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월 26일 이어령 선생이 별세하신 건 28일 신문을 보고 알게 되었다. 암으로 고생하시면서도 치료를 거부하시고 꾸준히 활동하셨다는 기사는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내 어머님도 췌장암으로 돌아가실 때 곁에서 지켜보던 생각이 났다. 그 아픔을 참고 견디셨다니 너무 가슴이 아렸다.

영결식 기사를 보고서 선생의 기사들을 스크랩 하려다 보니 한 개 신문으론 부족할듯 싶어 몇 군데

신문사를 찾아 가기로 했다.

  

  내가 이어령 선생을 처음 뵌것은 1957년 이상 시인 20주기를 기념하는 강연회 석상에서 20도 인된 몸으로 이어령 선생과 이철범 선생, 전봉건 시인의 강연을 들었다. 옛날 일기장을 뒤져보니 1957년 4월 17일 주한 미공보원 주최로 갖은 추도회였다. 얼마지니서 시인 김관식씨와 동방문화싸롱에서 만나고 있을때 그곳에 들르신 이철범 선생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던 것도 일기장에서 발견했다.


  제일 처음에 간 신문사는 충정로에 있는 동아일보사 에서 28일자 신문을 사가지고 왔다. 다음엔 신문로 쪽에 있는 경향신문사에서 나와 택시를 집어 타고 서울신문사에서 신문을 사가지고 왔다.

  예전 자리에 있는 신문사로는 서울신문사 밖에 없었다.

  그 다음번엔 중앙일보사 길도 모르는 마포구 상암동. 차에서 내려서 제일 가까운 교통편이 버스라 한번 갈아 타고 갔는데 가는데만 2시간 걸렸다. 

  그 다음 날엔 서울역 근처에 있다는 한국일보사를 찾아갔다. 마침 잔돈이 떨어져 간단한 거 한 개 사 가지고 들어 가서 28일자와 3월 2일 자를 주문 했는데 예쁘장한 여직원이 돈을 안 받고 그냥 가시라고 해서 감명 받고 나왔지만 너무 고마워서 무어라도 주고 싶기도 했지만 선심을 훼손하는 것 같아 그냥 돌아왔다. 







  스크랩북도 700 페이지도 넘고 몇 장 남지 않았지만 아마도 이 나이에 마지막 스크랩 작업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

  

  이어령 선생님 ,.그립던 사람 만나보시고 이제 편안하게 쉬십시요. 


 


댓글(6)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22-03-14 0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水巖 2022-03-14 0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아낌 없으신 격려의 말씀이 고령의 늙은이에게 힘을 주시는군요.
감사합니다.

책읽는나무 2022-03-14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마전 한 알라디너분이 고 이어령 선생님 인터뷰 기사를 올리신 걸 읽고 편찮으셨단 소식을 뒤늦게 알았었습니다.
왜 이렇게 여위어셨나? 생각만 했었거든요.
암투병 하시는 분 치고는 너무 꼿꼿하셔서 몰랐었네요. 뒤늦게 알고는 어떡하나? 안타까웠는데, 또 한편으로는 참 대단하시구나!싶었습니다.
자료를 수집하셨다니 수암님도 존경스럽습니다^^
일일이 찾아 다니시기 쉽지 않으셨을텐데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래도 그 시간 속에서 온정도 받으시고, 흐뭇하네요.
모쪼록 수암님도 건강 조심하시구요.
또 좋은 글 기다릴께요^^

水巖 2022-03-14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세월이 갈수록 존경하는 분들도 떠나시고 함께 하던 이들도 떠나고 그러는군요.
한 때는 영인문학관도 다니곤 했는데 한번 찾아가 관장님도 찾아뵈어야 갰다는 생각을 합니다. 올라갈 수나 있을지 모르겠지만 차라도 타고 가야겠죠.

프레이야 2022-03-15 0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암님 스크랩북이 700페이지도 넘으시네요
전시장에서 제 눈으로 본 그 많은 노트를 보고 놀랐어요. 꼼꼼히 적어놓으신 역사. 스크랩도 마친가지로 소중한 자료가 될 것 같아요. 마지막이라뇨. 또 계속 좋은 스크랩 이어주시길 바랍니다. 혈압관리 잘하시고 봄날 또 즐겁게 누리시길요. 진석이는 군생활 잘하고 있겠지요. ^^

水巖 2022-03-15 08: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십여 년 전 모 그릅의 노부인이 운영하시던 아단문고 라고 오래된 책들을 수집해서 전시하던 때가 있었답니다. 전시장에 몸소 나오셔서 관람객들을 지켜보시던 노부인에게 내가 여쭤본것은 반듯하게 정리한 스크랩북에 대해서 누가 이렇게 정성스럽게 만들었냐고 했더니 웃으시면서 누군지 어떻게 알겠냐고 하시기에 저도 스크랩북을 만들고 있다고 했더니 무슨 분야냐고 물으시고 관심을 가지시는 걸 보고 내가 세상 떠난 뒤 저런 분이 내 스크랩북 건사해 주시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답니다.
노부인은 한참 전에 돌아가셨지만 어찌나 섭섭한지모르겠더라고요. 두꺼운 도록도 그냥 주셔서 서가에 아직도 싱싱하게 꽂혀 있답니다.
진석이는 훈련 끝나고 부대에 배속되어 근무하고 있답니다. 휴가나 나와야 만날것 같고 코로나 때문에 찾아 갈 수도 없고 그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