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너희가 별이야 - 세상의 문을 여는 그대에게 들려주고 싶은 여덟 가지 이야기
김택환 엮음 / 삼인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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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스무 살은 꿈 많은 나이다. 대학에 들어가 자기만의 분야를 전공하든지, 아니면 직장에 뛰어들어 세상의 갖가지 내공을 쌓던지 하는 나이다. 그 나이가 되면 대부분은 세상이 앞서 열어 놓은 길을 따라가지만 남다른 젊은이들은 자기만의 길을 내기도 한다.

이른바 눈 덮인 산에 자기만의 신발도장을 찍기 위해 온 산야에 파묻힌 산사람이 된다든지, 잘못된 정보들로 인해 편향된 시각을 갖게 한 언론을 바로잡기 위해 평생을 그 바다에 뛰어든다든지, 비록 자신이 하는 일이 돈이 되지 않을지언정 정말로 그 일을 하지 않고는 미칠 것 같은 그런 일들에 목숨을 거는 젊은이들이다.

그렇듯 자기만의 길을 향해 세상의 창문을 열고 나가는 젊은이들의 이야기가 있다. 김택환의 <스무살, 너희가 별이야>(삼인·2007)가 그것이다.

이는 8명의 젊은이들이 각기 다른 일들을 갖고서 나름대로 푹 빠져 있는 모습을 스케치 한 책이다. 그야말로 스무 살에 접어든 젊은이라면 한 번쯤 헤아려 봐야 할 귀한 참고서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사람들은 그다지 이름 빛나는 이들이 아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찾아 오로지 그 길을 가는 사람들이다. 금기를 넘고, 저항하고, 소통하고, 도전하고, 나누면서 더불어 살고,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이다."(머리말)

여기에는 우선 팔레스타인 평화 운동가로 살아가는 '안영민'이 있다. 35살 꿈 많은 나이에 그는 왜 팔레스타인에 목숨을 걸고 뛰어다니는가?

그것은 우리나라 언론들이 미국의 일방적인 정보만을 접수한 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전혀 다르게 보도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이스라엘은 평화의 사도요, 팔레스타인은 깡패라고 떠들어대는 게 그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고, 바로 그와 같은 것들을 바로 잡고자 팔레스타인 평화 운동가로 투신하게 된 것이다.

사실 1948년 이스라엘이 독립할 때만 해도 세계인들 대부분은 정말로 감동을 받았다. 그야말로 하나님의 은총을 덧입은 선택된 민족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영민이 전하는 이스라엘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들이 독립할 무렵 그들은 팔레스타인들을 총칼로 협박하여 요르단이나 시리나, 레바논 등지로 팔레스타인들을 추방시켜 버렸고, 그 숫자만 해도 무려 90~100만 명이었다.

왜 그는 그 같은 사실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있는가? 그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제의 식민지 생활을 했고 지금 팔레스타인들이 그 같은 상황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란다. 그들의 문제가 곧 우리의 문제고, 그것은 곧 세계평화와 직결된다는 이유에서다. 그 까닭에 그는 평생을 걸어도 될 필(feel)이 꽂혔던 것이다.

또 다른 한 사람의 여성이 있다. 영화계의 모든 잡다한 일들을 도맡아 하는 '이하영'이 바로 그녀다. 그녀는 영화제작 스태프로서 6년간 일해 왔다. 그녀가 맡아 하는 일이란 그야말로 잡부와 다름없다. 영화중에 발생되는 각종 소음이나 사람들까지도 통제해야 한다. 더욱이 눈이 필요하면 살수차를 동원해 눈을 만들어 뿌리고, 비가 와야 한다면 비를 만들어 뿌려야 한다. 촬영 중 배우와 스태프들의 배고픔까지 도맡아서 처리하는 게 그녀의 몫이다.

그런데 그녀는 그 일의 대가로 도대체 얼마나 받는가? 한 작품 당 100만원에서 200만원을 받는다고 한다. 그렇지만 한 작품을 촬영하는데 짧게는 3~4개월, 길게는 1년을 감안한다면 그야말로 '연봉 1백 만 원'도 안되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왜 그녀는 굳이 그와 같은 일에 뛰어들어 몸과 세월을 혹사시키는가? 그것은 영화 끝부분 자막에 나오는 '크레디트 한 줄' 때문이다. 그 한 줄만 보면 모든 고생과 모든 배고픔도 다 잊을 수 있다고 한다. 그것이 영화를 만드는 일에 몸을 사리지 않고 뛰어든 이유이다.

물론 한 가지 다른 이유도 빠트릴 수 없다. 그것은 자신이 겪은 설움들을 자신의 대에서 끝내고픈 열망 때문이다. 이른바 영화 한 작품을 만드는데 모든 스태프들의 몸값을 합쳐도 주연급 배우 하나에도 못 미친다고 한다. 바로 그와 같은 어긋난 관행들을 고쳐 보고픈 바람 때문에 그녀는 쉽게 그곳을 떠나지 않는 것이고, 자신이 성공할 때가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 밖에도 이 책에는 사진작가가 아닌 '사진하는 사람'으로 남기를 바라는 '임종진', 춤테라피 강사로 나눔의 삶을 베푸는 '신차선', 그리고 참나무청소년배움터의 교사로서 그곳의 아이들을 참된 예수로 생각하며 돌보는 '윤용희' 등 8명의 인생살이가 담겨 있다.

그렇듯 색다른 발로 써나가는 그들의 인생살이는 줄 세우기식 직업교육에 찌든 우리사회에 크나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이 분명하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나름대로 창조적인 이력서를 써나가는 그들의 삶이야말로 이 땅의 스무 살 젊은이들에게 더없이 좋은 인생 교본으로 남지 않겠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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