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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레터
이와이 슌지 지음, 문승준 옮김 / 하빌리스 / 2020년 7월
평점 :
https://hestia0829.blog.me/222048915037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0/0803/pimg_7466312432628557.jpg)
약 20년 전 쯤이였을까? 러브레터로 젊은 이들의 감성을 한움큼 잡아내어 조용히 전해지던 메세지를 받았던적이... 이번에 만나게 될 라스트 레터는 제목처럼 마지막이 될 메세지일지... 아니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누군가의 다짐이 들어있을지도 모른다. 예전의 그 감동을 고스란히 전해줄듯하여 마치 그 시절로 돌아간 느낌마저 드는 이 책은 비 오는 오늘과도 무척이나 잘 어울린다.
주인공 오토사카 교시로는 이벤트 회사에서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하는 비둘기를 관리하는 일을 한다. 사실은 단 한 권만 출판한 인기없는 소설가가 더 어울릴 수도 있겠다. 어쨌든 비가 온 뒤, 푸르름이 가득한 하늘로 비둘기를 날리는 시점에 그녀가 있던 곳에 태풍으로 인해 비가 쏟아졌고 여름의 벚나무 아래 누워있던 그녀를 발견했을때는 이미 세상과 등지고 말았다. 그녀의 이름은 미사키... 그가 쓴 단 한편의 소설도 바로 미사키였다. 이때까지도 그는 그토록 짝사랑하던 그녀의 죽음은 알지 못했고 동창회 소식에 혹시라도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을 안고 참석하게 된다.
그러나 어떤 일인지 미사키의 동생 유리가 나타나 언니 행세를 했고 친구들이 유리를 미사키라고 오해했고 분위기도 무르익어 미처 미사키의 부고를 알리지 못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오토사카만큼은 그녀가 미사키가 아닌 유리인것을 알았지만 끝까지 모르는 척 했고 그녀와 메세지를 주고 받는 와중에 그녀의 남편이 이 사실을 알고 분란이 일어나게 된다. 이후 유리, 미사키와 유리의 딸들 사이에 얽히고설키는 편지는 시린 기억의 파편들이 아닌 아직까지 진행중인 사랑의 메세지들을 새기게 된다.
주인공 오토사카가 사랑한 사람은 미사키였고, 그런 그를 사랑한 사람은 미사키의 동생 유리였다.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기억을 따라 거꾸로 흐르는 시간은 무척이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이 스토리는 다시한번 잔잔한 물결을 일으킨다. 추적추척 비가 오는 날, 창밖에 쏟아지는 빗줄기를 보며 그때의 시절로 돌아가 다시금 추억을 되새기게 했다. 인연이 아닌 필연이라면 피하려 하지말고 그저 예전처럼 덤덤히 지나면 되지 않을까... 언젠가는 저 위에서라도 다시금 만나게 되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