 125쪽.
김용택 시인은 '시인 정신' 에 대해서 너무나 좋은 말들을 하셨다. 그런데 나는 김용택 시인의 '시 세계' 를 존중하는 선에서 그가 너무 문학적인 세계관에만 푹 빠져 있지만 말고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여러 일들과 관련해서도 눈을 좀 돌려주시길 부탁드린다. 김용택 시인은 <조선일보> 에 글을 활발히 기고하는 분인데, 시인 정신으로 인해 우리가 사는 세상이 죽어간다고 역설하시는 분이 왜 <조선일보> 때문에 나라고 죽어가고 있는 모습은 못 보는걸까?
김용택 시인의 <사랑> 이라는 시집을 읽으면서 나의 마음 한 쪽 구석이 허전한 것은 왜일까? 그에 대한 해답은 김용택 시인이 보다 더 잘 아시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