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꺼려하세요? 두려워요?"
  한 순간이었다. 그는 내 몸을 와락 붙들었고 그리고 몇 발자국을 옮겼다. 다음 순간 그는 
우리를 바닷물 속에 내던져버렸다. ... 수영을 하지 못하는 나는 공포 때문에 정신을 잃을 지경이었다.
  ...
  "바닥을 딛고 서요. 당신보다 더 깊지 않아."
  ...
  "사람들은 옷을 입은 채로는 바닷물에 빠지지 않는 것이 인생이라고 생각하지만, 옷을 입은 채 바닷물에 빠지는 것도 인생이죠. 마음 속에 금지를 가지지 말아요. 생은 그렇게 인색한 게 아니니까. 옷을 말리는 것 따윈 간단해요. 햇볕과 바람 속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되죠. 살갗이 간고등어처럼 좀 짜지기는 하겠지만."
"하지만 해가 있을 때의 이야기죠."
...
"나빠지고 싶어하는 여자들."
... 제도의 온실 속에서 복무하기보다는 차라리 남몰래 나빠지고 싶어하는 일련의 여자들이 있는 게 사실이라면, 나도 틀림없이 그 부류니까.

<내 생에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 전경린.

생각났는데, 하루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데 생각이 미쳐, 입은 옷에 외투만 걸치고 커피 사러 터벅터벅. 그러고 돌아와 뒤적뒤적 책을 찾아 생각난 구절을 찾는. 읽을 책도 많은데 옛 책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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