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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바꾸는 아티스트
지승호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3년 5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전문인터뷰어인 지승호가 전작인 <비판적 지성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에 이어서 두 번째로 낸 책이다. 제목은 <사회를 바꾸는 아티스트>. 작년에 지승호의 첫 번째 책을 읽고나서 이번에 두 번째 구입해서 읽은 셈인데, 지승호가 쓴 2권의 책을 모두 다 가지고 있는 열성독자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물론 지승호의 책이라고해서 구입했다기보다는 인물과사상사의 책을 좋아해서 이 책을 구입한 이유도 있겠지만서도.
이번책에서는 말하는 '아티스트' 는 책 제목을 보면 대충 짐작이 되겠지만 사회운동을 열심히하는 연예인들을 주로 다루고 있다. 영화배우 권해효를 비롯해서 개그우먼 김미화, 가수 신해철, 박재동 화백 등이 이 책의 인터뷰 대상자이다. 이 책이 인터뷰 내용을 그대로 옮겨온 책이라서 그런지 글의 문맥이 좀 이상한 부분도 여럿 보였다. 하지만 구두화법을 그대로 옮겨온 글이라서 글쓰기에서는 느끼지 못할 솔직 담백한 부분이 많이 있다는 것은 이 책이 갖는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가지 아쉬웠던건 가수 안치환의 인터뷰였는데, 177쪽을 읽다보면 안치환이 가수 '젠(ZEN)' 에 대한 언급을 하는 부분이 있다. 안치환은, '이쪽 판에 '젠' 이라는 댄스 가수가 있는데, 전 전혀 아니라고 봐요. 저는 성가는 경건해야 된다고 보고, 저항가요는 진지하거나, 풍자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라고 말을 했다. 솔직히 나는 '젠' 을 알기는 알지만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안치환이 '젠' 의 가치를 그런식으로 폄하를 해도 좋은 것인가하는 문제제기는 좀 하고 싶다.
아무리 안치환이 힙합과 랩 음악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다른 음악의 가치는 그 자체로서 존재의미를 인정해줘야 하는 것 아닐까? 안치환은 진지하거나 풍자적인 음악을 하고, 랩을 곁들여 춤을 추면서 저항가요를 부르는 '잰'은 정통파(?), 기존의 운동권의 메인스트림적 형식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불순하다는 말일까? 안치환의 무의식에 남아 있는 운동권에 대한 잘못된 신화와 인식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