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블루
오승호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노도처럼 몰아치는 전개와 충격의 대반전!

『 라이언 블루 』

오승호 / 블루홀6







눈이 펑펑 쏟아진 어느날... 부지런한 아침을 준비하여 남편의 출근과 아이의 등교를 마친 후 두꺼운 패딩을 걸치고 마당으로 나갔다. 이미 눈을 치우고 있는 사람도 있었고 나를 비롯해 하나둘씩 밖으로 나와 자신의 집앞에 눈을 치우며 눈인사를 했다. 작은 마을에 정이 깃들어 진다는 것은 옛말인지 지금은 이웃간 우애는 찾아보기 어려운 듯 하다. 일본추리소설을 읽으면서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작은 마을의 유지가 그 지역에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미치는지에 따라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다는 것이다. 특히나 이권의 다툼이 있는 곳이라면 더욱 그렇겠지만... 어쨌든 이웃간에도 너무 가깝게 지내지 않는게 상책이라니 지금의 현실은 너무나 씁쓸하다.

<라이언 블루>는 작은 산골짜기 마을을 둘러싼 이권의 치졸한 민낯을 보여주는 추리소설이다. 지역의 유지가 손을 뻗은 그곳엔 거추장한 지역의 폭력배들이 존재했고 그들의 손이 닿지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믿을 사람 하나 없는 그곳... 게다가 자칫 잘못하다 눈밖에라도 나면 도저히 발 붙이고 서 있을 곳조차 없는 이 작은 시골마을은 이야기의 시작부터 무척이나 음산하게 다가왔다. "좁은 동네야. 사이좋게 지내야지."란 말이 이렇게나 섬뜩하게 들려올 정도니 말이다.





살인도 강도 사건도 거의 없이

교통사고가 중대 사건일 만큼 전형적인 평화로운 시골 마을.

...... 이런 직장을 나가하라는 대체 왜

내팽개치고 사라진 걸까.




지역 명물 캐릭터 '가오가우'가 새겨진 철로 앞 언덕을 내려가면 비스듬히 세워진 아담한 건물이 있다. 이곳은 시시오이 파출소로 사와노보리 요지가 근무지에서 10년만에 돌아온 고향의 작은 파출소다. 아버지의 병환으로 급하게 내려 온 것도 있지만, 실은 같은 학교에서 은혜를 입었던 친구 나가하라 신스케의 실종사건 때문이기도 했다.

과거 요지는 고요 고등학교의 스타로 반짝 빛났다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일이 있었는데, 고향에 돌아온 그를 보고 모두가 '그' 때의 일로만 그를 기억하고 있다는거... 그 때의 일로 요지는 자신을 죽이고 다시금 일어서려 했지만 역시나 고향이라서 어쩔 수 없는 일인지 그저 맡은바 최선을 다해 임무를 수행중이다.

이 좁은 동네는 큰 사건이라고 해봤자 술 먹다 시비가 붙는다던지 아니면 교통사고 정도였는데 요지가 온지 얼마지나지 않아 화재 사건과 총기사건이 벌어지고 만다. 게다가 총기사건에 쓰였던 총기가 실종된 나가하라의 것이었으니 작은 마을이 발칵 뒤집어진건 순식간... 폐쇄적인 시시오이 마을의 대지주인 지토세의 '천앵회'와 지역 폭력조직인 '시바파'는 어떻게 연결되어 있으며 이들의 어둠의 손길이 어디까지 펼쳐져 있는지 그리고 오래전부터 해결하지 못했던 얽히고설킨 일들의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을지 이들의 심박동은 거칠기만 하다.



