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주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1
에밀 졸라 지음, 유기환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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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1파운드의 빵을 구할 수 있다면 피라도 팔 수 있겠다는 말에, 과거 가난으로 인한 굶주림으로 헌혈을 해서 먹을 것을 구하거나 밀가루 빵 한 조각을 얻기위해 긴 머리카락을 잘랐던 엄마들의 모습도 생각난다. 패주의 군사도 빵 한조각을 먹기위해 동료의 목에 깊숙히 칼을 찔러넣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포로가 된 장과 모리스... 치욕의 날은 계속되었고 내일의 태양은 더이상 뜨지 않을 것 같았다.....

보불전쟁의 참패 후 나폴레옹 3세는 폐위된다. 이 책에서 말하고 싶은 진실은 옮긴이의 말처럼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의미가 우리에게 얼마나 가까워져 있는지 깊이 생각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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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을 막는 제방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7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윤진 옮김 / 민음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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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롱에서 600미터 떨어진 캄보디아 지역의 토지는 우기만 되면 바닷물이 침투해 경작이 어려운 척박한 땅이었다. 이 사건이 <태평양을 막는 제방>의 소재가 된 것인데, 뻔히 실패를 예상하면서도 그들의 왜 경작을 멈추지 않았을까? 가난한 사람들의 희망의 끈이 그것뿐이었는지 모르겠다.

애증으로 뒤엉킨 가난... 정말이지 벗어날 수 없는 가난은 정당한 삶을 살아내려고 노력해도 궁핍함이 그 결심을 막아내고 만다. 옳지 못한 행동인건 알지만 가난으로 굶주리는 것보다 누군가를 이용해 먹어야만 살 수 있었던 그들의 현실을 뼈저리게 보여주는 듯 하다. <연인>과 이어져 있다는 <태평양을 막는 제방>은 가난과 권태를 어떻게 그려내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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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외 지음, 황현산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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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과 무척이나 어울리는 표지의 색감은 '백야'의 늦은 저녁을 보여주는 듯 했다. 더 어두워지기 전에...라는 느낌의 회색빛은 곧 어떤 일이 일어날 듯 했다. 그렇게 페이지를 넘기면 첫 페이지에 '백야' 감상적 소설, 어느 몽상가의 회상 중에서...라고 표기되어 있는데 마지막 작품 해설을 보니 1848년 집필된 이야기는 잡지에 처음 게재되었지만, 12년뒤 작품집으로 재탄생시키기면서 지나치게 기재했던 감성적인 표현을 수정했다고 한다.

이렇게 실현 가능성이 전혀 없을 것 같은 헛된 생각들을 하는 사람들은 감정의 기복이 그만큼이나 크기도 하다. 좋게 말해 몽상가라고 하지만 나쁘게 말하면 아무 생각없이 멍때린다고도 표현하는데, 사실 뇌과학 분야에서는 멍때려야 뇌의 발달을 돕는다고 한다. 바로 기억과 감정을 축적하는 시간이라는데... 거창한 것 같지만 밤거리를 조용히 걷는 걸 좋아하는 고독한 몽상가가 겪었던 짝사랑 순애보가 '백야'의 스토리다. 짧았지만 깊은 연민을 품었고 마주하고 기뻐했지만 아프고 슬펐던 사랑을 옅보고자 한다.

 

 

 

 

