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키우다 보면 별의 별 감정들이 다 생긴다..

아이들이 자신의 힘으로 우뚝 섰을때, 공부를 잘했을때, 그림을 잘 그렸을때처럼 기쁨에 감격에 넘칠때도 있었다.

갓난쟁이때 밤낮이 바뀌어 날 힘들게 할때도 있었고... 또 커서는 서서히 친구를 알아가면서 소외되어가는 그 섭섭함도 떨칠 수가 없었다.

나의 아이들은 이제는 11살 9살..겨우 이렇게 키워놓으니 이만큼 자라주어 고맙고 뭐 그정도면 남부끄러울 것도 없다 싶었다..

하지만 그럴때마다 나를 좌절시키는 일이 하나씩 일어난다.

너무 속상하고 배신감 느끼고, 뭐 대충 그렇다.오늘은..

늘 솔직함 진실함이 최고라고 무엇이 최선인지를 항상 생각하라고 그리 일렀건만 아이들은 또다시 쉽게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였다..

남에게 피해를 주고 살면 안된다고 누누히 당부했건만 남의 생각은 뒷전에 묻어둔채 엄마한테도 솔직하지 못한 것들을 보니 가슴이 벌렁벌렁 거리고 속이 탄다.

어제 아침에 갖고 간 딸의 빨간우산이  고장이 났었나보다 접을때 잘 안접혔단다..그랬는데 영어수업을 마치고 학교서 나올때 딸의 우산이랑 비슷한 우산이 있었고.. 대충 확인하고 피아노 학원까지 쓰고 갔는데 접을때 보니 잘안접히던 그 우산이 아니더라는것...결국은 부서진 우산은 놔두고 남의 우산을 쓰고는 온거다.그때 나한테 전화라도 해서 상의를 했어야 했다고 오늘 말해주었다..아니 꾸짖었다.

그우산을 피아노수업이 다 마칠때까지도 학원에 걸어놓구 집에 올때 놔두고 학원차를 타고 온거다..현관에 들어설 무렵 영어선생님께 전화가 와서 딸이  우산을 잘못갖고 간게 아니냐고 물으셨다..애들은 아예 우산을 놔두고 왔다는 거짓말(아이들은 진짜 딸아이우산을 얘기한거다)을 내게 했고 그대로 선생님께 전했다..딸아이가 다른아이의 우산을 갖고 온사실은 쏙 빼고 말이다..선생님은 남은 그아이가 딸의 부서진우산을 갖고 있는데 그걸루 집에가기 힘들단 얘기를 하셨다..난 어째요 하며 뭐 선생님이 태워다주시겠지 하구 생각없이 전활 끊었다.

근데 오늘 아이들의 대화내용을 살짝 엿듣던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아이들의 거짓말이 속속들이 들어났기 때문에 너무나 화가 나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으로 와버렸다...애들을 학원가는길에 내버려두고...

정말 속이 상할대로 상했고 정말 이때까지 가르친게 다 헛수로구나 그리 생각 되었다..

집으로 온 아이들을 꾸짖고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다짐을 받았다..그리고 학원에 있어야할 그 우산이 없어져 버렸다는것을 듣고 거 봐라 이젠 돌려줄 수도 없지않느냐.하구 또 한소리 하구... 아들에겐 오빠로서의 책임감을 느끼라고 다그쳤다..잘못을 했을때 솔직할 수 있는 제일 처음을 놓치면 안된다는 것 그것이 용서받을 수 있는 순간이라는 것 뭐 그런것들을 주저리 주저리 읊었던것 같다..

그 부서진 우산을 잡고 어이없어했을 아이의 우산을 사러나가는 길에 머릿속을 정리하고 감정들을 정리하려고 애썼다..그런데 갑자기 아이가 제일 처음 지혼자만의 힘으로 첫발을 내딧었을때의 일이 떠올랐다..그때는 아이의  흔들거림을 옆에서 붙잡아주고 넘어지면 일으켜주는게 나의 할일이었는데..그래..나의 할일은 그것이었다...아이가 이런 실수로 흔들릴때 다잡아주고 일으켜 주는것이....

앞으로도 수없이 넘어질 나의 아이들에게 언제나  곁에서 일으켜세워줄 수 있는 엄마이고 싶다..

