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이 오는 논길에서
나는 아버지가 끄는 구루마에 올라타고 앉아
발은 땅바닥을 스치듯 지나고
몸은 이리저리 흔들린다..
새벽의 찬이슬이 맺힌 벼들을 바라보고
스멀스멀 올라오는 흙내음을, 풀내음을 맡고
아버지따라 논으로 밭으로 따라다니던 내 어린시절..
천둥벌거숭이인채로 아버지가 가는곳이면 어디든 먼저 나서서
한없이 아버질 귀찮게 했던 어린시절의 나
이렇게 아버지따라 밭엘 논엘 나간날은
아버지가 새참드시러 집에 가기전까진
아버지가 일하시는 밭이 내려다보이는 산등성이 언덕에 앉아
하염없이 바라보곤 했지...심심하다고 몸을 비비꼬아도
돌아갈 아버지가 아니기에 열심히 혼자 소꼽을 살수밖에...
지천으로 핀 들꽃을 따다...
흙냄새 풍기는 돌들을 찾아 촉촉히 젖은 시큼한 풀들을 찾아헤메곤
아버지만 바라보며 나혼자만의 새참을 만들곤 했지....
지금도 그 고향에 그 언덕을 멀리서 바라보면
아버지가 들에서 일하시는 것만 같아서
내 지금은 고향을 멀리하고 있다.
오늘 파란여우님의 이 사진한장이 아버지를 추억하게 합니다..귀한사진 감사합니다.파란여우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