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재밌게 읽었다. 그런데 끝이 끝인 줄 몰랐다. 앞으로의 이야기-나는 특히 챕터 일레븐과 어떤 식으로 지내는지 더 상세하게 알고 싶었는데-가 더 나올 줄 알고 뒤로 한장 넘기는 순간 나오는 '옮긴이의 말'이라니. 하긴, 앞으로의 이야기는 충분히 앞에서 했다. (사건들을 나열하면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기 전이었다, 하는 식으로) 하지만 좀 서운하다.
여자인 칼리오페가 남자 칼이 되고, 오빠가 형이 되는 과정을 재치라는 물감으로 그려낸 한 폭의 그림같은 책이다. 읽는 내내 책 속의 한 장면 한 장면이 순간적인 멈춘 영상으로 눈에 보이곤 한 것은 아마도 그 때문일 것이다. 미들섹스는 제프리 유제니디스의 손으로 칼이 끄집어 낸 기억과 역사의 덩어리를 잘 으개어 만든 이야기이기 때문에. 음, 그렇기 때문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