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이야기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9
엘리자베스 인치볼드 지음, 이혜수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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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의 모든 덕을 가르치는 것이 그의 소명이었고,

이를 실천하는 것이 그의 관심사였다.

 

 

가톨릭 신부인 도리포스... 젊었을 적 우정을 나누었던 신사가 세상을 떠나면서 자신에게 남긴 부탁... 자신의 딸인 열여덟 아이의 후견인이 되어 달라는 것... 도무지 진정되지 않는 마음에 밀너양이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는데 듣고나서는 더욱 심란해졌다. 하나는 하는 일없고 경솔한 여자였으며 구애자가 한둘이 아니란 사실... 또 하나는 어떻게 생겼는지는 모르나 더없는 은인같은 사람이란 것...

 

18세기의 영국사회를 대변하는 듯 신분과 종교, 여성이란 제약에 맞선던 저자 엘리자베스 인치볼드... 왠지 제인 오스틴과 연결되는 그 시대의 민낯을 보여주는 듯 하지만 제인 오스틴의 소설이 자아를 찾는 당찬 여성상을 그렸다면 엘리자베스 인치볼드는 그에 더하여 시대적 상황을 인지하여 인내의 삶을 살았던 여성상을 그리고 있다. 어쩐지 단순하지만 전혀 단순하지 않은 이야기가 들어 있을 듯... 대조적인 모녀의 모습을 그렸다고 하니... 뜨거운 커피와 어울리는 소설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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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시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8
이디스 워튼 지음, 손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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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지금까지 배워온 대로

안전한 정박지가 아니라

미지의 바다로 떠나는 항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짐승같은 남편때문에 죄수처럼 갇혀 살았던 올렌스카 백작부인 엘런... 비서는 그렇게 살았던 그녀를 탈출시켜 일년간 같이 살았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은 뉴욕으로 돌아왔고... 오페라 공연장에 나타난 그녀의 소문은 무척이나 흉흉했다.

 

 

메이 웰런드는 그녀의 사촌으로 뉴런드 아처와 약혼한 사이다. 처음엔 아처도 엘런을 불손하게 여겼지만 여자들도 남자들처럼 자유롭게 살 권리가 있다는 생각에 결혼에 대한 개념을 다시금 판단해보는 계기가 된 아처... 오랜 인습으로 이어온 결혼문화... 그는 자신 또한 부인의 무지와 남편의 위선으로 그저그렇게 유지되는 무미건조한 결합에 지나지 않을 것임을 예감하게 된다.

 

 

만약 아처의 생각이 그러하다면 약혼한 그녀의 자유의지를 지켜주면 되는 것인데 고민할 필요가 있을까? 길들여진 여성은 그저 길들여진 채로 살아갈 듯한 느낌이었나보다. 하지만 어떤 남편을 만나느냐에 따라 여자들의 겹겹이 가려진 베일을 벗길 수 있으니... 아처! 모든 것은 너에게 달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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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르의 여자들 2 - 4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4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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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 오브 로마 4부

 『 카이사르의 여자들 2 』

 콜린 매컬로 / 교유서가

 

 

 

 

 

권력의 다툼은 줄다리기와도 같다. 공정한 듯 정가운데 매듭을 두고 구성원의 협동과 응원으로 힘을 가해 그 매듭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는 것... 문제는 한쪽으로 쏠리기 시작하면 반대편의 사람들이 도미노마냥 무수히 무너지고 승리를 거둔 자는 세상을 얻은 듯 목청을 높인다는거... 이와같은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정치를 하면서 우위의 자리를 얻고자 하는 자들의 공통된 목표가 돈과 권력!! 이 두 가지가 균형있게 조화를 이루어야 높은 자리를 보존할 수 있다는 것이고 무엇하나 무너진다면 가지고 있던 지위조차 무너져 내릴 수 있다는 것이 바로 돈과 권력의 힘이다.

 

<카이사르의 여자들> 두번째 이야기에서 보여주는 것이 바로 위와 같은 돈과 권력의 힘... 더 나아가서는 욕심이 과한 나머지 새치혀에 휘둘리는 인간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끊임없는 정치대립으로 인해 갖은 계략과 모종의 협약으로 서로를 견제하고 그로인해 스스로 무너지는 상황... 한마디로 우리말 속담처럼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의 정석을 보여준 이야기였다. 전편에서 카이사르는 최고신관의 자리에 올랐고 기세등등한 그를 몰아내기 위한 보니파의 대격돌... 읽는 독자의 중립을 흔들리게 했던 이번 이야기는 어쩌면 다음을 기약하는 큰 그림을 그려내는 듯 했다.