<라이언 블루>는 2023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1위 작가'인 오승호의 경찰 미스터리물로 독자의 옳고그름의 판단을 흐트러지게 했던 추리소설이었다. 법으로서의 잣대가 통하지않는 곳... 그들만의 세상에서 그들만의 은밀한 방법으로 처단하는 것을 보며 과연 법은 누구를 지키기위해 존재하는지 의미심장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작은 마을 이권의 주체에게 밉보이면 살 수가 없다고? 그럼 정의는 누가 실현한다는 것인지... 푸른 갈기의 라이언이 평화를 찾아줄 것인지는 끝까지 파헤쳐 봐야 할 것이고 파란 제복의 경찰이 진정한 정의일지 그렇지 않은지는 오로지 독자의 몫으로 남겼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핀처 마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19
윌리엄 골딩 지음, 백지민 옮김 / 민음사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19

『 핀처 마틴 』

윌리엄 골딩 / 민음사








살려 줘! 살려 주세요!



죽음의 경계에서 삶의 끈을 잡기위한 사투를 벌인 적이 있는가? 독자인 나는 아마도 <핀처 마틴>이 구명대라는 생명줄을 잡고 목이 터져라 애원했던 삶의 간절함을 왠지 알 것 같다. 수술대 위에 벌거 벗겨져 누워 있는 것은 나, 안정실에서 다음 날이 넘어가도록 깨어나지 못한 나는 칠흑같은 어둠과 마주했던 것 같다. 정신없이 사경을 헤매고 손 끝에 닿은 물체를 놓지않으려 사력을 다해 눈을 떳는데, 그들에겐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지 서글픈 울음만이 귓가로 들려오기만 했다. 아픔에 몸서리 치던 것도 잠시, 이대로 삶을 포기할 수 없었던 나... 살겠다는 의지였을까? 할 수 있는만큼 온 몸을 비튼 끝에 얕은 숨을 내쉬었다고 한다.

의식의 경계에서 그것을 넘을 것인지 그렇지 않을 것인지는 본인의 의지에 달렸다고하지만, 저자는 <핀처 마틴>을 통해 철학적 자기애와 불안과 공포로부터 벗어나려는 모자란 인간의 내면에 대한 처절한 절규를 그려낸다. 과연 대서양 어디즈음에 생명의 경계와 마주한 그는 살아내야하는 의지의 끝자락을 독자에게 어떠한 결말을 보여줄지 무척이나 궁금해 진다.







그들은 한동안 말을 멈추었다.

표류선 너머에서 태양은 불타오르는 선박처럼

가라앉았고, 내려갔고,

마치 연기와 같은 구름을 제외하고는

상기할 만한 것 하나 남기지 않았다.



영국 해군 대위 크리스토퍼 해들리 마틴... 자신을 지성인이라 믿었던 그는 함정의 키를 잡고 있는 인물로 당직 중에 대서양 한복판에 던져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죽음의 끝에서 눈을 떳을 때, 자신은 대서양 한가운데 구명대 하나만으로 몸을 의지하고 있었고 젖은 재킷 안주머니에서 소책자를 발견하기 전까지 그에겐 그저 어둠만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을 뿐이다.

"살려 줘! 살려 주세요."

"난 안 죽을 거야! 안 죽을 거라고!"

광기에 젖은 울부짖음은 조금씩 사그라지고 만다. 마틴이 지켜온 '지성'으로 모든 고난을 이겨내리라 스스로 인식을 다지며 얕은 의식의 끈을 놓지않는다. 일광의 뜨거움과 목마름의 소용돌이에 갇힌 그는 점점 나락으로 빠져들었고 하늘의 조각마저 환영의 유혹으로 정처없이 떠돌게 만들었던 바다... 돌덩이에 부딪치는 순간 침묵했던 그를 찢어지는 고통으로 깨어나게 했을 때 암석에 의지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암석 위에서 삿갓조개나 모아둔 물로 생명을 유지하며 또 한번의 삶의 투쟁을 벌이게 되는데... 

아~ 다시 생각해보니 서풍으로 불던 바람의 기수를 잘못돌린 탓...? 그대로 대서양 한복판에 가라앉았던 함정의 실체는 과연 무엇을 말하려 했던건지 이 모든 것이 실제인지 아니면 죽음의 경계에 선 마틴의 환영이었는지, 그것에 대한 판단은 오로지 독자의 몫일 것이다.



