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집은 공중목욕탕을 거의 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욕조에다가 뜨건물을 받고 제가 먼저 씻고 물이 좀 씩으면 아들딸을 집어?? 넣지요..

아들이 11살이지만 아직은 우리셋이 같이 목욕을 한답니다..사춘기가 올때도 되었지만 아들은 아직 천진난만하기만 하니...제가 일부러 더 같이 목욕하자고 합니다..은근히 교육시키고 있는중이지요..성교육같은거요.. 이런교육이 맘에 안드는 분도 계시리라 생각됩니다만 저는 그냥 개방해서 키웁니다..궁금하면 물어보기도하구요..

그래서 그런지 더운여름날엔 아들의 차림새를 보면 팬티하나만 달랑 입고 집안을 돌아다니지요..어떨땐 샤워하고 하나도 안입고 남푠이 퇴근하는걸 맞을 때도 있지요..그럼 한소리 듣긴 하지만 아직 그렇게 창피한줄 모르고 낙천적인 생각으로 가득찬 아들녀석이 안심이 되기도 한답니다..

먼저 딸아이를 불려서? 살살 때를 밉니다..아토피가 그렇게 심하지 않아서 때를 밉니다. 그리곤 촉촉하게 오일을 듬뿍발라 맛사지하고 내보냅니다..

아들은 늘 때밀기 싫어하기땜에 잘 구슬러야 하지요..몸은 딸의 두배이기때문에 배로 힘이 듭니다..겹겹이 쌓인 살들을 헤치고 때를 밀다보면 절로 웃음이 터집니다..살찐아이들이 그렇듯이 엄살도 심하고 간지럼도 매우 많이 타기 때문에 몸을 베베꼬는 아들을 구슬러서 때를 밀기란 정말 어렵답니다..그때쯤 온통 땀범벅이 되지요..헥헥..역시 오일로 맛사지까지 끝내고 내보내고 욕실정리를 하고 나오면 거의 초죽음이 됩니다요.

목욕시킬때마다 공중목욕탕에 보내고 싶은 맘이 굴뚝이지만 영 못 미더워서 아직 이렇게 힘을 쓰고 있지요..때를 밀다보면 아이의 몸엔 언제 얻었는지 모를 멍과 상처들이 여기저기에서 발견되고 고걸 볼때마다 여긴 왜 그랬어..하며 이야기를 만들어내고..그러면 제가 몰랐던 학교생활들이 줄줄 나오지요..평소엔 전혀 얘기하지 못한 것들이요..씻을때 어떻게 하면 자기몸을 더욱 깨끗하게 유지하게 되는지도 이야길 나누다 보면 그때만큼은 힘든것도 싹 잊게 되지요..

아마 내년부턴 아들딸을 따로 불러서 목욕을 시켜야겠지요..아들도 제법 키가 커버려서 곧 저를 따라올것 같답니다.. 사춘기가 오고 하는것이 자연의 순리라고는 하나 좀 수월하게 넘어갔으면 하는게 자식키우는 엄마들의 바램이겠지요..저도 그런 엄마랍니다..지금처럼 이야기를 자분자분 나눌 수 있는 그런 엄마와 아이사이로 남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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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10-03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욕탄 대화 좋네요^^

해리포터7 2006-10-03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그래야 아프단말을 덜 합니다요.ㅎㅎ
올리브님..남푠과 목욕하고 나면 제가 한번 더 해줘야 해요..못 미더워요.으이그~

카페인중독 2006-10-03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렇게 자상한 엄마의 모범사례가...아흑~!!!

또또유스또 2006-10-03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리포터님..
아들이 많이 좋아졌답니다..
잘 견뎌내고 다시 쫠쫠거리는 아들 녀석과 아들 옆에서 고생(?)한 제게 상을 주기 위해 영화 한편 보려구요..
앤트불리 예매했습니다 2시 30분 이네요.. 좀 있다 보러 갑니다...
ㅎㅎㅎ 우린 아즉 셋이서 목욕한답니다 ㅎㅎㅎ
아웅~~~~~~

해리포터7 2006-10-03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또유스또님..정말 다행이어요.ㅎㅎ
앤트불리 재밌겠어요.셋이서? 홧...너무 재밌겠다요.ㅋㅋㅋ
카페인중독님.모범은 아니구요.ㅋㅋㅋ

세실 2006-10-03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목욕탕 대화 좋으네요. 전 그냥 아이들 목욕탕 들어가게 하고 마지막 헹굼만 도와준답니다. 보림이도 아토피가 있어서 때는 밀지 않아요.
행복한 추석명절 되시길~~~~

마노아 2006-10-03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어머니세요. ^^

하늘바람 2006-10-04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옛날 저를 울리며 때를미시던 엄마 생각나네요. 정말 멋진 엄마세요.

해리포터7 2006-10-04 09: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아이가 스스로 잘 씻으면 저처럼 이케 안해도 되는데요..아들넘이 너무 씻기를 싫어해서요..ㅋㅋㅋ
마노아님.에고 칭찬받을 일이 아닌데요.ㅎㅎㅎ
하늘바람님..다른 훌륭한 어머니가 많으신데요..이걸로 칭찬받으니 쑥쓰럽구만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