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멈춘 순간 진짜 음악이 시작된다 - 플라톤부터 BTS까지, 음악 이면에 담긴 철학 세계 서가명강 시리즈 19
오희숙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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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선지에 새겨넣은 음율이 예술이 되는 순간을 만난다. 음악은 언어가 존재하지 않는 오래전부터 인간의 언어로 자리매김 해 왔다. 문자가 없던 시기, 인간은 음악과 미술로 자신의 감정과 이야기들을 드러냈고 소리를 낼 수 있는 물건을 통해 음율의 높낮이와 길이를 조절하여 언어를 창조했다. 지금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사람의 마음속엔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음악이 존재하다는 것... 굳이 겉으로 드러내지 않아도 영원히 남을 음율은 가슴깊이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접하기 전, 음악미학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음악미학은 철학의 한 분야로 '음악학' 과 '미학'을 연결짓는 학문이며 이는 음악의 철학적 시각과 음악이 주는 아름다운 가치에 관한 연구라고 한다.

음악의 역사를 보면, 고대 피타고라스의 천체음악론을 시작으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모방미학, 그리고 칸트, 헤겔, 쇼펜하우어 등의 철학적 미학은 음악미학을 형성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특히 귀가 좋아하는 것은 마음도 좋아한다는 것에 무조건적인 공감을 느꼈는데 모방 예술이 모방으로서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과 연결지어 재탄생시키는 것이 아름다운 것이다. 바퇴는 음악 또한 자연이 지닌 그대로를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잠재적이념으로 다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고 헤겔은 객관적인 시간속에서 진행되는 예술이 음악이고 음악의 시간은 경험으로 쌓여진 시간이며 음향적인 재료를 조직하는 시간의 조직체라 했다. 그렇게 음악엔 철학이 있다고 주장한 쇼펜하우어는 자신의 핵심 주제인 '의지'를 객관화하여 등급을 나누었는데 바로 음악은 최상의 단계에 위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 예술은 '이념'을 중시하지만 음악은 인간이 본질적으로 가진 '의지'를 모방했기에 독립된 형이상학적 공간에 속한다는 주장이다.

가장 주의깊에 봤던 부분은 역시나 현대음악의 해석부분이었는데, 음악은 결국 사회를 품는다는 부분에서 BTS의 '봄날'에 관한 해석이었다. 뮤직비디오 속 놀이기구에 걸린 노란리본을 통해 아픈 그리움에도 만날 수 없는 이들에 대한 시각적 요소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음악이 주는 사회문제는 결코 작지않음을 보여준다. 특히 한국의 대표 민요인 아리랑이 현재 보편적으로 해석되는 이유는 일제강점기에서 벗어나 후련한 마음도 있겠지만 아무리 팝이나 퓨전음악으로 표현했음에도 저며오는 느낌은 그만큼 우리 마음에 오래도록 새겨져 있기 때문일것이다.

음악은 언어다. 발음기관을 통해 '소리'로 드러나는 음향이지만 그 속에는 울림이 있기에 감정을 표현하는 '음악적 문법'이라고도 한다. 마치 딱딱한 학문같지만 음악은 여전히 음악으로서 가진 힘이 분명히 존재한다. '음악이 멈춘 순간 진짜 음악이 시작된다'는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무언의 언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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