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 식당 3 : 약속 식당 특서 청소년문학 25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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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과 저승의 경계... 망각의 강을 건넌 채우...

유명 요리사가 되리라는 꿈을 가진 채우는 설이와 함께 파감로맨스를 완성시키기 위해 열심을 다했다. 이름도 특이하지만 파감로맨스는 파와 감자의 오묘한 조합으로 과거 보육원에서 함께 자란 그들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차곡차곡 꿈을 다지며 지내고 있었는데 갑작스런 사고로 채우가 사망하고 만 것... 아마도 그 중심엔 설이가 있었던 듯...


학교폭력에 의한 사망인가? 섬뜩한 메세지에 왠지 울컥하고 만다. 게다가 다음 생을 포기하면서 지키고 싶었던 약속... 고작 열 일곱의 소년의 간절함이 얼마나 크기에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안좋은 생각이 어지럽게 머릿속을 뒤집어 놓았다. 재미있는 점은 채우의 환생은 소년이 아닌 40대 아줌마였다는 점... 그 아줌마는 그렇게 '약속 식당'이란 간판을 내걸고 그녀를 만나길 고대하고 있다. 몇페이지 넘기지 않았는데도 넘치는 긴장감이 가시질않는다. 환생으로 인해 과거의 기억은 잃었으나 한눈에 알아차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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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여인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2
엘리자베스 개스켈 지음, 이리나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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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스트 세계문학 02

『 회색 여인 』

엘리자베스 개스켈 / 휴머니스트




억압받는 여성들의 두려움과 공포는 자신을 비롯한 주위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쳐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 더 나아가 가정이 있는 여성들에게 찾아오는 우울감은 남편과 아이들에게까지 영향을 끼쳐 가정이 파괴되는 위기를 겪기도 하는데, 당시의 여성은 왜 억압된 삶 속에서 자신의 생각을 뚜렸하게 전달하지 못했을까? 남성의 권위를 무너뜨리면 안된다는 압박 속에 그저 조신하게 행동하며 따르는 것이 그 시대의 여성상이었기에 어쩔수 없었던 것인지... 이러한 상황을 보면 현대여성들은 변화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단단하고 꾸준하게 성장해 온 듯 하다.


어릴적 무척이나 엄격한 가정에서 살았던 나는 아버지의 말씀은 법이며 이를 행하지 않으면 가차없이 처벌을 받았던 전형적 가부장적 가족이었다. 조금이라도 목소리가 커졌다싶으면 가족 모두 초긴장상태였고 늦은 밤 잠자리에 들 때까지 숨죽여 지내야 했던 어린시절... 어쩌면 나 조차도 어떻게 그 시기를 버텨냈는지 지금에와서 생각하면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었던 것 같다.


이 책은 「회색 여인」 「마녀 로이스」 「늙은 보모 이야기」 세가지 단편이 들어있는데, 그녀들이 겪어내는 억압된 감정과 드러내지 못하는 두려움 그리고 군중을 선동한 마녀사냥과 대물림되는 공포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적지않은 메세지를 선사한다. 전형적인 고딕소설의 모습을 하고 있는 이 책을 마주하면서 인간의 내면을 억제하는 감정 사이에 앞으로의 우리는 어떻게 자신의 삶을 설계해야 할지 신중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다들 그 사람만큼 훌륭한 사람이 없고,

내가 세상에서 가장 운 좋은 여자라고 말하게 했지.

그러나 난 그 사람과 있으면서 한 번도 마음 편해본 적이 없었어.

안 오면 왜 안 올까 궁금하면서도 왔다 간 후에는 늘 더 안심됐어.


친구들과 셰런의 제분소에서 커피를 즐기는 중 갑작스레 쏟아진 비에 집안으로 대피한다. 그곳에서 눈에 들어온 초상화 속 여인은 슬픈 사연을 가지고 있는 대고모 아나, 바로 '회색 여인'이라 불렸던 여인으로 딸이 사랑하는 남자를 인정할 수 없다며 쓴 장문의 편지문이다. 과연 어떤 사연이길래 오랜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진상을 털어놔야 했을까?


그 제분소는 과거 아나의 아버지가 운영했던 곳으로 아버지는 공장의 수석 수습생 카를과 아나를 결혼시키려 했다. 카를의 관심은 짜증이 났고 그의 애정표현은 부담스러웠기에 아나는 잠시 그곳에서 벗어나고픈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친구의 초대로 카를스루에 방문하게 되었고 사교클럽에서 눈에 띄는 멋진 남자와 마주하게 된다. 자신을 '므시외 드 라 투렐'이라 소개한 남자 또한 아나가 싫지 않았는지 친구의 집을 방문하게 되었고 올때마다 애정가득 담은 시선과 선물공세에 조금씩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문제는 석연치않은 행동과 차가운 말투에 위축되어 조금더 시간을 두고 싶었지만 주위사람들의 지지로 덜컥 결혼을 하게 된 그녀... 이상과 현실은 너무나 달랐으니 남편의 정체가 까발려지는 순간 기겁한 그녀는 도망자의 삶을 살게 된다. 끊임없는 추적에 아름다웠던 그녀의 얼굴은 잿빛으로 변했고 뱃속의 아이는 간절히 딸이기만을 바랬는데 이렇게 대물림되다니... 과연 어떤 비밀이 숨겨있는걸까?


