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는게 힘뿐이라고 누가 그러더라..정말인가? 하는 의문이 어젯밤 살짝 들었다..
특히 오늘아침에 들어온 알라딘에서 ㅆ님의 페이퍼를 본 순간 나도 그런일이 간간히 있었지..낄낄낄~하고 생각난게 있어 이 글을 쓴다.
어젯밤에 대조영을 보려고 헐레벌떡 퇴근한 남푠이 고구마와 오이를 얻어와서 그걸 깍아서 맥주와 마시잔다..ㅎㅎㅎ 우리부부는 뭐든지 안주로 변신시키는 묘한 재주가 있다.기냥 같이 먹으면 끝~~
그래서 고구마와 오이껍질을 벗겨서 거실에 앉아 과도로 썰고 있는데 고구마를 반정도 썰었을때 과도가 갑자기 똑~!!!하고 부러져버리는거다 손잡이에서 칼날이 홀라당 나온것도 아니고 뚝! 부러졌다.흐~억!! 순간 남푠의 표정을 살폈고..뭔가 심각한 대화를 나누던 순간이었기에 이런 상황에서 뭐라 해야할지 황당해졌다...
남푠은 간만에 진지한 대화를 엮어가고 싶었던듯..그 웃기는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이런걸 썰때는 과도보단 큰칼을 써야해~ 한다.그말이 더욱 웃겨주신다.ㅋㅋㅋ예전같으면 우와~ 우리마누라 역시 남는게 힘뿐이야..이팔뚝봐! 했을텐데 말이다.흐윽....바삐 다시 들고온 과도는 또 언제 그랬는지 칼끝이 톡 꼬부라져있다...눈총눈총을 또 견뎌내며 겨우시 다 잘랐다.고구미를......우린 진지한 대화를 계속 엮어갈 수 있었고...
그리고 이런일도 있었다. 일년전 남푠 쉬는날 저녁에 삼겹살을 거실에서 구워먹고 상을 치우는데 (그 상은 결혼기념으로 남푠친구가 원목탁자에 유리판을 이쁘게 올려준거였다.)상을 통째로 들어 옮기려고 상을 집고 일어나려했다. 뭐 맨정신이라곤 거짓말 못한다...이미 알려질대로 알려진이상 그날도 소주 일병과 맥주피쳐를 남푠과 헤치우고 난 직후여서 몸이 좀 휘청거리긴 했다. 상을 집고 일어서는데 빠지직하며 요란한 소리가 나더라.....흐억~~~ 탁자위에 얹힌 유리가 박살이 난거다...에효...나의 힘은 탁자조차 감당이 안되었던것! 남푠의 놀림이 시작되었다.그래~ 술을 술술 잘도 마시더니..잘했네...그래도 힘은 좋아요~ 얘들아 엄마가 상을 부셨네...한다.으이그..그때 얼마나 민망하던지...내가 왜 그랬지 왜그랬지..머릴치며 후회하면 뭐하냔 말이다.. 그날 그거 치우느라 남푠의 명령에도 아예~~예~ 하며 치워야 했다. 흑흑~~
왜 말짱하던것이 내손에만 오면 쫙 갈라지고 빠지직 깨어지냐고....그 수많았던 유리컵하며 시집올때 해온 밥그릇 국그릇은 예전에 짝이 안맞아 이젠 국그릇하나만 더 깨면 갯수가 같아지고... 와인잔의 입술부분은 늘 금이 갔으며...손에 든칼은 사정없이 나의 손을 상처내는데 더욱 일조를 한다.
내손에서 깨어지고 부서졌던 살림살이들이 나를 원망하며 꿈에서 나타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