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도 맛이 있었어요 풀꽃 시리즈 2
이상권 지음, 김미정 그림 / 현암사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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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수 있는 우리 풀꽃에 관한 이야기가 풍성하게 담겨 있다. 내 아이는 마냥 신기해 하기도 하고, 재밌어 하기도 하면서 책을 본다. 나는 어릴 적에 흔히 보았고 먹기도 했던 온갖 풀꽃들이 실려 있어서 옛 추억에 아련히 잠겨들어도 보았다.

가령 줄기를 잘라 하얀 속살을 꺼내 씹어 먹었던 띠풀. 연한 마디 사이를 꺾어서 껍질을 벗기고 씹어 먹었던 싱아, 그리고 보라색 꽃을 뽑아서 빨면 꿀같은 단 즙이 나오던 꿀풀. 작은 포도알같이 생긴 까마중.

당시 먹을 것이 부족하던 시절 칡뿌리를 캐어 질겅질겅 씹고 다녔던 추억도 떠오른다. 띠풀도 오래 씹으면 껌처럼 되는데, 어릴 적에는 가장 즐겨 먹던 간식거리기도 했다. 띠풀은 억새체럼 이파리가 가늘고 길쭉하지만 훨씬 부드러워서 소들도 가장 좋아한단다. 유채순은 연하고 부드러워서 토끼나 고라니가 무척 좋아한다.

꽃도 예쁜 풀꽃도 있다. 골담초와 까치수염이 그렇다. 골담초는 따서 먹기도 하고, 화단에 관상용으로 심었다. 무릎 관절이 아플 때 뿌리를 달여 먹으면 효험을 보기도 했다. 꽃은 말려서 차로도 썼다고 하니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지 않을까.

까치수염의 꽃도 뺴놓을 수 없겠다. 줄기 끝에 이삭 모양의 하얀 꽃송이가 달리는데, 마치 별꽃처럼 생겼다. 사진으로 봐도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예쁜데 실제로 보면 반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나는 아들에게 애기한다.
"이렇듯 우리 선조들은 산과 들에 피고 지는 풀꽃을 온전히 그대로 활용할 줄 알았단다."

아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인다. 말미에 껍질 벗겨 씹어 먹는 옥수숫대 이야기가 나오자 환호를 내지른다.
춘천에 있는 동서네가 텃밭에 옥수수를 기르고 있다. 농부 아저씨가 재배하는 것보다는 키도 옥수수 알도 작지만, 아이가 농촌 체험을 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주말에 들를 때면 아이는 어느새 장화를 신고 물뿌리개를 들고 제법 폼을 잡는다. 밭으로 달려가 직접 물도 주기도
 하고 모종삽으로 잡초를 캐거나 손으로 직접 뽑기도 한다. 자신이 직접 보고 배운 것이니 옥수숫대 이야기는 그만큼 반가울게다. 하지만 책에서처럼 먹어보지는 못했다.

아이에게 이야기를 다 들려주고 나면 어디 가까운 주말에 다시 들러 직접 보여주고 싶다. 경쟁 사회에 내몰려 동심을 잊고 사는 아이에게 우리 풀꽃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에 대해 가르쳐 주고 싶다.

지은이 이상권은 어릴 때 자신만의 옹달샘, 나무, 비밀 동굴이 있어 참 부자였다고 자랑한다. 그이의 글은 자상하고 운치있다. 대학에서 생활미술을 전공한 김미정의 그림은 따뜻하고 포근하다. 꽃과 나비 마냥 두 사람의 작업도 손발이 척척 잘도 맞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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