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감이 비교적 잘 맞아들어가는 사람은 입이 무거워야 한다.
예감이 언제나 잘 맞아들어가는 사람은 입을 닫을 줄 알아야 한다.
나의 슬픈 예감이 다른 사람을 슬프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친구의 연애에 슬픈 예감을 토로하니 그는 연애의 끝에서 말했다.
"너의 말대로 되니 좋아?"
그가 슬프기를 바랬던 것은 아니다. 그의 슬픔은 나의 슬픔이다.
예감은 자꾸만 그렇게 되기를 종용한다.
입을 닫고, 마음을 닫고, 슬픔은 멀리멀리. 불안은 멀리멀리.
삼월 십칠일에 뎀셀브즈 창가에 걸터앉아 나는 슬픈 예감을 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