 

 

 

 

나는 이 두 손을 로마 군대에 얹고

세상을 정복하리라.

나는 로마를 믿고 우리의 신들을 믿기에.

그리고 내 자신을 믿기에.

나는 로마 군대의 정신이다.

그 무엇도 나를 방해할 수 없고,

일그러뜨릴 수 없고,

혼란시킬 수 없고, 파괴할 수 없다.

 

 

 

기원전 63년 1월...

당시 수석 집정관이 된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는 심각한 경제불황을 맞은 로마의 상황을 해결하고자 고민에 빠져있었다. 그러고 내린 결론... 경제 상황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결이 된다며 자신이 잘하는 일... 사람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법률제정의 일을 하기로 결심한다. 그 중 하나는 뇌물수수를 금하는 법과 법무관급 총독이 벌이는 부당취득에 대한 발의를 하게 되는데... 당시의 관료급의 사람들이 적지않은 부채를 가지고 있었다는 거... 이는 카이시르에게도 해당하는 사안이었다.

 

그러던 중... 전면적인 부채탕감을 실현하겠다는 선거공략을 내세운 카틸리나의 소문이 퍼지면서 뒤로는 반역을 도모하고 있다는 첩보가 들어온다. 키케로는 이를 직시하고자 원로원회의 중에 문제를 제기했고 증거가 없다며 한차례 무시를 당했지만, 포기못했던 그는 수소문 끝에 혁명을 도모한다는 편지의 소재를 알게 된다. 새치혀에 휘둘린건지 정의의 실현인지 그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지만 이를 계기로 '원로원 최종 결의'란 협약으로 업적을 남기게 되는데...

 

한편 편지에는 집정관 둘과 법무관 여덟을 죽일 것이란 메세지가 들어있었고 혁명을 도모했다는 이유로 거친 논쟁하에 사형을 선고한다. 문제는 키케로가 고안한 '원로원 최종 결의'... 쉽게 말하자면 원로원의 결정으로 형을 집행하기로 결정한 것... 카이사르는 로마법에 따라 재판을 진행해야하며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데 사형을 집행하는 것은 관습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극구 반대를 했다는 사실... 반대로 키케로는 사형이 결정되자마자 바로 실행에 옮기면서 로마시민 다섯을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화가 난 카이사르... '원로원 최종 결의'라는 개념자체를 불명예로 물들이겠노라 다짐하며 일을 도모하기 시작하는데...

 

<카이사르의 여자들> 두번째 이야기에서는 카이사르의 편에 선 자들과 보니파의 대립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밀당도 아니고 보니파는 그저 카이사르를 끌어내리기에 바빴다는 거... 수많은 모략에 거침없이 쐐기를 박아버린 카이사르였지만 한방에 무너지게 만드는 사건이 있었으니, 갈수록 권력자들의 가려진 베일이 벗겨지는 듯 했다. 다음에 만날 마지막 이야기에서 카이사르의 비상을 맛보게 될지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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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시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8
이디스 워튼 지음, 손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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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0년대 뉴욕의 상류층 사회를 보여주는 <순수의 시대>는 이디스 워턴이 출간했던 '삼각관계 3부작'의 마지막 편으로 가장 완성도가 높은 걸작이라 소개했다.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던 게 삼각관계라면 누군가의 연인을 뺐고뺐기는 스토리일텐데 불륜을 그토록 아름답게 표현한 것인가?하는 의문이 들었다. 어쩌면 정당화 될 수 없는 이야기일수도...

 

무지와 위선이 만든

삶의 실제와 허상을 가르는 심연

그 사이를 풍요롭게 채운

아이러니와 로맨스의 정교한 향연

 

 

하지만 움직이는 마음을 어쩌겠는가?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도 순수적인 시대를 이상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모든 순수가 아름다울 순 없겠지만 이디스 워턴이 그려낸 삶의 실제와 허상이 무척이나 궁금하다. 책을 펼치기 전에 느끼는 작은 설렘... 이 떨림과 함께 책장을 넘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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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라의 비밀 약방
사라 페너 지음, 이미정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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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넬라의 비밀 약방 』

 사라 페너 지음 / 이미정 옮김 / 하빌리스

 

 

 

 

그곳엔 여자들만 살 수 있는 독약이 있대

 

 

지금까지 살아온 우리는... 어쩌면 많은 사람을 죽이며 살아왔을지도 모르겠다. 당연히 마음속으로... 이슈가 되는 많은 잔혹한 사건의 범죄자를 죽이고 나를 처참하게 만들었던 누군가를 쉼없이 지우면서 말이다. <넬라의 비밀 약방>을 읽으면서 느꼈던 가장 큰 소망은 소중한 사람이 마음껏 빛났음하는 바람이었다. 우울했고, 암울했으며, 조금도 빛이 보일 것 같지 않은 어둔 쪽방 사이로 작은 빛의 소망을 불러일으키듯... 이 책은 악을 품은 여자들의 가슴시린 한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더 잘 살기위한 희망을 쉴새없이 그려낸 책이었다.

