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이라는 비난에 대한 또 다른 위안은 친구, 말하자면 다정한 존재를 두는 것이다. 친구란 우리가 가진 많은 것들에 대하여 더 적극적으로 정상이라고 판단해줄 만큼 친절한 사람을 일컫는다. 흔히 사람들로부터 지나치게 신랄하다거나, 외설적이라거나, 절망적이라거나, 어리석다거나, 약았다거나, 취약하다고 비난받았을 법한 것도 친구 사이라면 긍정적인 판단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어찌 보면 우정이란 다른 사람들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에 맞서는 작은 음모인 셈이다. -230쪽
우리와 전혀 관계없으면서도 마음을 꿰뚫어보듯 우리들의 머리 속에 들어 있는 생각들을, 우리 자신들마저 도저히 따를 수 없을 정도로 명확하게, 심리적으로 정확하게 그려내는 저자들을 만나면 누구나 그들의 글을 인용하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그들은 우리 자신들보다도 우리를 더 잘 아는 것 같다. 그들의 글에서는 우리의 마음속에 수치심과 낭패감으로 간직돼 있는 것들까지도 우아하고 간결하게 그려진다. -25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