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라의 비밀 약방
사라 페너 지음, 이미정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넬라의 비밀 약방 』

 사라 페너 지음 / 이미정 옮김 / 하빌리스

 

 

 

 

그곳엔 여자들만 살 수 있는 독약이 있대

 

 

지금까지 살아온 우리는... 어쩌면 많은 사람을 죽이며 살아왔을지도 모르겠다. 당연히 마음속으로... 이슈가 되는 많은 잔혹한 사건의 범죄자를 죽이고 나를 처참하게 만들었던 누군가를 쉼없이 지우면서 말이다. <넬라의 비밀 약방>을 읽으면서 느꼈던 가장 큰 소망은 소중한 사람이 마음껏 빛났음하는 바람이었다. 우울했고, 암울했으며, 조금도 빛이 보일 것 같지 않은 어둔 쪽방 사이로 작은 빛의 소망을 불러일으키듯... 이 책은 악을 품은 여자들의 가슴시린 한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더 잘 살기위한 희망을 쉴새없이 그려낸 책이었다.

 

<넬라의 비밀 약방>에 기록된 여성들의 이름... 죽으면 잊혀질 그녀들의 이름을 새겨넣는 넬라였지만 결국 자신의 이름만큼은 새기진 못하고 만다. 18세기 여성들이 보내왔던 시대적 삶을 그려내면서 독살이라는 소재로 그녀들의 울분을 은밀히 처단했던 소설... 그러한 이야기는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여성에게 결코 잊혀질 나를 만들지 말라는 외침과도 같았다. 200년 전의 과거와 현재를 오고가며 써내려간 이 책은 저자만의 매력적인 문체에 한없이 빠져들게 할 것임이 분명하다. 마음의 문을 열고 이 책을 마주하길...

 

 

 

하나를 얻으면

그 대가로 다른 하나를 잃는 게 마법의 저주래요.

어떤 묘약이든 효력을 발휘하면

현실 세계에서 다른 뭔가가 끔찍하게 잘못 되는 거죠.

 

 

넬라의 약방... 1791년 2월... 그리고 현재를 살고 있는 캐롤라인은 약200년의 시대를 연결하고 있다.

 

과거의 넬라의 약방...

자신이 누구를 죽이고 싶어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여자의 편지를 받았다. 그렇게 넬라의 약방에 찾아온 어린 하녀 엘리자 패닝은 넬라가 설명해주는 유의사항을 경청하여 듣고 있었다. 목주위의 경련을 일으키게 하는 마전자 씨앗... 그것을 주입한 달걀 두개... 이것을 다른 달걀과 섞이지않게 주의하여 주인어른의 아침상에 올려야 한다. 자신이 일하고 있는 저택의 암웰 부인은 엘리자에게 너무나 고마운 분이었다. 부인의 손떨림으로 자신에게 글쓰기를 가르쳤지만 세상이야기도 많이 들려주었던 은혜로운 분... 문제의 인물은 주인어른이었는데 그분은 과거에도 어린 하녀를 범해 임신을 하게 만들었고 자신은 주인어른이 준 음료를 마셔서 잠들었지만 암웰 부인의 말씀으로는 자신에게도 손을 뻗었다고 했다.

 

현재 런던에 있는 캐롤라인...

결혼 10주년 기념으로 남편 제임스와 계획한 여행이지만 이곳엔 혼자왔다. 남편의 휴대폰에 메세지 알림창이 뜨면서 원치않게 눈에 띈 메세지... 아직까지 아이소식이 없던 그녀는 신중히 계획을 세워 아이를 준비하던 중이었고 자신의 미래를 포기하면서 선택한 그였는데... 남편의 불륜을 확인하고는 함께 여행하고 싶지 않아서 홀로 런던행 비행기를 탓다. 생각에 젖어 홀로 걷던 그녀는 알프라는 남성이 제안한 '진흙 뒤지기'에 참여하게 되었고 하늘색 투명 유리로 만들어진 약병을 발견하게 된다.

 

백 엘리 3번지의 명망 높은 여성약방은 원래 엄마의 가게였고 넬라가 그 뒤를 이어 약방을 꾸려가게 되었다. 오로지 여성을 위한 묘약을 만들어 냈던 곳이었지만 사랑했던 남자에게 철저히 버림받았던 것... 그렇게 독약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넬라는 신뢰 없는 배신은 없다며 자신을 꾸짖었다. 캐롤라인 또한 매일이 똑같았던 생활이 위선적으로 다가왔다는 제임스의 말을 듣고 지금의 그녀가 어디에 서 있는건지 도무지 알 수 없었던것... 과거와 현재의 두 여인이 찾아야했던 나... 오로지 나로서의 자리를 찾기위한 사투에 끝까지 책을 내려놓을 수 없었다.

 

내 삶의 인생길에 나는 과연 어디까지 와 있을까? 만약 내가 갑작스레 세상과 등진다면 나를 기억해 주는 사람이 있을까? 넬라가 마지막 엘리자의 손을 잡으며 무너졌을때, 가장 먼저 달려가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장부에 소녀의 이름을 적었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넬라의 비밀 약방>이 여성에게만 독약을 팔았지만 더 깊게 생각해 보자면 여성에게 던지는 독약의 메세지였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마약과도 좋은 책을 얻었으니 독자도 끔찍한 현실 세계에서 살아남으라고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