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프다. 뭘 좀 먹을 것이 있었나. 

냉장고 문을 열었다. 뭘 좀 먹을 것이 있었나, 생각을 하기도 전에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나도 이렇게 배가 고픈데 종일 뛰어다니는 그는 얼마나 배가 고프려나. 

깜짝 놀라고 만다. 

 

애인이 있을 때도, 남자친구가 있을 때도 이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아까 뭘 먹었더라, 생각한 적은 있어도 같이 식사했던 그가 배고프겠다 걱정한 적이 없다.  

 

나는 이상한 사람이 되었다.  

내가 이상한 사람으로 여겼던 사람이 되었다.  

나는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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