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와 구라의 빵 만들기 내 친구는 그림책
나카가와 리에코 지음, 야마와키 유리코 그림 / 한림출판사 / 199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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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와 구라 시리즈는 유명하다. '우리 애는 이 책 참 좋아하더군요' 하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어 서점에 나가 찾아 보았는데...이런 그림을 아이들이 좋아한다고? 하는 마음이 들 만큼 이 책의 첫인상은 별로였다.

어린이 그림책의 그림들이 얼마나 예쁜지 아이를 위한 책을 골라본 엄마들은 다 안다. 깊이있는 유화, 상상의 나래가 저절로 펼쳐질 것 같은 수채화, 요즘들어 자주 보게 되는 우리의 민화 같은 풍의 그림에 이르기까지 그 넓고 깊은 세계에 애들 책 보는 엄마의 재미도 쏠쏠했다. 그런데 구리와 구라의 빵 만들기는 펜으로 대충 그린 듯한 삽화이고, 모든 동물들이 먹고 남을 아주 큰 빵을 만들었다는 엄마 보기에는 그냥 그런 내용이었다.

그래도 좋다는 말을 많이 들어 이 책을 사고, 들쥐 형제가 만들었다는 카스텔라 빵도 하나 샀다. 음...우리 아이의 반응은... 두 돌 후 처음 이 책을 본 순간부터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여전히 좋아한다. 지금은 예전만큼 구리 구라를 읽어달라고 하지는 않지만, '우리가 좋아하는 것은 요리 만들기와 먹는 일, 엄마 구리구라는 이걸 좋아한댔지' 하면서 심심찮게 얘기한다.

엄마에겐 여전히 별로인 이 그림이 아이들에겐 좋은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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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미친 짓이다 - 2000 제24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이만교 지음 / 민음사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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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었을 때는 이상문학상, 오늘의 작가상 등 문학상 수상작들은 꼬박꼬박 다 읽었다.
그러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다 보니 벌써 인생을 다 알았다고 느껴져서일까, 암만해도 소설은 잘 안 읽게 된다.

최근에 읽은 소설들은 박완서의 <아주 오래된 농담>, 양귀자의 <모순> 그리고 이만교의 <결혼은 미친 짓이다>이다. 세 책 모두 한 편의 미니 시리즈 같다. 스피드한 내용 전개에 책도 빨리 읽히게 된다.

영상매체가 문화의 중심에 우뚝 선 지 오래지만, 어쩜 이렇게도 세 편의 소설들이 다 똑같은 형식에 엇비슷한 에피소드로 연결되는지...그래도 굳이 점수를 주자면 그 중 이만교의 것이 더 낫다고 해야겠다. 글을 전개해 나가는 솜씨에 더 점수를 준 게 아니라 가장 적당한 분량이었다는 데에 점수를 준다.

묘하게도 세 권 다 결혼이 주제고, 이것들을 읽으니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라는 시가 생각난다. 인생살이가 다 그런게 아닐까. 지금 여기가 아니다 싶을 때는 내가 가지 않은 길에 대해 미련을 갖게 되는...그것이 결혼일 때 그 미련은 더 짙어질 것이다.

후다닥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드라마를 보는 것과 가벼운 소설 읽는 것의 차이조차도 느껴지지 않는다. 이제 누가 소설을 살 것인가...그런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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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을 키운 어머니들
보니 앤젤로 지음, 이미선 옮김 / 나무와숲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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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11명의 어머니들 이야기가 백악관 담당기자였던 보니 앤절로를 통해 전해지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아이 키우는 일이 얼마나 큰 일인가가 다시 한 번 느껴진다.

서술된 미 대통령 어머니들은 19세기에 태어나 20세기를 살아온 사람들이라 자신의 꿈을 지금만큼은 사회에서 펼치기 어려웠다. 그래서 더더욱 자식들의 교육에 매달렸는지도 모른다.

세상이 바뀌었다지만 지금도 결혼한 여성들이 사회에서 일하기는 쉽지 않다. 자신의 아이를 누군가에게 맡기고 슈퍼우먼처럼 가정과 회사 일을 다 해야 하니 말이다. 그래서 아이만 키울 것인가, 내 자신의 미래를 위해 일을 계속 가져야 할 것인가는 계속 숙제로 남아있기 마련이다.