특히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마녀 로이스'는 신의 이름으로 행해진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어른아이 할 것없이 많은 희생양을 만들었고 틀어진 인간관계의 무서움을 극적으로 보여준 이야기다. 강요로 인한 자백은 신의 심판을 받아야 하고 신의 말씀을 전하는 이들에 의해 처단되고 마는데,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 또한 이런 상황을 적지않게 만나게 되는 것을 보면서 과연 누구를 위한 마녀사냥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했던 이야기였다. 마찬가지로 '늙은 보모 이야기'를 들으며 아무리 과거의 잘못이었다 하더라도 그 원죄는 언젠가 심판을 받게 되리라며, 자신의 악행은 결국 대물림된다고 경고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내가 잘못하면 자식이 고통을 받는다는 것...



<회색 여인>의 세 단편을 보면서 공통으로 느꼈던 점은 여인의 입을 닫게 했다는 것 그리고 두려움을 극대화시켜 벼랑끝으로 몰았다는 점이다. 더 섬뜩했던 점은 내면의 공포가 대물림된다는 것이 참을 수 없는 화를 불러왔다. 왜 이렇게나 억압당했어야 했는지... 지금은 많은 여성들이 사회에 진출하여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여전히 음지에 갇혀 헤어나오지 못하는 그녀들이 존재하고 있기에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했다. 이 책을 마주하면 멈출 수 없는 압박에 시달려 끝까지 읽어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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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의 씨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3
이디스 워튼 지음, 송은주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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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녀의 종...


병을 앓고 난 하틀리는 하녀 일을 찾기위해 수소문 해보지만 그녀가 앓았던 병명이 장티푸스라는 이유로 귀족들은 그녀의 고용을 꺼려한다. 그러던 어느날, 자신을 미국으로 데려온 귀부인의 친구를 만나 일자리를 권유받게 되는데... 자신의 허약한 조카딸 브림프턴이 허드슨의 시골집에서 지낸다는 것... 조카 사위는 집을 비우는 일이 많고 집이 커서 음침하기도 하지만 지내기엔 불편함이 없을 거라는 게 그녀의 의견이었는데, 이상하게도 브림프턴 부인의 시골집은 암울한 어둠에 휩싸인 듯 했다. 그리고 그곳에 도착한 첫날, 마른 몸에 하얀 얼굴을 하고 있는 여자와 마주치게 되는데...


8살 즈음인가? 친구들과 학교에 가는 길에 귀신의 집이라고 불리는 하얀집이 있었는데 당시 다른 집과 비교해봐도 대저택이라 불릴만큼 큰 단독이 있었다. 초록 넝쿨이 벽을 에워싸고 있는데다 곳곳에 녹색의 이끼가 찌들어 있어 음습한 분위기때문에 가까이 할 수 없었던 곳... 그 집앞을 지나갈때도 크게 빙둘러 갔었는데... '하녀의 종'을 읽다보니 문득 그 생각이 났다. 그리고 또 하나... 건강한 가정은 누구하나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 허드슨의 시골집은 그저 삶을 깎아내는 어두운 감옥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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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목소리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4
버넌 리 지음, 김선형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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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질긴 사랑 - 스피리디온 트랩카의 일기 중에서...


철학박사이자 교수임에도 불구하고 과거와 영혼의 교감을 한다는 스피리디온...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에게 벌어진 기이한 일은 마음을 뒤숭숭하게 만들었다. 기록보관소에서 지내던 그는 괄테리오와 데상크티스 신부가 쓴 우르바니아 역사서를 읽게 되었고 책 속에 등장하는 한 여성에게 빠지게 되는데... 그녀는 아름다움으로 남성을 장악해 여러 남성의 혼을 쏙 빼놨으며 명을 단축해 죽음에 이르게 하는 보이지않는 힘을 지녔다고 한다. 문제는 그녀의 자취를 하나씩 밟아가면서 그 또한 300년전에 죽은 그녀, 메데아에게 빠지고 만다.



그녀의 마술적 능력은

이 길에서 마주치는 남자를 모조리 사로잡아

제 노예처럼 부리는 것이다.

그녀의 모든 노예는 숙명적으로 죽음을 맞는다.



세상에 예쁜 여자는 다 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섬뜩한 메세지는 뭐지? 문제는 그녀를 만나면 명을 재촉한다는 것을 알고있으면서도 자신은 아닐거라 믿으며 그녀를 차지하기위해 연연했던 사실... 처음에 그녀의 손에 죽음을 당했던 이도 있지만 갈수록 마녀사냥하듯 모든 죄를 그녀에게 떠넘기려 하는 느낌에 인상이 찌푸려지기도 했으나 읽으면 읽을수록 혹시나 하는 마음이 머릿속을 헤집어 놓았다. 어떤 게 진실일까? 보이는 것 아니면 보이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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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 식당 3 : 약속 식당 특서 청소년문학 25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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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 묵은 여우 만호... 

만호는 이생에서 죽고 난 뒤, 다시 사람으로 태어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찾아 거래를 한다. 새로운 생을 담보로... 죽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할 가장 보고픈 사람을 다시 보여준다며 거래조건에 대한 장단점까지 친절히 설명해 준다. 그게 진심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 남은 삶이 일주일 밖에 남지 않았다면? 그리고 저세상에서의 시간조차도 의미없는 것은 그 무엇도 없다는 전편을 보면서 이해하고 공감했던 시간을 가졌었다. 세번째 이야기 <약속 식당>에서 전하고자 하는 죽어서도 지키고 싶은 약속이 뭘까? '있을 때 잘해 후회하지 말고...' 노랫말 처럼 우리가 살아있을 때 내가 서 있는 이 자리에서 나만의 본분을 지키고 후회없는 삶으로 멋지게 나이들어 갔음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또 한번의 감동과 깨달음을 느낄수 있다니... 또 만나서 반가워~ 구미호 식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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