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가 다되어 들어온 남편.

그날따라 하얀와이셔츠에 분홍넥타이를 뽐내며 출근하더니,,..갈때는 좋았지.

청소를 했단다. 요즘 시사고발프로를 열심히 보더니만 자극받았는지 주방장과 아줌마들과 청소를 했다며 힘겹게 들어선다.

그런데 그 뽀얀와이셔츠에다 여기저기 묻혀온건  기름자국,때자국..얼른 욕실로 달려가 얼룩제거제를 뿌려놓았다.

새벽에 눈을 뜨니5시 (요즘엔 해가 넘 일찍나서 늦잠을 잘 수가 없당.쩝.)어제 늦게 늘어와 곤히 자는 남편을 보니 괜히 미안해져.새벽부터 바지런을 떤다.

와이셔츠를 맨손으로 열심히 비벼댔다. 손가락이 부르트도록,고무장갑을 끼면 작은 나의손이 도망다니니 맨손으로 할 수 밖에..

다행히 빠지는 얼룩이다..안되면 버릴려구 했는데..

그 "때"를 비비며 참 많은생각이 교차되었다..이젠 관리자임네하구 좀 물러나서 시킬만도 하구만, 꼭 직접나서서 하고야마는 성깔,.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데,..

하지만 난 그런남편이 믿음직스럽다. 그 누구보다..

올밤은 축구경기로 집이 떠들썩거리겠지. 으흐흐 이때를 대비해 준비한 수박이 떡하니 냉장고에 들었으니...안주는 준비됐고.ㅋㅋㅋㅋ이런아줌마 봤나 어제 그리 고생혀놓구 또 그것생각에 설레이다니..

난 어쩔수 없는 부창부수의 한 케이스인것을..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2006-06-13 1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유 2006-06-13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너무 좋아보이는걸요 뭐..
무엇이든지 열심히신 모습에 더 좋구요..소매 걷어 올린 멋진 부군님께 한표!

해리포터7 2006-06-13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옆에 계심 만난거 먹으러 가자고 제가 모실텐데.아쉽사와요. 전 저저번주에 빌린 추리소설을 얼른 보구 오늘 이동도서관에 반납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여즉 놀고 있습니다.감솨합니다.

sooninara 2006-06-13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심히 일하는 남자가 제일 멋지잖아요?
어젯밤에 히딩크옵빠가 이긴것 보고 남편과 한잔 하려다가..오늘 밤에도 한잔 해야 될것 같아서 참았습니다.호호

세실 2006-06-13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해리포터님 재미있어요~~~
전 어제 마트가서 쥐포 사다 놓았어요~
쥐포 올리브유에 살짝 구워 먹으면 으~ 맛나죠~ (다요트는 언제?)
우리 아줌마들의 힘을 모아 보아요~

전호인 2006-06-13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실한 남편이시군여.
행복하시겠슴다.
해리포터님은.........
술도 한잔하심 축구를 재미가 쏠쏠할 텐데.... 당근 맥주로 하는 것이 좋져...ㅠㅠㅠ

프쉬케 2006-06-13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남편은 40대 중반의 중년이 되었습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도 와이셔츠에 온갖 얼룩을 묻혀 왔었는데 좀 뜸해지는 느낌이 들어 생각해보니 이제 우리 남편이 '늙어'가고 있는 때문이란 생각이 듭니다.. 내차수리는 말 할 것도 없고 지인들의 차량 수리, 운전하고 가다가 길가에 고장으로 서 있는 차량에까지 깊은 관심을 보여주어야만 하는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몸이 그렇게 빨리 움직이지 않는가 봅니다. 세탁소 아줌마처럼 온갖 얼룩에 대한 지식을 갖었었지만 이제 쓸모없어지려나 봅니다. 왠지 남편 와이셔츠 얼룩에 대해 깊이 연구하고 그 얼룩들에 대해 전의를 불사르던 때가 그립습니다.

해리포터7 2006-06-13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나라님. 오늘 한몫에 맘껏 푸세요.호호호.
세실님도 준비하시는 거죠? 맥주가 최고죠.
전호인님,저흰 이기기만한다면 바로 생맥주집으로 달려갈 생각입니다. 2002년에도 그러고 놀았거든요 ㅋㅋ
프쉬케님 반갑습니다! 네 저도 10년이 넘게 일주일마다 와이셔츠 7장씩 다려가며 살고 어떤얼룩이 무엇으로 잘지워질까 열심히 연구중입니다. 깊은 동질감이 느껴지는군요..저보다 선배시니 앞으로 물을것도 많을것 같네요..

또또유스또 2006-06-13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헉 바쁜하루 보내고 왔네요.ㅎㅎ
아는님 병원 갔다가 이러저러 청소하고 보니 지금 시간이네요
오늘 하루도 안녕히 보내셨는지요..
저는 울 옆지기가 담뱃불로 뽕뽕 뚫어 놓은 옷 메우는 재주를 가졌답니다 엉엉

해리포터7 2006-06-13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아직 담배를 끊지않으신분이 계셨군요...그재주 저두 갈쳐주세요. 저에겐 새옷을 늘 구멍내오는 아들이 있답니다..참 우린 많이 달맜어요.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