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미드나이트
릴리 브룩스돌턴 지음, 이수영 옮김 / 시공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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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종말로 지구상의 모든 인간들이 없어진다면 과연 우리는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삶에대한 갈망을 포기할 수 있을까? 우주의 차가운 고독과 얼어붙는 추위와 격렬하게 대치해야 하는 북극의 외로움을 기록했다는 메세지는 '굿모닝 미드나이트'를 대면하는 것만으로도 조용한 편함과 동시에 불안감을 느끼게 한다. 저자의 데뷔소설임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그려낸 세계의 상실은 남아 있는 그 무엇을 만들어 냈는지 감히 예상할 수 없으나 조지클루니가 영화화 한다는 소식에 표지에서 보여주는 광활한 우주가 품고있는 대지를 보여주는 듯 했다.

성공과 명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역사만을 갈구했던 78세의 천문학자 어거스틴은 북극기지의 천문대에 남은 마지막 연구원이였다. 갑작스런 철수명령에 그는 생을 마감할 장소로 북극을 선택했고 모두가 떠난 자리에 홀로 남겨진 어린 소녀, 아이리스를 발견하게 된다. 한편, 목성을 관찰하고 지구로 귀환하던 우주탐사선 에테르호에는 여섯명의 대원이 타고 있었는데 갑자기 끊겨진 지구와의 교신때문에 혼란에 빠져들고 있었다. 사령관 하퍼를 포함해 통신전문가 설리는 무중력의 우주속에서 방황하고 있었고 침묵에 빠진 지구와 다시 연결하려 무난히도 애를 쓴다. 어쨌든 북극에 있는 어거스틴은 삶이 얼마남지 않은 자신의 부재로 누구인지 모를 아이리스를 구하려 교신을 시도했도, 끊임없는 시도끝에 에테르호의 설리와 교신에 성공하게 된다.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문장이다. 마지막 문장을 읽는 순간 온 몸에 전율이 느껴질정도로 울컥하는 바람에 감정을 추스리는 시간이 무척이나 오래걸렸다. 혼자라는 고독, 그리운 이들의 형상, 아주 오래된 기억들을 그려내며 인간이 존재하는 의미를 깨닫게 하는 이 책은 누구의 손에 들려있던지 진한 여운이 남을 듯 하다. 아마도 영상이 그려지는 독자도 있을 듯... '비록 이것이 마지막이라고 해도 이 먼 길을 돌아와 결국 죽게 된다고 해도' 만약에 현실이 이렇다면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너무나도 어려운 과제를 남겼던 감동적 스토리였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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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엄마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9
스즈키 루리카 지음, 이소담 옮김 / 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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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엄마'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건 따뜻함이였다. 마찬가지로 표지에서 보더라도 교복을 입은 아이는 학교에 엄마는 일터로, 두 모녀를 지켜보는 엄마의 엄마는 흐뭇한 미소를 띄고 있기에 한부모 가정이지만 노력하여 즐겁게 살아가는 모습처럼 보였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소개글에 실려있는 이야기는 다소 무겁다. 엄마란 이름의 책임의 무게였기 때문일까? 책을 읽는 독자의 시선에 따라 이 책은 입장의 차이에서 얘기할 수 있는 허심탄회한 이야기가 들어 있을 듯 했다.

주인공 하나미는 초등학교때 친한 친구들이 뿔뿔이 흩어지게 되어 중학교 생활이 몹시 걱정스러워진 소녀다. 입학을 준비하면서 교복값에 교재비를 걱정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밝은 성격을 지녔다. 우여곡절끝에 새 교복을 입고 등교하게 되었고 첫 친구로 오하라 사치코란 부잣집 친구를 사귀게 됐고 초대를 받은 하나미는 친구의 사연을 듣게 된다. 그리고 며칠간 집앞에 쭈구려 앉아 담배를 피우고 꺼지지않은 담배꽁초를 아무렇게나 던져버리는 이상한 할머니와 마주하게 된다. 바로 밀린 돈을 받으러 왔다는 엄마의 엄마.... 어린 나이지만 돈이 필요했던 두 친구는 서로 사정이 다르지만 어떻하면 돈을 벌 수 있을지 궁리하게 되고 난감한 상황을 경험하게 된다. 가까워질 수 없는 엄마와 할머니 사이의 사연을 들은 하나미는 이성과 가슴에서 요동치는 감정들을 어찌할지 모른다.

