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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 칼 세이건이 인류에게 남긴 마지막 메시지
칼 세이건 지음, 김한영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1년 12월
평점 :
책을 읽은지 오랜 후에 리뷰를 쓰는 건 기억의 모험이랄 수 있다. 어찌됐든 과학자가 쓴 책을 읽고 눈물이 났던 기억만 남았으니 감동적이었던 건 틀림없다.
독서 편식이 심한 문학도인 내가 과학자가 쓴 책을 돈주고 사다니 나로서도 기특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수학이나 과학이라면 한없이 작아지기만 하는 내가 읽기에도 쉬울 정도로, 이 책은 과학에 대한 그닥 전문적인 지식을 요하지도 않고, 과학자로서 우주와 과학에 대한 사랑을 섬세한 감성으로 그려내고 있어 나같은 문외한에게 신선한 감동을 느끼게 해주었는지도 모르겠다.
난 이런 사람들이 참 좋다. 이공계나 사회과학통이지만 문학적 감수성을 지닌 학자들. 혹은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공부 잘하는 사람들. 칼 세이건을 실재로 만나보진 못했지만, 또 세상엔 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이 많고 진실이 숨겨지는 일이 많지만 칼 세이건은 정말 아름답게 죽었을 것 같아 책 표지에서 웃고 있는 모습을 보면 아쉬워지는 몇 안되는 사람이다.
그 삶의 에필로그에서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은 역시 '과학자의 겸손함'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