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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 개의 날 1
김보통 지음 / 씨네21북스 / 2021년 6월
평점 :
몇년전 작가와의 만남에서 마주한 김보통 작가는 최초 자신이 그렸던 그림을 보여주며 작가를 꿈 꾸고 있는 아이에게 응원의 메세지를 적어줬다. 만화가로 다시 만나게 된 것도 무척 반갑지만 알게 모르게 여전히 가혹행위가 벌어지고 있는 일을 그리고 있어 놀랍기도 했다. 군대와 관련된 이야기는 무거운 주제로 현재 뉴스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도 많고 급식을 포함해 성추행의 심각성도 보여지고 있어 예민한 사안이기도 하다. 누군가의 가족 일원으로 아들, 딸, 형, 동생이기도 한 그들 모두 국가를 믿고 입대를 시키지만 그 속에서 벌어지는 은밀한 폭력행위는 인간으로서의 존재를 시들게 하기에 다시금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할 문제다.
D.P는 Deserter Pursuit의 약자로 군무이탈 체포전담조라고 한다. 쉽게 말해서 탈영병을 잡는 헌병이다. 겁이 많았다던 저자는 군대를 가고 싶지 않았으나 국방의 의무를 지켜야했던 국민이었기에 군대를 갔고, 그 속에서 벌어지는 가혹행위와 자신이 DP였기에 이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D.P 개의 날'은 저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대부분 사람들은 탈영을 한 사람이 있다고 하면 혀를 차며 이런 말을 한다. "빠져가지고... 요즘 군대가 얼마나 편한데..." 하지만 한달에 약 60여명, 매년 약 700여명의 탈영병이 발생한다. 그들을 잡는 사람을 DP라하고 헌병대에 있는 보직 중에 하나이다. 그러니 다른 이들보다 건장한 체력과 특기를 소유해야 하고 성과도 이루어야 한다. 한마디로 탈영병을 많이 잡아들여야 한다는 것인데 DP출신이었던 저자는 자신이 마치 경계에 서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아마도 군인이긴 하지만 탈영병을 잡기위해선 일반인의 복장을 하고 군내보다는 밖에서 생활을 많이 하기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 책에서는 탈영범을 잡는 이야기, 그리고 그들이 왜 군대에 복귀를 하지않고 도망을 했어야 했는지에 관한 사연도 들어있다. 탈영병의 검거율이 95%가 넘는다고 하니 남은 5%는 자신의 신분을 철저하게 감춘 채 살아가야 한다는 것... 문제는 이들이 정당하게 할 수 있는 일이 없기에 음지의 세계는 물론 범죄에 쉽게 노출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무섭고 외로울 것이며 한순간의 오판으로 인생이 나락으로 빠지게 된 상황에 군대에 다시 잡혀간다면 두렵기도 할 것이다.
동물보다 못한 대우를 받고 거침없는 인격 모독 등의 행위를 보면 화가 치밀기도 한다. 이 책을 먼저 만난 지인은 이쯤은 아무것도 아니라며 후일담을 또 늘어놓긴했지만 현재 군대가 이러한 상황이라면 아들가진 부모는 군대를 보내고 싶지 않아할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폭력은 여전히 난무하고 있지만 그 어떤 폭력도 정당화 될 수 없기에 인간적인 처우와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거침없는 발언과 현실적 스토리가 들어 있는 'D.P 개의 날'... 개 취급을 당하라고 군대에 보내는 것이 아니기에 용기를 내어 이 책을 소개한 이들에게 감사함마저 느꼈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