아이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그 자신감을 어떻게 심어줄 수 있는가는 단순하지가 않다. 조기교육 열풍이 부는 것도 어차피 제도권 내로 들어가 학교 교육을 받게 되는 아이들에게 좀더 빨리 준비시켜 주고 싶은 마음에서들일테니깐.

그러나 이 책을 읽게 되면 자식에 대한 무한한 사랑이 아이의 자신감도 형성시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루스벨트부터 클린턴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대통령으로서 어떠한 평가를 받든, 그들은 자신의 삶을 나름대로 가장 충실하게 산 사람들이다.

나를 비롯한 많은 부모들이 자기 자식한테 바라는 것도 이런 것이 아닐까.
그 무엇이 되든 네 뜻대로 한 번 이 세상을 멋지게 살아보라고...

책을 읽는 동안 클린턴의 여러 문제가 그 어머니의 생활태도와 연관되어지고, 대통령의 어머니이면서도 할머니도 된 부시 여사의 겸손함과 평화봉사대원 활동을 한 카터 여사의 인생태도는 인상적이었다.

대통령의 어머니에게 붙는 first mother. 그러나 사실 우리 모두는 내 자식들의 first mother가 아닐까. 나의 어머니가 내게 그러하듯, 내 자식에게도 내가 그만큼의 영향력을 갖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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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당신도 살아
오히라 미쓰요 지음, 양윤옥 옮김 / 북하우스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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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이 책이 나오고 한참 말들이 많았다. 글쓴이의 화려한 이력 때문일 것이다. 인생 밑바닥까지 갔던 사람이 사법고시까지 합격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이야기꺼리도 없을 것이다.

왕따, 할복자살, 비행, 조폭 보스의 마누라, 호스티스였던 중졸 학력의 여자가 사법고시에 합격해 변호사가 된 이야기...이렇게 극과 극의 삶을 살 수 있는 것일까. 어쩌면, 어쩌면 인간이기에 가능한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이 책은 큰 기대는 하지 않고 보았다. 그냥 가정을 꾸리고 나서부터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내가 점점 사소한 일들에 화를 내고 목 매달려 지내는 것은 아닌가 하는 회의에 집어든 책이다.

글쓴이인 오히라 미쓰요가 나는 변호사가 되었다는 데에서 끝났으면 이 책의 매력은 성공한 기업인의 자서전과 별다를게 없을 것이다. 서른넷에 변호사 활동을 하면서도 거기에 안주하지 않는, 돌아보고 싶지 않은 자신의 과거에 맞닥뜨려 소외받는 이들을 위해 산다는 자세.

다시 한 번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진리를 확인케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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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역할도 프로라야 한다
토머스 고든 / 문학사상사 / 199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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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말미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어떤 시대나 부모가 안고 있던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자기 아이에게는 부모의 충고를 들려주고 싶다는 거죠. 그러나 아이는 그 나름대로 세상을 터득해 나가야 합니다. 자기의 멋진 경험을 아이에게 전해 주지 못한다고 하는 것은 얼마나 초조한 일인지 모릅니다...하지만 이미 아들은 충분히 성장해있고, 지금부터는 자발적으로 학습해 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뿐이에요...

부모 노릇하기 힘들다는 것...정말 이런 욕심 때문인 것 같다. 내가 알고 있는 것만이라도 아이에게 다 알려주어 같은 시행착오는 겪지 않게 하려는 마음.

그러나 아이는 나름대로 세상을 터득해 나가야 한다. 이 말이 부모라는 책임을 조금은 가볍게 해 준다. 그 다음에야 '나'의 메시지 보내기, 대화 방법 같은 기술들이 제대로 익혀질 것 같다.

그러나 이 책은 한 권 다 읽어나가는데 많은 인내심이 필요했다. 토머스 고든 박사의 PET이론은 아이를 키우면서 이것저것 읽다 보니 알게 된 유명한 이론이다. 이번에 제대로 좀 읽어보자는 마음에서 책을 집어들었는데 자꾸 호흡이 끊겼다.

나만 별다르게 느껴서인가... 챕터마다의 연결이 유기적이지 못하다. 간혹 번역서는 머리에 쏙쏙 들어오지 않을 때가 있는데, 감히 이 책도 그런 부류의 한 권이라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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