언제나 어려움에서 두려움에서 머뭇거림에서 손내밀어줄 수 있는 엄마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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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7-05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미래를 보는 듯 하군요...^^ 기운 내시길...
오늘 출근길 버스안에서 징하게 엄마말 안듣는 남자 아이를 봤는데....한때 쥐어 박고 싶을 지경이더군요..완젼 청개구리 하지 말라는 거 하고 하라는 거 안하는...^^

해리포터7 2006-07-05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이모시절엔 조카들을 안보는데서 패주고?? 그랬죠 ㅋㅋㅋ 근데 제가 그지경이 되고 보니 정말 한심합니다.ㅉㅉㅉ

2006-07-05 22: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6-07-05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아이가 없으니 드릴 말씀은 없지만... 저흰 그럼 엄니한테 무지 맞고 삼남매가 연대기합으로 벌섰어요 ㅠ.ㅠ

2006-07-05 19: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자림 2006-07-05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힘든 하루였네요.
아이들이 아무 생각 없이 실수했다가 사태가 심각함을 알고 거짓말을 한 건 아닌가 생각해봐요.
잘못은 했지만 너무 심하게 야단치지 마시기를...
사실 우리는 조금씩 실수하면서 커가는 것 같아요.
엄마란 참 위대하면서도 어려운 자리.

내이름은김삼순 2006-07-05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리포터님,아궁,속상하셨나봐요,
애덜이 나쁜 맘으로 그러진 않았을꺼예요,어릴적엔 원래 그런 실수 같은거 한두번씩은 더 넘게 하는 법이잖아요,
좋은 부모 아래서 좋은 아이들로 자라날꺼라 믿습니다, 멋진 엄마 해리포터님~!^^

건우와 연우 2006-07-05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슴이 두근두근하셨겠군요...그래도 기운내세요.
아이들이 별 생각없이 한 실수였겠지만 이번일로 다음부턴 사소한것도 놓치지 않는 섬세한 아이들이 될거예요. 아이들은 실수를 딛고 더 많이 자라지요^^

달콤한책 2006-07-05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험 끝났다고 아이들과 해피한 시간 보내시려 했던 것을...복도 없는 아이들, 하필 오늘 이렇게 되어버릴게 무어랍니까...
저도 님과 같아요...화가 나면 코뿔소처럼 되어서 애잡고, 자책하고, 비관하고ㅠㅠ 돌이켜보면 아이는 나의 긴 잔소리를 절반밖에 알아듣지 못했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일들도 대부분 저 혼자 오버한 일이었습니다.
그게 제일 어려워요. 어디까지가 간섭이 되고 어디까지가 바른 길 제시가 되는 것인지...
그래도 바른 생각을 가진 엄마 밑에서 크게 벗어나는 아이는 나오지 않는다는 것, 그것이 제가 붙잡는 희망입니다.
엄마라는 이름으로...댓글 길어집니다.

2006-07-05 2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유 2006-07-05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젠 다 풀리셨지요???
맘 편하게 편히 쉬세요..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커 주고 있음에 감사하면서..

해리포터7 2006-07-05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 속삭인님 그시간이후로 다 잊기로 했습니다.제가 원래 단순하거든요..ㅎㅎㅎ 포기도 빠를구요..
물만두님 울 아들 오빠로서 책임을 막중하게 맡겨버렸습니다..앞으로 지켜보겠다고 했습니다^^
네 7시 15분에 속삭이신님 아이들의 실수라 생각하고 손 잡아주려구요.
비자림님 실수하며 사는거 저만 하기만 바랬지만 그게 안돼지요..아이들도 커가는 것을...엄마는 정말 어렵습니다.
내이름은 김삼순님 물론 이해합니다 아이들은 원래 순수한존재라는 것을 저두 알고는 있지만 그동안의 신뢰가 자꾸 무너지려해요..제가 너무 바라는가봐요.
건우와 연우님 네 아이들이 점점 더 현명해지기를 바라야지요.
달콤한책님 네 기분좋은 맘으로 기다리다가 한방 먹었지요..너무 오버하게 될까봐 애들 지갈길 갈거라 생각하구 얼른 자릴 떴어요..참 어려워요 좋은 부모의 자린..
10시 3분에 속삭이신님 속상합니다..네 그렇게 믿어요 우리의 멋진 아이들이잖아요.ㅎㅎㅎ
배꽃님 네 저 다 풀었어요...욕심을 버려야 함을 늘 잊고 살아요.ㅎㅎㅎ님 고마워요.

2006-07-05 2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7-05 2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해리포터7 2006-07-06 0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3시 43분에 속삭이신님 우린 너무 어려운일을 시작한거 같아요..앞으로도 잘 이끌어야 할터인데요..오늘은 기분을 바꾸어 새로이 시작하는 하루가 될꺼에요.
23시 49분에 속삭인님 고맙습니다. 그런시간이 생기면 남편과 함께하세요...새로운시간이 된답니다..저두 두아이 젤 처음 떨어뜨려 놨을때 막 불안하고 우왕좌왕하다가 남편과 놀다 보니 어느세 2박 3일이 훌쩍가버리던걸요..행복한 하루가 또 시작되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