뻬쩨르부르그의 운하를 걷는 나(책 속의 화자)... 젊은 우리였을 때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이 밤... 모든 사람들이 외로운 나를 버려두고 떠나고 있기에 아침부터 찾아온 우수로 자신을 괴롭히고 있다. 이러한 표현만 봐도 앞으로 이 책에서 그려낼 감정적 언어는 독자들로 하여금 미리 대비할 시간을 갖게 한다. 책 속의 화자... 라고 표현한 그는 자존감이 강한 사람인 듯 하다. 세상의 중심에 내가 있고 그에 속한 모는 것들이 자신에게 말을 걸어 온다며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을 불러내, 이 도시와 어떤 친분을 맺고 있는지 확인하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어쨌든 우수에 찬 그는 여느날과 다름없이 도시를 걷다 집으로 돌아오는 중이었다. 운하 난간에 기대어 있는 여성의 곁을 지나치려다 울음섞인 소리에 발걸음을 멈추고 나도 모르게 '아가씨'라는 목소리를 내어버린다. 놀란 그녀는 자신을 피해 걸어갔지만 술취한 남성과 마주하는 위험에 빠지게 되고 나는 위험으로부터 그녀를 구하게 된다. 그렇게 그녀는 나의 소녀가 된다.

그녀가 슬픈 이유는 떠나간 연인때문이었다. 앞이 보이지 않는 할머니의 엄격함에 지쳐 있을즈음 다락방에 이사 온 새 하숙인의 친절함에 연민을 느꼈고 결국 사랑하게 되었다고 말하는 그녀...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떠난 그가 돌아왔지만 여지껏 연락이 없다며 슬퍼하는 나는, 마음으로는 그녀를 사랑하지만 겉으론 그녀의 사랑을 응원한다. 나는 우정이란 이름으로 그녀와 끝까지 함께 할 수 있을지 과연...

언젠가 어느 책을 읽다가 이런 구절을 마주한 적이 있다. '우정에도 짝사랑이 존재한다'고...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의지하고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이러한 관계 속에서도 마음의 크기가 서로 다르다는 것이고 이로인해 상처를 받아 자신이 주는만큼 상대방에게도 그만큼의 관심을 원하게 된다면 관계가 흐트러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정도 이럴진데 그것이 동성이 아닌 이성이라면 더욱 상황이 나빠지기 마련이다. 관계를 유지하면서 어느정도의 경계를 세워두고 거리를 두고 있는 그들이지만 거침없는 감정적인 표현에 역시나 갈대마냥 휘둘리는 그의 마음이 어떨지 생각하면 씁쓸한 마음이 들었지만 젊은 날의 그였으니 그럼에도 희망의 끈은 여전히 존재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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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다시 계몽 - 이성, 과학, 휴머니즘, 그리고 진보를 말하다 사이언스 클래식 37
스티븐 핑커 지음, 김한영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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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생물학적 적응에 기반하여 저자 스티븐 핑커는 그동안 마음에 관한 베스트셀러를 탄생시켰는데 이번에 만날 '지금 다시 계몽'은 시대가 변화함에 따른 전작의 문제점을 발전시켜 현대과학의 성과를 근거로 해 재구성하였다고 한다. 이 책을 마주하기 전, 계몽에 관한 이해를 돕자면 사람이 살아가면서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환경과 자연, 인간과 인권, 이성과 과학, 휴머니티와 자유 등의 신념은 변화와 발전을 추구한 진보의 삶을 추구하는 것이다.

 

처음 이 책을 시작하는 저자의 강연 중 '우리는 왜 살아야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현재도 신념의 이유를 찾는 이들이 존재하는 것을 느꼈다는 저자는, 인간은 오랜 역사를 통해 타인에 대한 동정과 인간의 조건을 개선해 나감을 말하며 이것이 바로 진보임을 일깨워줬다. 문제는 현대에 와서 기이한 정치운동의 세력들이 끔찍한 디스토피아의 세계로 몰고가고 있다는 것이다. 1부에서는 계몽이란 개념과 그에 반하는 사상을 설명하고 2부는 계몽이 추구하는 17가지의 주제사상으로 유효성을 입증했으며 3부에선 부정적 사상을 가진 문제를 직시하여 계몽주의를 옹호하는 저자가 이를 보호하고자 이성, 과학, 휴머니즘을 통해 다시 재구성했다.

