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99%는 컨셉으로 만든다 - 카피라이터 탁정언의 컨셉 특강
탁정언 지음 / 원앤원북스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저자 탁정언 씨는 러시아문학을 전공하고 광고대행사 카피라이터로 전직했다. 본문을 보면 저자 자신이 참여한 카피라이터 사례도 소개되어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나는 너무 흥미가 있어 책에 들자마자 내리 읽었다. 무엇이 나를 그토록 몰입하게 만들었을까? 우선 저자의 글은 참신하다. 자신이 소화하고 뱉어내는 말과 글을 책에 올곧이 담았다. 일독하는 것만으로도 컨셉의 전제와 발상법 그리고 발전을 위한 조건들을 이해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 그리고 저자의 글은 독창적이다. 다른 곳에 있는 글을 짜깁기 하듯 식상하지 않았다.

 

컨셉이란 무엇일까?

저자에 따르면 기획, 전략과 컨셉이 명확히 구분된다. 즉 기획은 틀을 만드는 일이고, 전략은 기획이라는 틀에 담을 내용을 수립하는 일이며, 컨셉은 전략의 알맹이를 찾아내는 일이다. 특히 저자는 컨셉이 기획의 알맹이라는 의미는 10년이 지난 지금 더욱 명확해졌다고 강조한다.

 

컨셉의 시드(seed)는 의미와 조건이라는 양 날개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의도가 분명할 때는 그 의도에 대응하는 조건에 대해 냉정하고 사실적으로 판단하는 일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 137

 

여기서 의도는 의식, 의지, 정신, 창의 등을 말하고, ‘조건은 자본, 자금, R&D 테크놀로지, 문화, 지식, 체력 등을 말한다. 컨셉이 아무리 독창적인 아이디어라 하더라도 적당한 조건을 갖추지 않으면 제대로 꽃피울 수 없다.

 

결국 컨셉은 기존 트렌드나 패턴을 어떻게 차별화시킬 것인가에 달려 있다. 저자를 이를 위해 3가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우선은 경험과 지식이요, 나머지 하나는 논리와 인과구조의 신념체계를 바꾸는 것이다.

 

즉 컨셉을 잘 뽑아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과 함께 이론적인 지식을 출적하는 것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생각·기억·시간·우연성·비선형과 같은 익숙하지 않은 지식과 정보에 관심을 가지고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3가지 조건이 잘 어우러졌을 때 비로소 컨셉 인사이트가 일어난다는 것.

 

창의성만으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비핸스의 CEO 스콧 벨스키

 

저자는 우리의 논리와 인과구조 신념체계를 검토하거나 바꾸기 위한 다양한 방법론도 제시한다. 가령 마이클 포터의 5가지 경쟁의 힘, SWOT 분석, 보스톤컨설팅그룹(BCG)BCG 매트릭스, 광고대행사 FCB가 만든 FCB 그리드, PEST 분석, 그리고 제프 무어의 아이디어 확산곡선과 아브라함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 STP, TPD 등이다.

 

나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거나 컨셉을 도출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론을 비교해서 읽으며 정리할 수 있어서 더 없이 좋다. 특히 나폴레옹의 새로운 전법(툴롱 요새 탈환을 위한)이나 트리즈를 탄생시킨 알츠슐러의 이야기는 시사하는 바가 컸다.

 

컨셉의 기본 개념에는 공유와 공감이 있다. 저자는 최근 컨셉의 트렌드로 전체를 꿰뚫는 스토리라인의 부각을 지적한다. 가령 서울 우유에서 아버지, 뿌듯함을 따와 우유 대장을 이끌어 내고, 게토레이가 기존 이온음료 시장에 진출하면서 포카리스웨트와 달리 갈증해소 음료라는 차별적인 스토리라인을 내세운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타인이 아닌 스스로 자신의 컨셉이 어떠한지 판단하는 8가지 조건을 제시한다. 뛰어난 컨셉은 조직의 신뢰라는 기반에서 탄생한다. 이때 신뢰란 인간적 신뢰가 아니라 일의 신뢰를 뜻한다. 컨셉의 신뢰는 단번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컨셉을 도출한 후에, 지속적으로 유니크한지, 차별화했는지, 연관성을 잘 지키고 있는지, 고객지향적인지, 제반여건을 의식하고 있는지, 즉각 반응이 오는지, 시나리오가 있는지 스스로 따져보면서 확인해야 한다.

 

나는 이런 책을 읽는 것이 너무 즐겁다. 책에는 기획, 전략 그리고 컨셉에 대한 개념과 실전 사례 가 풍부하다. 직장인 치고 기획, 전략과 컨셉 이런 말들과 무관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 책의 내용을 파고들면 당장 현장에서 써먹을 수 있는 퍼덕이는 생물이 가득하다.

 

본래 이 책은 200512기획의 99%는 컨셉이다에 나온 것을 개정한 것이다. 이번 개정판은 컨셉의 전제가 되는 조직의 문화, 컨셉이 정확한 의미와 논리적·직관적 발상, 사용법, 조건들을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제목도 기회의 99%는 컨셉으로 만든다로 바꿨다.

 

비록 10년 전에 나온 것을 최신 경향에 맞게 수정·보완한 것이지만, 컨셉의 기본 개념과 전제 그리고 발상법의 대원칙은 크게 변화가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저자는 카피라이팅 일선에서 컨셉을 도출하고 히트 상품을 띄운 현장 전문가다.

 

그가 바라본 컨셉의 10년은 기획에서 기회로 바꾸었다. 좋은 컨셉은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법이다. 10년 뒤 그는 또 어떤 컨셉의 개념을 우리에게 던져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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