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큰 생각은 큰 광경을 요구하고,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장소를 요구한다. 다른 경우라면 멈칫거리기 일쑤인 내적인 사유도 흘러가는 풍경의 도움을 얻어 술술 풀려나가곤 한다. 정신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생각뿐일 때는 제대로 그 일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 마치 남의 요구에 따라 농담을 하거나 다른 사람 말투를 흉내 내야 할 때처럼 몸이 굳어버린다. 그러나 정신의 일부가 다른 일을 하고 있을 때는 외려 생각도 쉬워진다. -18쪽
우리 자신의 진정한 자아와 가장 잘 만날 수 있는 곳이 반드시 집은 아니다. 가구들은 자기들이 안 변한다는 이유로 우리도 변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가정 환경은 우리를 일상생활 속의 나라는 인간, 본질적으로는 내가 아닐 수도 있는 인간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게 한다. -20쪽
일상적인 일 속에서는 이르지 못했던 높이에서 우리 삶을 생각해볼 수도 있다. 이럴 때면 주위의 낯선 세계가 은근히 도움을 준다. -2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