 

 

 

 

계몽주의의 기본 필요조건은 감히 알려고 하는 것이다. 이는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의미하는 것인데 인간이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에 관한 비타협적 이성과 이를 이용한 정밀한 발견을 통해 과학의 진보를 추구하며, 도덕의 세속적 토대를 확립한 휴머니즘의 보편적 인간의 본성은 집단이 아닌 개인의 안녕과 복리를 위함이다. 신의 형벌로 인한 전쟁은 현실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에 평화를 지향하는 인간은 결국 완전한 존재가 아니다. 이런 것들을 개선하고자 했던 인간은 규범을 만들어 표현의 자유와 비폭력, 그리고 인권 등을 추구한 것이 바로 계몽이 낳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반하는 반계몽은 과거를 그리워하며 권위를 칭송하면서 인간은 개개인이 아닌 사회적 공동체 집단으로 국가의 구성원임을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는 것이다.

 

지식인은 진보를 싫어한다는 이 한마디로 모든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진보 공포증은 낙관주의자의 이상적 세계관을 비판하고, 기대수명 데이터 자료를 통해 생명 유지는 젊음을 연장하고 싶은 것이지 통증과 고통을 안고 유지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건강은 현재 세계인들을 공포로 몰아넣은 전염병은 장기적으로 소멸되고 있다는 WHO의 '아동보건 역학 자문그룹 자료'를 통해 보여준다. 국가별로 나타나는 부유와 빈곤, 식량난을 극복하기 위해 유전공학으로 기아를 방지할 수 있는지에 관해 얘기하고 국가의 (부유함)가 균등적이지 않은 이유와 이로인한 불평등으로 결국은 빈곤 국가는 파국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양과 토양 오염 등의 환경문제는 올바른 지식만 있다면 해결할 수 있지만 기후문제에 있어서는 현대는 어려운 과제일 수밖에 없고, 평화를 추구하는 우리는 전쟁으로 피폐해지지 않더라도 사고와 재해 등으로 인간의 안보를 위협하는 통제하기 어려운 일들이 발생한다. 테러리즘은 무조건 위험한 시대를 도래하는 것이 아니라 부패한 정부에 대항하는 것이라면 오히려 안전하다는 것. 이상적인 민주주의를 위해 강제하지 않음은 인간의 삶을 폭력으로부터 보호하고 안전과 자유를 누림으로서 차별을 받지않는 평등권이 유지되어야 한다. 인간의 존재를 끊임없이 사색하는 지식의 가치와 그동안 언급한 것들을 누릴 수 있는 삶의 질 향상, 그리고 인간의 궁극적 목표인 행복한 삶은 어쩌면 욕심에 의해 발현되는 것일 수 있다. 미래를 향햐 끊임없는 노력은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간에게 실존적 위협이 될 수 있고 이 모든 것을 위한 진보의 미래는 다시 처음으로 처음으로 되돌아 온다.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삶은 과거에 비해 모든 면에서 안전하다. 건강해 졌고 부유해 졌으며 더 자유로워졌다. 이렇게 여유로워진 인간은 다시 시야를 지구로 돌리고 있다고 말한 저자는 오랜시간동안 계몽을 주장하며 희망을 다시 찾고자 했던게 아닐까...

 

