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멜리 노통의 글이 좋다. 거침없지만 단정하고 발랄하지만 방정맞지 않은, 강한 흡인력으로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들면서, 적당한 유쾌함으로 그,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시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글이 좋다. 직설적으로 뽑아내는 그녀 소설 속의 대화가 좋고, 박학다식함을 느끼게 해주는 구체적인 상황 제시가 좋다. '에? 이게 끝이야?'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끝을 지나 책을 덮는 순간 머릿속에 아멜리 노통이 묘사한, 혹은 상상으로 이끌어낸 장면들이 펼쳐지면서 드는 우스꽝스러움과 약간의 역겨움이 좋다.
<살인자의 건강법>을 읽으면서 참 뜨끔한 순간들이 많았다. 프레텍스타 타슈가 말하는 우매한, 스스로를 독자라 생각하는 단순히 글을 '읽었을 뿐'인 사람들의 설명은 나와 지독히도 똑같이 맞아떨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작품에 작가의 정신세계가 반영되게 마련이라고 생각해서, 마치 그 뚱보 작가의 목소리가 아멜리 노통의 목소리인 것처럼 들려왔다. "당신은 내 책을 '읽으면서' 무슨 생각을 해요?"
"사실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는다. 읽는다 해도 이해하지 못한다. 이해한다 해도 잊어버린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타슈가 웬 지식인의 명언이라면서 인용한 문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