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을 고민하지 말지어다. 나에게 삶은 이미 주어졌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끌고 나가느냐다. 나에게 근원을 따질 시간 따위는 없다. 나는 바쁘다.
어머니는 말씀하셨다. 어려운 가정환경과 장학금, 2년 먼저 발령받은 일에 대해서. 어머니는 바쁘셨다. 그리고 나는, 서울이라는 큰 도시 속의 작은 단칸방에 계시는 아버지를 생각한다.
우리는 모두 바쁘다. 바빠야 한다. 삶은 언제나 달리고 있다. 나도 함께 달리리라.
어디로 가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럴 때는 일단 쌓아놓으면 된다. 원하는 것이 생겼을 때 그것을 잡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쌓아두면 되는 거다.
나도 나름대로 바쁜 삶을 살았다. 어머니처럼, 아버지처럼.
나는 원래 발표를 잘 못하는 아이였다. 하지만 내가 달려왔기에, 지금은 어디에 세워놓아도 주저앉지 않고 말할 수 있다.
나는 영어를 못하는 아이였다. 영어를 배웠는데 너무 엉망이라서 파닉스부터 다시 시작했었다. 여전히 부족하긴 하지만, 그래도 영어를 잘 한다는 말을 듣는다.
나는 달렸다. 나는 쌓아왔다. 쌓인 것이 없는 사람보다 더 많은 것을 쌓을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놓았다.
그리고 앞으로도 만들어나갈 것이다. 나는 바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