바라야 하는 목표는 구조이며 스스로의 정신을 경계하여야 한다는 지성적인 정신의지... 너새니얼과 나눈 죽음의 기술인 천국의 완전한 무(無) 또한 살아가는동안 견뎌내야 할 과제인지도 모르겠다. 힘든 지금을 매번 견디며 살아내는 우리도 있으니, 삶이란 참으로 무상한 것... 그에 대한 가치도 자기 자신이 만드는 것이니 인생 참 쓰다란 말이 맞는 말인듯 싶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의 <핀처 마틴>은 인간 내면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불안과 공포를 죽음 앞에 몰아넣는다. 존재하는 인간이 지금을 어떻게 살아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인문학적 질문을 남긴채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래도 조금 공부되는 만화
노재승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돌비 사운드 페이지 상영중

네이버 웹툰책, 웹툰단행본, 학습만화

『 그래도 조금 공부되는 만화 』

노재승 글. 그림 / 뿌리와 이파리








이건 뭐 수능특강인가,

초대형액션블록버스터좀비킬러히어로패러디물...인가



표지만 봐도 다른 부연설명이 필요없을 것 같은데 숨 쉴 틈 없는 저 소개는 과연 무엇일까요? 중등 아이들이 방학하자마자 만나는 첫 도서... 줄 책은 읽지 않지만 학습만화책은 그래도 읽는지라 넌지시 넘겨줬답니다. "완전 재미있어!"라고 하면서 들려준 이야기는 '지우학???'입니다. 분명 조선전기의 운문이 들어있다고 했는데 이게 무슨 귀신 신나락 까먹는 소리인지 제가 만나보았지요.

<그래도 조금 공부되는 만화 : 고전 운문편>은 국어교사인 저자가 수업만 하면 눈빛이 흐려지는 아이들을 위해 재미있는 스토리를 만들어 그 이야기 속에 수업을 담았다고 해요. 옛 이야기를 들려주니까 주인공은 바로 할아버지가 되겠지요? 제가 물음표를 던졌던 '귀신 신나락 까먹는 소리'가 왜 나왔는지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네이버 웹툰에 연재되고 있는 <그래도 조금 공부되는 만화 : 고전 운문편>은 학습만화 형식의 구성으로 배꼽빠지는 캐릭터를 통해 조선의 운문을 소개하는 웹툰책이랍니다. 

과거 고등학교 국어 교사였던 박삼술 할아버지... 과외를 받는다며 찾아온 손녀 은미와 그의 친구들 또한 굉장히 특별한 스타일의 소유자죠. 손녀 박은비는 수업을 듣긴하는데 아무리 봐도 듣기만 한다는거... 친구 독고혜성은 수업 중에 계속 끼어들어 논쟁을 벌이고 또 다른 친구 구영태는 아예 들을 생각이 없습니다. 그 중에 최강자가 있는데, 바로 정옥순 할머니! 독자가 떠오르는 캐릭터가 있다면 아마 맞을 수도 있습니다. ㅎㅎ

어쨌든 가장 중요한 건...

이 학습만화는 수능특강에 자주 실리는 고전운문을 다루고 있다는 점! 이 책에선 조선전기 운문까지만 소개하고 있습니다. 수업중 할머니의 심부름으로 은행에 간 할아버지와 친구들은 우연찮게 은행강도와 마주하고 어수선한 시장에 갔다가 좀비에게 물린 할머니와 손녀를 위해 부산행 열차를 타는데요... 치료제를 찾기위한 처절한 추격전이 시작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긴박한 상황을 고전 운문과 자연스럽게 연결시킨거죠. 이야기의 흐름도 재미있고 그 속에 자연스레 녹아든 운문의 적절함이 돋보이는 학습만화였습니다.



