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용, 중국 김하중의 중국 이야기 2
김하중 지음 / 비전과리더십 / 200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중국이 떠오른다!"

  세계가 중국을 주목하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중국에 회사를 세우고, 미국의 한 학교에서는 5년 전부터 중국어로 수업을 진행하기도 하는 등, 혀를 내두를 만큼 발빠른 움직임들이 속속 전해져오고 있다. 나는 불과 1, 2년 전에야 중국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된 것 같은데 이런 소식들이 들려오다니, 나는 너무 좁은 세상을 보고 있었던 게 아닐까. 그런데, 그런 것은 나뿐만이 아닌 것 같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중국이 떠오른다는 말은 국내에서도 오래 전부터 있었어. 그냥 그런가보다,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가서 그렇지... 나도 그랬지. 대학 다닐 때, 제2외국어 선택하는데 중국어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일본어를 했었거든. 다들 그랬었어. 아무리 '카더라'식 말이 많아도 선입견이 어디 가겠니."

  나에게도 그런 선입견이 있었다. 3년 동안 중국어를 배울 기회가 있었는데도 모두 날려버린 것은 중국어가 내 흥미를 끌지 못했기 때문이지만, 흥미를 느끼지 못한 것 자체가 중국에 대한 선입견의 탓이 컸다. 비위생적인 사회주의 국가, 그런 주제에 국사책만 폈다 하면 중화사상을 떠들어대는 얄미운 나라. 나에게 중국이 주는 느낌은 이랬던 것이다.

  그런 나였기에, 책을 읽으면서 깜짝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떠오르는 용, 중국'은 마치 내 마음을 읽고 만든 것처럼 나의 생각들을 하나하나 꾸짖었다. 특히 중국 사람들에 대해 느릿느릿하다(만만디), 비위생적이다, 대국근성이 있어 오만하다는 선입견이 있다는 말이 나를 가장 많이 놀래켰다. 내가 생각하는 것과 똑같지 않은가! 내 멋대로 해버린 생각을 반성하게 되었다.

  그리고 또 느낀 것은, 나는 중국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중국에 대해서라면 신문을 읽을 때도 그냥 넘겨버렸고, 수업시간에 배워도 시험만 치고 나면 다 잊어버렸으니 당연한 일이다. 관심이 없어서 아는 것이 없고, 그래서 더욱 피해온 나라, 그것이 중국이었다. 그토록 영화를 많이 보고, 좋아하면서도 중국 영화는 지금껏 단 두 편밖에 보지 않았다는 것이 떠올랐다. 아, 이 정도였구나. 심각성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덩샤오핑에 대해 간단하게나마 알게된 것도 좋은 수확이었다. 내가 중국에 대해 그나마 관심이 가는 것이 있었다면 바로 덩샤오핑과 경극이었는데, 덩샤오핑에 대해 아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평전을 읽으려고 해도 아는 것이 전혀 없으니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 책 덕분에 중국에 대해 얄팍하나마 지식을 쌓게 되었으니, 이제는 책을 읽을 때도 무슨 말인지 조금은 알아들을 수 있을 것 같다.

  중국에 대해 깊이 알고 싶다고 하면 별로 좋은 책이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에게는 꼭 맞는 입문서였다고 본다. 이 책만 읽고 중국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바뀐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중국이 그렇게 멀게만은 느껴지지 않는다. 떠오르는 용, 중국. 언제나 잠만 잘 것 같았던 그 용이 이제 내 안에서 눈을 뜨려하고 있다. 분주한 마음으로 맞아주련다, 그 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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明卵 2005-07-09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야말로 날려씀의 극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