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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오바디스 한국경제 (이준구) - 이준구 교수의, 이념이 아닌 합리성의 경제를 향하여
이준구 지음 / 푸른숲 / 2009년 4월
평점 :
이준구는 요즘 좌빨이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나 보다. 흔히 아무리 진보적인 경제학자 라도 아주
보수적인 사회학자보다 보수적이다 라는 속설에 근거하면 이런 평가를 받기는 쉽지 않은데, 이명
박정부를 비판하는 기고문들이 그런 영광스런(?)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된것 같다. 여담인데 난 얼
마전까지 '좌빨'의 단어 뜻을 전혀 알지 못했다. 기자질 하는 친구랑 이야기를 하다가, 내 짐작에
좌빨은 좌파가 이빨이 세니까 그것의 약자가 아닐까 했다가, 살짝 무시만 당했다. 무식하다고.....
대학 다닐때 정치학 수업을 3년 가까이 꾸준히 수강했는데, '정강'에 관한 정확한 뜻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됬다. 어떤 후보가 내건 공약의 모음을 정강 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뉴스 나 수업시간에
가끔씩 정강 이라는 단어를 접했을텐데, 무심코 지나간 시간이었다.
책은 6장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다. 1장은 학계에서는 원래 유명했겠지만, 일반인 사이에서는 다
소 생소했던 이준구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된 대운하에 관한 글이다. 명징한 논리와 합리성에 근거
한 분석은 천천히 곱씹어 읽을 가치가 있다. 2장은 주택시장에 관한 글이고, 3장은 연관성 있는
종부세에 관한 글이다. 종부세에 관하여 아무것도 몰랐는데 이 챕터를 읽으면서 감을 잡을 수 있
게됬다. 부동산문제에 관해서는 선대인이 작년에 출간한 <위험한 경제학1>을 같이 읽으면 이 문
제에 관하여 상세하게 파악할 수 있다. 4장은 한겨레신문에 기고한 이명박정부에 관한 비판이 주
를 이루는 칼럼이다. 5장은 교육문제에 관하여 논하는데, 이 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이범
의 교육특강을 더불어 읽으면 좋을것 같다. 두 사람의 문제의식이 겹치는 부분이 상당히 있는걸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6장은 가벼운 수필처럼 쓴 글들인데, 마냥 가볍지만은 않다.
교통사고 쌍방과실의 진실 이라는 글에서는 교통사고가 났을때 보험회사 직원들이 쌍방과실로
처리할려는 이유를 듣고 놀랐다. 보험회사가 도둑놈이라는 이야기야 예전부터 귀가 닳도록 들었
지만 말이다. 고정관념이 더욱 강화될 예감이 든다.
이 책을 읽고, 이준구에 관한 관심이 짙어져서, 홈페이지에 회원까지 가입했다. 이 양반의 책을
기초부터 심화단계까지 꼼꼼하게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