구지가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밀어라

내놓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



<그래도 조금 공부되는 만화 : 고전 운문편>은 청소년 필독도서로 추천합니다. 중등인 아이가 책 속에 자신이 배웠던 '구지가'가 있다면서 춤 추면서 노래하는 무가라는 것을 알게 되었데요. 대왕을 맞게 될 상징적인 음율로 가야의 수로왕을 맞이하게 되었지요. 이게 멸치대가리 여섯개를 따면서 '육 가야'의 이야기를 나눈 겁니다. 굉장히 참신한 접근이죠?

매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국어 과목에서는 첫 단원을 시로 시작하는 듯 합니다. 시나 운문은 상징하는 것이 많아 이해하기 쉽지 않은데다 다양한 의미로 해석되기때문에 어려워하는 과정 중에 하나잖아요? 저자의 재미있고 스릴넘치는 접근으로 <그래도 조금 공부되는 만화>를 만나보면 어떨까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냥식당 -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일인칭 6
싱아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냥식당 』

이상아 / 동양북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그래요. 전 주부입니다. 뭐~ 곧 일을 할 예정이긴 합니다만 말썽꾸러기 쌍둥이가 개학하기 전까지는 전쟁 중이지요. 게다가 사춘기에 쉴새없이 먹방을 달리고 있어서 하루종일 주방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지요. 저녁식사 후 조금 쉬겠구나 싶으면 내편님이 오셔서 두런두런 하루일과를 나누다보면 어느덧 잘 시간입니다. 제게 지금 <냥식당>이 간절하게 필요합니다. 바로 옷장에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라니까요? 

<냥식당>은 소소한 듯 하지만 아주 큰 힐링을 전해주는 귀여운 고양이책이랍니다. 시크한 매력의 냥사장이 거침없는 솜씨로 특별한 식단을 제공해 주거든요. 거기에 귀에 피가 나도록 친구들의 주저리를 들어주거든요. 너무 매력적이지 않나요?






여기는 옷장 속,

어쩌면 당신의 꿈 속



어디든 상관없습니다... 나의 한탄섞인 말만 들어준다면 말이죠. <냥식당>은 인스타그램 싱아 @_sing_ah라는 아이디로 13.2만 팔로워를 가지고 웹툰을 연재하고 있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한 고민들에 대한 따듯한 위로를 건네주고 있지요.


무심한 듯 한번도 미소지어주지 않는 턱시도 고양이와 눈치빠른 새침한 고양이 그리고 미소로 포근함을 나누는 말티즈가 이곳의 주인이랍니다. 옷장 문을 열면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데 사실은 이게 실제인지 꿈 속인지는 아무도 모른다네요?




우리가 눈치채지 못한 어딘가에 '나' 한 사람만을 기다리는 식당이 있데요. 무수한 이야기가 오고가지만 왠지 나의 이야기같은... 그래서 나도 모르게 울컥할지도 모르니 조심하세요. ^^



어서 오세요. 냥식당입니다.

오늘치 행복에 냥식당이 보탬이 되었으면 영광이겠습니다.



<냥식당>은 따로 예약하지 않아도 되고 편안한 복장이 필수입니다. 너무나 재미있는 점은 사장님의 멘탈 보호를 위해 어려운 음식은 제공하지 않는다네요...? 지극히 개인적으로 냥식당에서 가장 먹고 싶었던 메뉴는 우삼겹에 청양고추와 계란 노른자를 더한 짜파게티였고 남일같지 않았던 이야기는 '꽃을 좋아하는 엄마'였어요. 참고 희생하는 엄마보다 좋아하는 것을 즐기면서 조금 뻔뻔한 엄마가 되는 것도 괜찮다고 말이죠. 마치 제게 해주는 위로 같았답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냥식당>은 선물같은 힐링책이었어요. 조용한 카페에 앉아 브런치를 즐기며 혼자 키득대며 만날 수 있는 친구같은 책... 나의 일상에 잠시나마 위로가 되어 준다면 그것만큼 소소한 행복이 어딨겠어요? 