 

<넬라의 비밀 약방>에 기록된 여성들의 이름... 죽으면 잊혀질 그녀들의 이름을 새겨넣는 넬라였지만 결국 자신의 이름만큼은 새기진 못하고 만다. 18세기 여성들이 보내왔던 시대적 삶을 그려내면서 독살이라는 소재로 그녀들의 울분을 은밀히 처단했던 소설... 그러한 이야기는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여성에게 결코 잊혀질 나를 만들지 말라는 외침과도 같았다. 200년 전의 과거와 현재를 오고가며 써내려간 이 책은 저자만의 매력적인 문체에 한없이 빠져들게 할 것임이 분명하다. 마음의 문을 열고 이 책을 마주하길...

 

 

 

하나를 얻으면

그 대가로 다른 하나를 잃는 게 마법의 저주래요.

어떤 묘약이든 효력을 발휘하면

현실 세계에서 다른 뭔가가 끔찍하게 잘못 되는 거죠.

 

 

넬라의 약방... 1791년 2월... 그리고 현재를 살고 있는 캐롤라인은 약200년의 시대를 연결하고 있다.

 

과거의 넬라의 약방...

자신이 누구를 죽이고 싶어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여자의 편지를 받았다. 그렇게 넬라의 약방에 찾아온 어린 하녀 엘리자 패닝은 넬라가 설명해주는 유의사항을 경청하여 듣고 있었다. 목주위의 경련을 일으키게 하는 마전자 씨앗... 그것을 주입한 달걀 두개... 이것을 다른 달걀과 섞이지않게 주의하여 주인어른의 아침상에 올려야 한다. 자신이 일하고 있는 저택의 암웰 부인은 엘리자에게 너무나 고마운 분이었다. 부인의 손떨림으로 자신에게 글쓰기를 가르쳤지만 세상이야기도 많이 들려주었던 은혜로운 분... 문제의 인물은 주인어른이었는데 그분은 과거에도 어린 하녀를 범해 임신을 하게 만들었고 자신은 주인어른이 준 음료를 마셔서 잠들었지만 암웰 부인의 말씀으로는 자신에게도 손을 뻗었다고 했다.

 

현재 런던에 있는 캐롤라인...

결혼 10주년 기념으로 남편 제임스와 계획한 여행이지만 이곳엔 혼자왔다. 남편의 휴대폰에 메세지 알림창이 뜨면서 원치않게 눈에 띈 메세지... 아직까지 아이소식이 없던 그녀는 신중히 계획을 세워 아이를 준비하던 중이었고 자신의 미래를 포기하면서 선택한 그였는데... 남편의 불륜을 확인하고는 함께 여행하고 싶지 않아서 홀로 런던행 비행기를 탓다. 생각에 젖어 홀로 걷던 그녀는 알프라는 남성이 제안한 '진흙 뒤지기'에 참여하게 되었고 하늘색 투명 유리로 만들어진 약병을 발견하게 된다.

 

백 엘리 3번지의 명망 높은 여성약방은 원래 엄마의 가게였고 넬라가 그 뒤를 이어 약방을 꾸려가게 되었다. 오로지 여성을 위한 묘약을 만들어 냈던 곳이었지만 사랑했던 남자에게 철저히 버림받았던 것... 그렇게 독약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넬라는 신뢰 없는 배신은 없다며 자신을 꾸짖었다. 캐롤라인 또한 매일이 똑같았던 생활이 위선적으로 다가왔다는 제임스의 말을 듣고 지금의 그녀가 어디에 서 있는건지 도무지 알 수 없었던것... 과거와 현재의 두 여인이 찾아야했던 나... 오로지 나로서의 자리를 찾기위한 사투에 끝까지 책을 내려놓을 수 없었다.

 

내 삶의 인생길에 나는 과연 어디까지 와 있을까? 만약 내가 갑작스레 세상과 등진다면 나를 기억해 주는 사람이 있을까? 넬라가 마지막 엘리자의 손을 잡으며 무너졌을때, 가장 먼저 달려가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장부에 소녀의 이름을 적었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넬라의 비밀 약방>이 여성에게만 독약을 팔았지만 더 깊게 생각해 보자면 여성에게 던지는 독약의 메세지였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마약과도 좋은 책을 얻었으니 독자도 끔찍한 현실 세계에서 살아남으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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