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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팜
조앤 라모스 지음, 김희용 옮김 / 창비 / 2020년 12월
평점 :
https://blog.naver.com/hestia0829/222198226108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0110/pimg_7466312432796571.jpg)
모든 것을 다 품을 듯한 하늘을 연상케 하는 표지에는 금빛으로 둘러쌓인 집과 창문켠으로 보이는 임산부들이 있다. 베이비 팜, 아기농장? 제목부터 눈에 띄는지 한마디씩 하기 시작하는데, 아기를 생산하는 곳인가?, 병원처럼 보이진 않네, 조선시대처럼 부인이 많나?하는 말에 덜컥 가볍지 않은 스토리가 들어있겠구나 싶었다. 게다가 '이런 미친, 이 책은 천재야'란 글과 오프라 윈프리의 추천으로 더욱 의미심장함을 느끼기도 했다.
필리핀 태생인 작가는 여섯살에 미국으로 이주했고 금융계와 언론계에서 일하다가 자녀들을 위해 필리핀인 유모를 고용했고 직장을 쉬게 되면서 그들의 이야기에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이 소설이 허구이긴하나 왠지 허구가 아닐거 같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나뿐만이 아닐것이다.
필리핀 출신의 이민자들이 모여있는 합숙소는 가난과 고난의 현장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 하다. 그곳의 든든한 디딤돌이며 지주의 위치에 있던 아테는 카터부부의 아이돌보미로 일하다 쓰러지고 만다. 그리고 결혼 후 아이를 낳았지만 남편의 외도로 배신감을 느껴 그녀가 전적으로 의지했던 아테의 합숙소로 돌아오게 된다. 아테는 지켜본 바 제인의 올곧은 성품을 알고 있기에 자신이 일하던 카터부부네로 제인을 보냈지만 어쩔수없는 상황에 크나큰 잘못을 저지르고 말았고, 결국 일이 없어진 제인은 자신의 아이 아말리아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던 차에 대리모로 입주하여 최고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골든 오스크 농장'을 소개받게 되고, 그곳을 운영하는 메이는 친절한 미소로 뭐든 이루어지게 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다만, 혼자 입주해야 하며 자신이 품고 있는 아이는 최고의 유명인이거나 부유를 자랑하는 인물들로 대리모(호스트)의 몸은 소중히 다뤄져야 한다는 조건으로 무엇으로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말에 아말리아의 거처가 걱정된다. 결국 아테에게 아이를 부탁했지만 그녀들의 삶은 평탄치 않다. 고학력자이거나 뛰어난 외모 등으로 호스트의 등급을 매겨 비밀을 지키려는 자와 그 비밀을 캐내려는 자의 심리전은 감히 상상할 수 없은 압박과 집념으로 이끌게 되는데 오랫동안 기억속에 남을 것이다.
얼마전 읽었던 '시녀 이야기'도 약간 충격적이였는데 '베이비 팜'은 그 충격이 가시기 전에 쐬기를 박는 듯한 느낌이였다. 이민자들은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어렵지않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갑질이나 임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는 사건들을 종종 보게 되는데 대리출산도 보도 된 바 있다. 난자를 매매 한다거나 생명 윤리에 따른 규제법이 없기때문에 이해관계에 따라 적용된다고 한다. 저마다의 간절한 사정은 정해진 잣대로 기준 삼을 수 없기때문에 끊임없는 고민을 반복해야할 과제인 듯 하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