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사리 하루 휴가를 얻어 떠난 바닷가..
목적지는 거제도의 어느 한적한 해수욕장이다.시간만 된다면 소매물도로 들어가고 싶었지만..시간이 촉박한 관계로다 거제도의 많고 많은 해수욕장 중 한곳을 고르기로 했다..무슨무슨 해수욕장이 있는지는 모르고 기냥 그동안 주워들은 해수욕장들(구조라, 학동몽돌해수욕장 등)은 다들 인파가 몰릴 것을 예상하여 우리는 딴곳을 찾아 가기로 했다..
새벽 5시에 출발했다..일출을 보고 싶다는 남편의 말에 나는 6시면 해가 뜰것인데 출발이 너무 늦다 했다.하지만 똥고집 황씨아자씨는 내말을 귓퉁으로도 안듣는다..가다가 공룡나라휴게소도 들르고..아직 잠으로 헤매고 있는 아들과는 달리 딸래미는 엄마아빠의 대화에 끼어들고 싶어 안달이다..새벽잠을 쫓을려고 열심히 수다중인 부모님 사이로 발바닥을 드리밀며 맛사아지를 해달라고 하질 않나..먹고싶은 것들을 줄줄 읊어댄다...자라고 해도 저는 한번깨면 절대 잠이 안온다나... 그렇게 한 20분 떠들더니 골아떨어진다.
결국은 바다가 보이는 도로에서 붉게 타오르는 해가 봉긋 솟아났다.하루를 저 해에 맞설 생각을 하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황씨아자씨는 왜이렇게 해가 빨리 뜨냐고 투덜투덜... 사실 우리는 일출과는 참 인연이 없다.. 신혼때 첫 아들을 안고 새해일출보러 속초엘 갔는데 그 컵라면 끓인다고 홀랑 놓쳐버리고..ㅋㅋㅋ결국엔 제주도 갔을때 성산일출봉에서 제대로 된 일출을 볼 수 있었다. 허나 그때도 황씨아저씨는 7살난 딸을 업고 올라서 비몽사몽이었을게다.ㅉㅉㅉ
하여튼 어제 우리가 첨으로 찾아간 한적한 해수욕장은 덕포라는 곳인데 초입부터 한 젊은이가 쓰레기통이 있는 풀밭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ㅉㅉㅉ 작작 좀 마시지...그런말이 절로 나왔다..해변근처엘 가니 땅바닥에 죽은개가 한마리 널브러져 있고 바로 옆에 평상엔 마을주민들이 앉아서 먼산만 바라보고 있었다..7시도 안되었는데 말이다..그 해변은 한적하긴 하지만 넘 지저분해서 도저히 놀기분이 안나서 다시 나와서 몽돌해변을 찾기로 했다..마을초입에 앉아 졸던 그 청년은 이제 아예 누워서 널브러져 있었다..황씨아저씬 친구들이 못된놈이라고 했다..지가 혼자 오진 않았을테고 그 친구들이 어떻게 저리 놔두고 갈 수 있냐고.ㅉㅉㅉ
두번째로 찾아간 곳은 10여분 떨어진 또 한적한 해수욕장..이번엔 몽돌이 깔려 있다..좀깨끗해보여서 자릴 펴고 컵라면을 끓여먹었다..아들은 부리나케 물속으로 들어가버리고..말리고 뭐고 할새도 없다. 우리가 물끓이는 사이 벌써 들어가버렸으니.ㅎㅎㅎ 근데 우리가 라면먹는사이 바닷가는 꽤 더러워져 있었다..어디서 떠내려왔는지모를 페트병과 쓰레기들이 둥둥떠다닌다..딸은 도저히 물에 못들어가겠단다..모래도 없고 사람도 없고 뭐이리 작은 바닷가가 다 있냐고, 좀더 고~급해수욕장으로 가잔다.내참! 기가막혀서..끔찍히도 딸래미사랑이 넘쳐나는 황씨아저씬 그길로 다시 짐을 실고 다른 해수욕장을 좀더 큰 해수욕장을 가기로 했다.이번엔 거제도의 남쪽으로 내려가기로 한것...그때 시각이 7시 50분이었다..그 아침나절에 우린 해수욕장을 두군데나 들렀던것이다. 한 30여분 내려가 찾아간 곳이 와현해수욕장이다..고운모래가 깔린 백사장이 제법 넓은 해수욕장이다 유람선 선착장이 바로 옆에 있고..딱 맘에 들었다.튜브도 3개에 만원에 깍아주고...아침나절엔 물이 덜 빠져서 우린 자리를 세번이나 뒤로 옮겨야 했다. 그렇게 하루종일 놀고 짜장면을 시켜 먹고 그래도 아이들은 물에서 나오려하지 않는다...선크림은 두어번 바르다 포기를 하고... 3시가 다되어 집으로 돌아왔다.오늘길에 공룡나라 휴게소에 멸치를 나눠주는데 난 본의아니게 화장실 편으점 분수대를 왔다갔다 하는 사이 멸치를 4개나 받게 되었다..좋아라! 이렇게 우리집의 짧은 휴일은 끝나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