가정불화가 있는 집의 딸들은 "난 나중에 커서 엄마처럼 살지 않을거야."라며 아플줄 알면서 상처의 말을 하는 경우를 여러번 봤다. 힘들게 고생한 그 길을 똑같이 걷지 않겠다는 다짐을 상처가 되는 말로 던지면서 관계를 틀어지게 만들기도 하고, 그리고 서로가 아파 울음을 삼키면서 말이다. 이 책은 어떤 사연인지 자세히 나와있진 않지만 독자의 사정과 연결지어 자신의 이야기로 옅볼수 있게 하는 힘을 지녔다. 어느 가정이든 책 속에서 말하는 사정 하나쯤은 있을 수 있는 이야기니까,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든 지금을 살아내고 있고 앞으로도 살아가기위해 애쓸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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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 - 내 마음을 몰랐던 나를 위한 마음 사전
투에고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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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 나는 나일 때 가장 편해'에서 만났던 투에고님은 마치 나의 이야기를 하듯 편안한 대화를 나눴던 기억이 난다. 마찬가지로 책 제목만 보고 이 책은 2021년을 시작하기 위한 나만의 응원서 같은 느낌이라 꼭 만나고 싶었는데, 저자를 보니 역시 투에고님이였다. 가까이서 조용히 다독이듯 세상사에는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으니 자신이 믿고 있는 의지대로 지혜롭게 대처하는 따뜻한 말을 전해주지 않을까 괜시리 설레기도 했다. 요즘같이 힘든 날에, 특히나 밖에 나가지 않고 집안에서 아이들과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르며 학습이 부진할까봐 공부라도 봐주다보면 나도 모르는 내 안의 악마가 튀어나오기도 한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함께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텐데, 지금을 계기로 더 돈독히 지내자고 수십번을 다짐하는데 그조차도 지키지 못하며 수만가지의 공상을 해가며 스스로를 다독이는데도 불구하고 바뀌지 않는 것을 보면, 역시나 혼자만의 시간을 전혀 가지지 못해서 더 그런가 싶기도 하다. 어쨌든 이런 복잡한 마음이 들때, 에세이를 만나게 되면 왠지 모를 안락함에 마음이 느긋 해 지게 되는건 에세이를 찾는 독자들의 마음일 것이다.

'그때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저자가 자신의 마음을 단어로 끄적이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책을 읽는 목적은 저마다 이루고자 하는 가치가 있을건데 간접경험으로 책 속의 지식을 배우고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며 저마다의 사정들과 위험들에서 현명하게 대처해야 하는 지혜를 옅보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크고 작은 일이 계기가 되어 자신을 변화시키고자하는 의지와 그 의지에서 우러나오는 용기와 행동말이다. 그것을 계기로 만들어 낼 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주고, 처음부터 실패하기 위해 시작하는 일은 없으니 상처입은 채로 주저앉지 말고 실패류 발판 삼아 다시금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조언도 한다. 인간에게는 인정욕구가 있어 타인이 해주는 칭찬으로 인해 더 성장하는 자신을 만들 수 있고 나 스스로도 타인에게 인정의 계기를 선물할 수 있는 존재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책 속에 이런 이야기들의 위로는 무척이나 철학적이지만 부드럽게 전달된다.

우리는 흔히 잘 되면 내 탓, 안 되면 상대방 탓을 하는 실수를 저지른다. 이것이 원래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 타인과 마주하면 내 마음이 어떻든간에 타인의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노력하지만 내가 가진 상처는 왜 모르는 척 지나쳐 버리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계속 반복하는 건 아닌지.... 더 늦기전에 이쯤에서 '자기 마음 돌보기'를 시도해 보는건 어떨지 싶다. 더 아프기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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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팜
조앤 라모스 지음, 김희용 옮김 / 창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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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다 품을 듯한 하늘을 연상케 하는 표지에는 금빛으로 둘러쌓인 집과 창문켠으로 보이는 임산부들이 있다. 베이비 팜, 아기농장? 제목부터 눈에 띄는지 한마디씩 하기 시작하는데, 아기를 생산하는 곳인가?, 병원처럼 보이진 않네, 조선시대처럼 부인이 많나?하는 말에 덜컥 가볍지 않은 스토리가 들어있겠구나 싶었다. 게다가 '이런 미친, 이 책은 천재야'란 글과 오프라 윈프리의 추천으로 더욱 의미심장함을 느끼기도 했다.

필리핀 태생인 작가는 여섯살에 미국으로 이주했고 금융계와 언론계에서 일하다가 자녀들을 위해 필리핀인 유모를 고용했고 직장을 쉬게 되면서 그들의 이야기에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이 소설이 허구이긴하나 왠지 허구가 아닐거 같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나뿐만이 아닐것이다.

