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잔 술 >
- 공초 오상순 -
나그네 주인이여
평안 하신고
곁에 앉힌 술 단지
그럴법 허이
한잔 가득 부어서
이리 보내게
한잔 한잔 또 한잔
저 달 마시자.
오늘 해도 저물고
갈길은 머네.
꿈 같은 나그네 길
멀기도 허이 !
나그네 주인이여
이거 어인 일
한잔 한잔 또 한잔
끝도 없거니
심산유곡 옥천 샘에
홈을 대었나
지하 천척 수맥에
줄기를 쳤나
바다를 말릴망정
이 술 단지사
꿈 같은 나그네 길
멀기도 허이 !
나그네 주인이여
좋기도 허이
수양은 말이 없고
달이 둥근데
한잔 한잔 또 한잔
채우는 마음
한잔 한잔 또 한잔
비우는 마음
길가에 펴난 꽃아
설어를 말어
꿈 같은 나그네 길
멀기도 허이 !
나그네 주인이여
한잔 더 치게
한잔 한잔 또 한잔
한잔이 한잔
한잔 한잔 또 한잔
석잔이 한잔
한잔 한잔 또 한잔
아홉잔도 또 한잔
한잔 한없어
한없는 잔이언만
한잔에 차네
꿈같은 나그네 길
멀기도 허이 !
나그네 주인이여
섪기도 허이
속 깊은 이 한잔을
누구와 마셔
동해바다 다 켜도
시원치 않을
끝없는 나그네 길
한 깊은 설음
꿈인양 달려보는
하염없는 잔
꿈 같은 나그네 길
멀기도 허이 !
한때는 공초의 <한잔술>을 외우면서 말술을 마셨네.
한됫술에 자연과 친하고 한 말술에 자연과 합친다고 이백을 노래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