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올지도 모른다는 예보만 남발되더니 이제사 비가 옵니다.

어제는 오후 늦게 커피 한 잔을 더 마셔서인지 새벽 두 시까지 잠이 안 왔습니다.  설거지도 그대로 있고, 집도 어질러 있었는데, 한밤중에 달그락거리며 치우기 싫어서 그냥 텔레비전 케이블 방송 빙빙 돌리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10시 반까지 들어오겠다는 남편은 그 시각까지 들어오지도 않고, 핸드폰도 안 받았습니다.  뭐...회사가 먼 관계로 10시 반까지 들어오겠다는 말을 믿은건 아니지만....여전히 술 앞에 약해지는 남편이 언제쯤 하나님 앞에 바로 설까...술은 우리 부부의 지뢰입니다.

다음날 아침을 생각해서 새벽 두 시에 억지로 자리에 누웠는데...10분쯤 지났을까..남편은 들어왔습니다. 그 새벽에 들어와서 샤워를 하는데 보기 싫어서 베개를 마루로 던져버렸습니다. 

마누라의 서슬에 놀라 아이를 사이에 두고 저편에 눕길래 한 대 때리면서 나직히 "나가 ! " 했습니다.  흠...마루 소파에서 자더군요.  일곱시에 출근하는 사람인데...참....지극 정성입니다. 술이 아직도 그렇게 좋을까요.  술 한 잔 입에 못 대던 여자라면 '술이 참 좋은가 보다' 할 테지만 말술 마셨던 이 몸도 이제는 한 방울도 입에 대지 않는데.... 남편도 이제 그만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새벽에 그렇게 자서인지 아침에 일어났더니 등도 바르고 온몸이 노곤합니다.  그랬더니 이렇게 비가 부슬부슬 내립니다.  다 나은 줄 알았는데, 다시 복통이 시작되었습니다. 

특기 적성 가는 아들은 비 오면 우산 들고 마중 나오라고 우산도 안 갖고 갔습니다.  지금까지 잠옷 차림으로 이리 빈둥거리고 있는데...흐흐흐, 이제 세수 좀 해 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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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8-25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비오네요 에구 어디가려했는데

해리포터7 2006-08-25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콤한책님 술은 정말 남편을 꽁꽁 묶어서 데려가 버리더군요...그래서 전 집에와서 드시라 했습니다..ㅋㅋㅋ 오늘도 술로 밤을 채우고.....이런 유행가도 있지요..저도 지긋지긋하답니다..술이 왜 그렇게 좋은가 정말 남성들에게 물어보고 싶습니다...

세실 2006-08-25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말술로 드셨다구요?
저두 술 마시는 분위기는 좋아하지만 술을 별로 마시지 못하기에(주량 백세주 반병정도) 부어라 마셔라 하고 만취하는 사람들(울 신랑이 대표적) 이해하지 못하겠어요. 어제두 새벽2시에 만취해서 들어와서는 어찌나 치근덕 거리던지...발로 뻥차려다가(소심한 A형인데 화 내면 무서워요) 구슬러서 재우고는 아침에 잔소리 해댔답니다. 술이 웬수지요 술이!!!

달콤한책 2006-08-25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여기는 비가 한 시간 정도 오더니 그쳐버렸어요. 지금은 안 온답니다.
해리포터7님/남편을 엉뚱한 곳으로 데려간 후 반쯤 탈진시켜 데려오는 나쁜 술입니다.
세실님/맞습니다. 술은 웬수입니다.

또또유스또 2006-08-25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한잔 못하지만 다른걸로 아내를 턱턱 숨막히게 하는 재주를 가진 울 옆지기도 있어요...
여긴 비 안와요...

달콤한책 2006-08-25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또유스또님/ 그 재주가 무엇일까요? 궁금 궁금^^
비는 1시간 오고 말았는데 얼마나 습도가 높은지...엄청나게 쏟아질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