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포비아가 이 책을 읽어야만 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그는 어떤 생각을 하며 읽을까. 동성애는 정신병이요, 오늘날 갑자기 떠오르는 일종의 트렌드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썩 좋은 기분으로 읽진 않을 것이다. <모나리자 신드롬>은 그가 동성애에 대해 믿고 있을 모든 사실들에 대해서 너무나 뚜렷한 근거로 반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읽으면서 줄그은 부분 중 몇 개를 적어본다.

이러한 방식(간략하게, 전기쇼크)을 통해 동성애가 의학적 방법으로는 교정될 수 없는 태도라는 사실이 확인된 다음, 정신과 환자도 아닌 동성애자들에 대해서 일반적인 심리학적, 신경학적 정신 상태에 대한 검사가 강화되었다. 그 결과는, 저명한 심리학자들이 내린 '심리학적 결백 증명서'였다. 즉 "동성애자는 결코 심리적으로 병든 자가 아니다"라는 결론이었다. (36쪽)

동성애자들은 성 방향물질로써 서로를 아주 쉽게 식별할 수 있는데, 이 물질은【도해 3】의 후각관을 거쳐서 잠재의식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쾌락중추를 자극한다. (78쪽) -솔직히 거짓말 같지만, 이 말이 맞다면 게이다(gaydar: gay와 radar의 합성어로, 게이를 알아보는 능력을 가리킴.)의 성능에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 같다.

동성애 문제는 결국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적 성향이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이런 성향은 일정한 조건에서만 성적 태도로 나타나는데, 이것은 모태 내에서 이미 결정된다. (62쪽) -교육을 잘못받아서 동성애자가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동성애자를 만드는 요인 ①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의 혈중 농도 저하 : 산모의 스트레스 호르몬은 탯줄을 통해서 아이의 고환에 도달하고, 그 다음에 그곳에서 테스토스테론의 형성에 중요한 핵심 요소를 억제시킨다. 결과적으로 1941년부터 1945년 사이에 중부 독일에서는 평소보다 3배나 많은 동성애자가 태어났다고 한다. (81, 82쪽 내용에서) -이 책에서 일반적으로 말하는 동성애자란, 남자를 말한다. 레즈비언의 경우 산모의 테스토스테론의 혈중 농도가 여성 이성애자보다 높게 나타난다. 그에 대해서는 본문 228쪽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서독에서 여성 동성애자의 비율이 1962년에는 신생아 가운데 2%였던 것이 1972년에는 3.5%로 배가한 이유는 산모의 높은 혈중 테스토스테론 농도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미국의 어느 인력관리 자문회사에서 실시한 대형 연구에서는 흥미로운 정보 하나가 더 나왔다. 부하 직원들의 동성애적 성향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는 회사 간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직원들의 인물 특징에 대해 다음과 같은 진술들이 나왔다.
  ① 남을 기꺼이 도울 자세가 되어 있고 동료애가 깊다.
  ② 사회적으로 적응을 잘 한다.
  ③ 공공의 이익을 위해 전심을 다한다. (141쪽)

동성애자는 성교를 항상 최우선적인 관심사로 삼는다는 생각은 잘못된 편견이다. 오히려 그런 생각은 오로지 여성에게만 집착하는 남성의 본질적인 특성이며, 이것은 자연계의 생식 프로그램 측면에서도 아주 의미심장하다. 드 케초의 연구(1988년) 결과에 따르면 이성애자 남성 중 73%는 여성과의 육체적 관계만을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고, 18%는 애정표현을, 6%는 에로틱한 상상력을 결정적인 문제로 꼽았다. 이에 반해 동성애자를 상대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체의 75%는 말과 태도로 드러내는 애정을 육체관계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했다. 동성애자 가운데 83%는 사랑 없는 섹스는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보여 주었고, 40%이상이 서로 사귀고 나서 성관계를 맺기까지 1년 이상 걸렸다고 응답했다. -미국의 동성애자들 중에 <퀴어 애즈 포크>를 탐탁치 않아한 사람들이 많았다. 그 이유들 중 하나는 너무 성적인 면이 부각되어 동성애에 대한 잘못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아쉬운 것은 이 책이 나와 거의 동갑일 지경이라서 지금의 시대감각과 약간 동떨어진 면이 없잖아 있다는 것이다. 좀 더 최근의 자료까지 통계에 포함되었다면 더 설득력 있게 다가왔을 것이다. 게다가 레온 카플란이 <Das Mona Lisa Syndrom>을 썼을 때는 1990년이었는데, <모나리자 신드롬>은 무려 2002년에 나와, 번역되기까지의 시간상의 공백도 상당히 길다. 그러나, 이런 문제점이 과학적 사실을 바꾸는 것은 아니므로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사실 어떤 부분들은 나에게 너무 어려웠다. 뇌가 어쩌구 할 때는 대강의 윤곽을 잡을 수 있었을 뿐 내측 시속전핵이니 후부핵이니 하는 말들은 그냥 훌훌 날아가 버렸다. 하지만 그랬음에도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었다. 기관의 명칭을 몰라도 호르몬에 대한 내용은 적당히 이해는 했고, 특히 역사 속에 존재해온 동성애자들(카이사르, 괴테, 미켈란젤로, 차이코프스키, 마리 앙투아네트 등)에 대한 이야기는 머릿속에 박혀있으니까.

전혀 진지하지 않게, 흥미만으로라도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이 책이 대체적으로 객관적이고 적절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는 전제 하에,) 올바른 지식은 올바른 판단을 이끌기 때문이다.

더하기: 테스토스테론을 다이히드로 테스토스테론으로 바꾸는 핵심 효소인 5α-환원효소가 결여될 경우, 남아 태아는 여성의 외부 생식기를 달고 태어나게 된다. 물론 내부 생식기만으로 보면 완전히 남성이다. -5알파환원효소결핍증후군. <미들섹스>의 칼(칼리오페)이 생각나서 그냥 적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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