특히 피터 토머스 바우어의 '빈곤에는 원인이 없고, 부에는 원인이 있다'는 말에 자본주의 한국과 북한을 비교하는 부분이 가장 뇌리에 새겨졌는데, 한반도의 위성사진으로 보여지는 빛과 어둠은 부의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예시로 쓰여있는 것을 보고 왠지 뿌듯했다. 이 부족한 글로 '지금 다시 계몽'을 감히 평가할 수 없는 이유는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의 문제를 직시하여, 해결해야 할 방향을 제시하기에 꼭 만나봐야 할 필독서로 추천하고 싶다. 결국 인간은 결함투성이기에 인류는 쉼없이 보수와 진보의 반복과 잘못된 선택을 계속 되풀이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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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물어도, 예스
메리 베스 킨 지음, 조은아 옮김 / 황금시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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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떤 세상에서 어느 삶을 살아갈지라도 우리의 삶은 멈추지 않을 것이므로 어떻게든 살아나가야 한다. 참으로 거창한 말 일수도 있지만 결국엔 죽지말고 살아내라고 말하는거다. <다시 물어도, 예스>를 읽으면서 나의 삶 또한 돌아본 계기가 되었던 것이 불우한 어린 시절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당시 빠른 독립을 목표로 나름 최선을 다해 공부에 매진했고 도서관을 피난처로 삼았기에... 이 이야기가 단순한 가정사로 무너지는 과정을 그렸다면 독자인 나로서는 끝까지 페이지를 넘기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계속 넘겼던 이유는 아마도 부디 아픔을 이겨내고 행복한 삶을 살았을거라는 책 속의 인물들에게 희망을 품었기때문일거다.

가족이란 무엇일까? 사회에 가장 작은 구성원으로 저마다의 역할에 충실함을 다하는 것이 가족이 아니다. 더 나아가 사랑과 관심, 배려와 공감이 기초가 되어 한 집에 어우러져 살아가는 정이 있는 것이 바로 가족이 아닐까 한다. 이 책에서는 부족함을 채우지 못했던 가족의 몰락과 아픔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서는 희망을 품은 가슴아픈 이야기가 들어있다.

 

 

 

1973년 7월... 프랜시스 글리슨브라이언 스텐호프는 경찰학교에서 만나 좋은 동료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프랜시스는 아내 레나의 집에서 신혼을 보내다가 임신과 함께 이사를 결심하게 된다. 그렇게 찾은 곳이 길럼... 적막했지만 안전해 보였기때문인데 레나는 주위에 아무도 없어 몹시 외로울 것 같다며 비어있는 새집에 이웃이 이사하기를 기다린다. 시끄러운 소음에 밖을 내다보니 드디어 이웃이 이사하는 중이었고 인사하러나간 레나는 오히려 자신을 피하는 이웃집 여성에 반감을 사게 된다. 문제는 이사온 사람이 바로 프랜시스의 동료 브라이언이었다는 사실...

겉으로 보기엔 프랜시스와 레나는 세 딸과 함께 행복한 삶을 보내는 듯 했지만 레나는 외로움과 싸우고 있었고, 브라이언과 앤은 뱃속의 아이를 잃은 적이 있지만 아들을 얻었고 오랜 기억과 아픔을 겪은 앤은 편집증으로 불안정한 상태였다.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 아이들은 성장했고 프랜시스의 딸 케이트브라이언의 아들 피터도 동갑내기라서 그런지 둘도없는 친구사이에서 서서히 감정이 짙어지게 된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 것일까? '푸드 킹 사건'으로 얼마전 정신불안 상태를 보이며 위기를 넘겼던 앤은 케이티가 자신의 아들 피터를 헤치는 원흉이라 하며 엮이지 말라고 했고, 처음에 참고 견뎠던 레나는 자신의 딸 케이티에게 매몰차게 대하는 앤을 보고 결국 그녀의 감정도 폭발하게 된다. 이 위기의 순간!!! 엄마가 총을 들었다고 도움을 청하러 온 피터, 동료인 프랜시스는 이웃집에 찾아갔고, 이어 들려오는 총성은 과연 누구를 향했을지...

가슴이 많이 아팠다. 부모도 사실 다 안다고는 하지만 어쩌면 부모 입장이라는 것이 처음이기에 커가는 아이들에 대해서 다 알 수는 없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로 자신이 생각한 이상적인 부모는 아니더라도 평범하게 지내고 싶었을텐데, 삶은 왜 정해진 규칙이 없는지... 그것을 극복하는 것 또한 가족이라고 하지만 이 아픔을 어디까지 견뎌내야 하는지...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이티와 피터의 시린 사랑을 끝까지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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