오늘 하루의 끝, 아직 못다 한 이야기가 있다면 가장 편한 옷을 입고 <냥식당>으로 놀러 오라네요. 어느 곳에 누구와 있더라도 누구보다 당신은 가장 소중한 사람이니까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기만의 방 열린책들 세계문학 283
버지니아 울프 지음, 공경희 옮김, 정희진 분류와 해설 / 열린책들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열린책들 세계문학 283

『 자기만의 방 』

버지니아 울프 / 열린책들





<나>는 실존하지 않는 누군가를

편리하게 지칭하는 대명사일 뿐입니다.



이 문장은 아주 오랜시간 나에게 사색의 시간을 주었습니다. 현재의 <나>는 실존하지만 기억하는 과거의 <나>였던 누군가와 공존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시작으로 동시대가 아닌 저마다 존재했던 역사의 순간까지, <나>라는 존재를 실제하는 <나>로 만들기 위한 수단일 뿐이란 결론을 내게되었지요. 

다시 만나는 <자기만의 방>을 현대시대에 맞춰 '마음의 방'으로 재해석 해보려 합니다. 시대는 변했고 이제는 마음이 판단하는 성적인 차별을 말이죠.


책 속에서 버지니아 울프는 다른 무엇보다 오로지 자기 자신이 되는 것만 생각하라는 말을 했습니다. 페미니즘 문학의 작가로 <자기만의 방>이 교과서와도 같은 대표 문학에 자리매김하면서 버지니아 울프는 당시 1900년대의 영국사회의 모습과 알게 모르게 스며져 있었던 책 속의 성차별적 이야기를 보여 줍니다.

'여성과 픽션'을 주제로 강연한 사례를 바탕으로 본질적 의미의 차별을 주장한 비평서이자 독립된 여성으로서의 거듭나길 기원하는 부드러운 문체의 에세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해서든 여러분이 여행을 하고

느긋하게 지낼 비용을 확보하면 좋겠습니다.

세계의 미래나 과거를 사유하고,

책을 보면서 꿈꾸고, 길모퉁이를 배회하고,

생각의 낚싯줄을 강물 깊이 드리울 수 있는 돈을 갖기 바랍니다.



과거 남성의 절대 지위와도 같았던 명예와 권력...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은 성차별, 배움, 직위 등의 생물학적 차별보다는 본질화된 보수적 의미의 차별을 말하고 있습니다. 글에는 단순히 여행을 하고 책을 읽고 마음껏 움직일 수 있는 수단으로 돈을 말하고 있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쩌면 의아해 할 수도 있지요. 왜? 이정도는 누리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당시 가부장적 사회에서의 여성의 위치란 그저 자신을 지적으로 꾸미고 조용히 내조를 해야했던 <나>라는 주체가 상실된 삶이었죠. 그에 저자는 여성의 주체성 확립과 기회의 평등을 주장했으니 무척이나 발칙한 사상을 가졌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네요. <나>로서의 삶으로 사고의 인식과 흐름에 따라 돈과 자신만의 방을 소유한다는 것은 가난에서 벗어나 창작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거나 열등한 존재로서의 글쓰는 여성 등의 이유로 기회의 평등을 논할 수 있는 소재가 되는 것을 뜻하는게 아닐까 합니다.

'여성과 픽션'이란 주제로만 생각해도 돌려 말하는 법없이 단호하게 자신만의 방과 돈을 직시하게 해준거지요. 그렇다면 지금의 우리가 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판단이 서겠지요...?



지금의 우리는 <자기만의 방>을 가지고 자연스레 직업라는 사회에 속해 돈을 벌고 있습니다. 물론 모두가 그렇지는 않지만요... 과거보다 여성들의 주체성은 차곡차곡 적립이 되는 듯 하지만 '마음의 방'은 아직 부족한 것 같습니다. 존재하는 나로서의 가치를 부족하게 여기고 돈에 의해 지배를 받는 삶 말이죠. 

페미니즘의 고전문학으로 나를 실존하게 만드는 <자기만의 방>을 갖길 바라는 마음에서 존재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무엇보다도 나 자신을 위해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