필리핀 출신의 이민자들이 모여있는 합숙소는 가난과 고난의 현장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 하다. 그곳의 든든한 디딤돌이며 지주의 위치에 있던 아테는 카터부부의 아이돌보미로 일하다 쓰러지고 만다. 그리고 결혼 후 아이를 낳았지만 남편의 외도로 배신감을 느껴 그녀가 전적으로 의지했던 아테의 합숙소로 돌아오게 된다. 아테는 지켜본 바 제인의 올곧은 성품을 알고 있기에 자신이 일하던 카터부부네로 제인을 보냈지만 어쩔수없는 상황에 크나큰 잘못을 저지르고 말았고, 결국 일이 없어진 제인은 자신의 아이 아말리아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던 차에 대리모로 입주하여 최고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골든 오스크 농장'을 소개받게 되고, 그곳을 운영하는 메이는 친절한 미소로 뭐든 이루어지게 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다만, 혼자 입주해야 하며 자신이 품고 있는 아이는 최고의 유명인이거나 부유를 자랑하는 인물들로 대리모(호스트)의 몸은 소중히 다뤄져야 한다는 조건으로 무엇으로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말에 아말리아의 거처가 걱정된다. 결국 아테에게 아이를 부탁했지만 그녀들의 삶은 평탄치 않다. 고학력자이거나 뛰어난 외모 등으로 호스트의 등급을 매겨 비밀을 지키려는 자와 그 비밀을 캐내려는 자의 심리전은 감히 상상할 수 없은 압박과 집념으로 이끌게 되는데 오랫동안 기억속에 남을 것이다.

얼마전 읽었던 '시녀 이야기'도 약간 충격적이였는데 '베이비 팜'은 그 충격이 가시기 전에 쐬기를 박는 듯한 느낌이였다. 이민자들은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어렵지않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갑질이나 임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는 사건들을 종종 보게 되는데 대리출산도 보도 된 바 있다. 난자를 매매 한다거나 생명 윤리에 따른 규제법이 없기때문에 이해관계에 따라 적용된다고 한다. 저마다의 간절한 사정은 정해진 잣대로 기준 삼을 수 없기때문에 끊임없는 고민을 반복해야할 과제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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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수 있는 여자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이은선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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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페미니즘 문학의 문을 열었다고 소개하는 이 소설은 성으로서 존재하는 생각의 차이를 말하려는지 무척 궁금했다. 특히 얼마전에 읽었던 저자의 '시녀이야기'는 디스토피아적 스토리로 인류가 직면한 출산의 문제를 계급을 통한 논쟁으로 꽤나 흥미로운 스토리로 전개해 나갔는데 '먹을 수 있는 여자'라는 기가막힌 제목과 핑크빛으로 물든 표지를 보며 당시의 페미니즘을 어떻게 그려냈는지 만나보고 싶었다. 과연 제목에서 말하는 먹을 수 있는 여자의 존재가 먹히는 여자인지 아니면 도구를 이용해야만 먹을 수 있는 존재일지, 이 책을 집필한 시기의 1960년대의 모습은 페미니즘 이전에 불리던 여성운동으로 프로토페미니즘이라고 하는데 숨겨져 있었던 사상을 옅볼수 있을것 같았다.

대학을 나와 설문지를 만들어 통계를 내는 회사에 다니는 메리언은 에인슬리란 룸메이트와 함께 생활을 하고 있다. 결혼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며 그저 시간이 되는대로 만났던 남자친구 피터는 그나마 한명 남은 친구마저 결혼을 하겠다고 선포했다며 경악을 할 지경이였다. 수습변호사였지만 능력이 있었던 그는 어느날 뜬금없는 청혼을 했고 그때부터 메리언의 심중에 변화가 일어나는데 마치 자신이 정상이 아닌 듯 혼란에 빠지게 된다. 대학에 재학중에 일곱살이나 연상과 결혼해 두 아이를 낳은 친구 클래라는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 벗어나지 못하고 현재도 임신중이라 만삭의 몸으로 우울한 기분으로 하루를 버티는 중이고, 룸메이트인 에인슬리는 결혼은 하지않은채 여성으로서의 완성인 아이를 낳을거라며 우월한 유전자를 찾고 있다. 이런 와중에 주인공은 감정없는 누군가를 의식하며 나를 찾게 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참 재미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책을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었던 이유는 중년의 나이즈음 된 사람들만이 공유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있었기때문이다. 여자는 남자만 잘만나면 되지, 결혼해서 아들만 낳으면 예쁨 받을거야 등의 말들과 결혼하면 회사를 그만둬야 한다는 말들... 이런것들이 연결되어 있기에 재미있을리가 없었다. 과거를 되짚어보고 지금의 변화를, 그리고 앞으로 변화될 것을 기대하게 했던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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